총회와 기후위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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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와 기후위기 대응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09.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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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

기후재난이 우리의 삶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문제는 그 피해가 불평등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식량과 물, 거주지 문제로 난민이 양산되고 사회정치적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를 교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국교회총연합이 의뢰하고, 지앰리서치가 진행한 ‘2022 한국교회 기후환경 인식 조사(1,000여 명 대상,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협력)’에 따르면, 90%가 넘는 대다수 기독교인이 ‘위기 상황에 접어들었거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거나 당장은 아니지만,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다수 사람이 이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신앙인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라고 답했다. 실제는 어떤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 6차 보고서를 통해 그 책임이 우리 인간에 있음이 명백하다(99~100%)고 한 만큼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 개 교회를 넘어 교단 차원에서 기후 위기를 인정하고, 탄소중립의 목표를 세워 창조세계를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 만약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지구 기온이 올라가 머잖은 미래에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빙하 유실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개최된 각 교단의 총회를 보면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실행력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듯하다. 교단 내 다수의 총대가 기후 위기를 받아들였다면, 교회가 지구와 지구상 생명에게 지우고 있는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 있도록 조직을 갖추고 지원방안을 수립하고자 했는데, 그 결과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그나마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가 기후위기위원회가 청원한 ‘총회 기후위기대응지침’을 총회 정책문서로 채택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지침서는 기후 위기의 원인과 현실을 진단하고, 기후 위기가 왜 신앙의 위기인지를 신학적으로 성찰하고, 성서에 기초한 위기대응 로드맵과 더불어 총회와 노회 개교회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실천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맞서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결코 혼자로서는 안된다. 총회가 창조세계 회복을 위해 ‘탄소중립’ 선언을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천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이행해가는 ‘탄소중립 기후교회’ 만들기 워크숍을 열어 성도들의 삶을 바로 세우고, 지역사회에서부터 지구 회복력을 지켜내는 일에 열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 위기 속에서 들려오는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함께 듣고, 함께 길을 찾는 공동체를 세워 교육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이 중심이 되어 교회의 전력 소모량과 온수 및 난방 연료의 종류와 사용량, 각 교통수단의 운행 거리, 쓰레기 배출량 등을 살펴, 교회가 책임져야 할 탄소 배출량을 확인한다면, 성도들 간에 기후 위기가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나와 우리의 삶이 기후 위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나와 이웃이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하나님이 다시금 참 좋다 하실 그 세상을 함께 상상하면서 이뤄간다면 하나님의 공의, 기후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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