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선입견 넘어설 때 복음도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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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선입견 넘어설 때 복음도 전해집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9.19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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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이해 높이는 ‘아랍문화연구회 앗쌀람’
​​​​​​​이슬람 오해 풀고 제대로 알기 위한 세미나 수년째
다문화 시대 장벽 낮추는 것이 복음 받은 교회의 역할

우리 머릿속 이슬람은 몇 개의 아이콘으로 요약된다. 이를테면 히잡과 무장 테러단체, 라마단,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특유의 식문화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몇 개의 키워드로 이슬람을 정의할 수 있을까. 한복과 김치로 한국인 모두를 대변할 수 없듯 이슬람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해를 풀기엔 이슬람은 몸과 마음의 거리 모두 너무나도 멀다.

이런 판에 박힌 프레임쯤이야 아무래도 좋다. 지구촌, 다문화사회라곤 하나 아직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상에서 무슬림을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안 그래도 바쁜 일상에 구태여 머리 아픈 고민을 추가할 여유가 없다. 다만, 우리가 크리스천이 아닐 때의 얘기다.

땅 끝까지 가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크리스천의 사명을 자각한다면 관점이 달라진다. 무슬림 역시 복음이 꼭 필요한,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야만 하는 모든 민족중 하나이기 때문. 무슬림들에게 복음이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선 그들의 종교이자 문화, 생활양식인 이슬람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수년째 이슬람 바로알기 세미나를 진행하는 아랍문화연구회 앗쌀람(대표:레이먼드 김 목사)은 바로 그 일을 위해 탄생했다. 지난달 24일 마치 중동에서 막 도착한 듯 멋들어진 수염을 기른 레이먼드 김 목사는 차분하게 앗쌀람 이야기를 풀어놨다.

아랍문화연구회 앗쌀람 대표 레이먼드 김 목사.
아랍문화연구회 앗쌀람 대표 레이먼드 김 목사.

 

우리가 전하지 않으면

아랍문화연구회 앗쌀람은 젊다. 2014년부터 이슬람 선교와 교육에 대한 뜻이 모아져 2015년 시작된, 아직 10년도 되지 않은 성장기의 선교단체다.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젊은 단체답게 이슬람 선교를 향한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에도 뒤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랍문화연구회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분명 목사가 대표로 있는 선교단체이고 정체성을 크게 숨기지 않는데도 이름만 보면 종교색이 없는 학술연구회를 연상시킨다.

처음엔 무슬림선교회 앗쌀람이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사역은 사회 전체에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켜 결국은 이슬람 선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에요. 대상이 기독교인들로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앗쌀람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 더 많은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밖에선 아랍문화연구회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어요. 이슬람 국가에서 현지 활동을 하는데 선교회라는 이름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고요.”

매년 두 차례 진행하는 이슬람 바로알기 세미나는 앗쌀람을 대표하는 사역이다. , 가을학기로 나뉘어 매주 한 강씩 8주간의 강의가 이어진다. ‘바로알기라는 이름처럼 한국 사회에서 굳어진 표면적인 이슬람에 대한 이미지를 넘어 진짜 이슬람이 무엇이고 무슬림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이슬람에 대해 처음 알려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쉬운 커리큘럼으로 구성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 세계에 대한 기초강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코 내용이 허술하진 않다. 대표 레이먼드 김 목사를 포함해 이슬람 전문가로 손꼽히는 선교신학자들과 실제 현장에서 이슬람 선교의 최전선에 있는 사역자들이 강사로 나선다. 강의 내용도 감정적 의견과 뜬소문을 철저히 배제하고 논문으로 검증된 학술 자료에 근거해 채워진다.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접근성에 더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균형이다.

비둘기파와 매파라고들 하죠? 이슬람에 대해선 유독 상반된 의견이 많습니다. 이슬람의 교리와 사상이 위험하니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포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양쪽 모두 설득력이 없지 않아요. 그래서 앗쌀람은 매파와 비둘기파, 이론과 현장 등 가능한 다양한 의견을 가진 강사들을 초청해 이슬람에 대해 균형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비율이 현저히 낮고 이슬람 국가들과의 거리도 상당한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을 바로알자고 외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앗쌀람은 한국 교회에서 가능성을 본다.

잠재적 무슬림 선교사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저희의 역할은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선교에 드리려는 분들에게 여기 복음이 필요한 이슬람이 있다고, 무슬림 선교라는 영역이 있다고 알려드리고 부르심을 확인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선교를 마음먹고 서원했지만 잊고 살다가 세미나에 참석하신 후 예전 하나님과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선교사로 파송 받은 분도 계세요. 열매가 맺힐 때마다 정말 기쁩니다.”

매년 2차례 진행되는 '이슬람 바로알기 세미나'는 앗쌀람의 주요 사역 중 하나다.
매년 2차례 진행되는 '이슬람 바로알기 세미나'는 앗쌀람의 주요 사역 중 하나다.

 

하나님이 기다리신 것처럼

앗쌀람이 불철주야 흘린 땀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선엔 여전히 먹구름이 껴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이슬람에 대한 소식은 대부분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뉴스들로 점철되어 있는 탓이다. 생경하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오는 경계심의 영향도 없지 않다.

설명할 수 없는 적개심이 있습니다. 특정 사람이 싫다기보다는 그 문화권이 싫은 것에서 오는 적개심이죠. 문제는 대부분 그런 인식이 선입견과 잘못된 정보에서 기인했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좋지 않은 일들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이슬람의 전부는 아닙니다. 한국 사회 내에서, 혹은 교회 안에서 몇몇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교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는 것처럼요. 몇몇 부정적 사건을 이슬람의 전부로 여기는 인식이 오히려 선교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봅니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는 법. 우리가 BTSK-드라마를 수출했다는 것은 저쪽 역시 우리에게 그들의 문화를 전할 통로가 열렸다는 뜻이다. 사람과 문화가 국경을 넘어 교류하고 있고 다문화 사회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레이먼드 김 목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분명한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드는 시대에 교회가 선교적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단일민족이라는 굳은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작업이 필요해요. 사람들을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만드는가에 대한 중요한 키가, 우리 시대에는 다문화 사회에서 교회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그 중 핵심이 무슬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있고요. 이를 위해선 잘못된 정보를 바로 알리고 복음 안에서 그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해로 벽을 높이는 것은 교회에서 지양해야 할 일이에요.”

한 명의 무슬림을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시키는 일엔 길게는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들 한다. 이슬람은 그들에게 종교를 넘어 뿌리에 박혀 있는 문화이자 태어날 때부터 젖어든 생활양식이기 때문이다.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기억한다면 말이다.

무슬림 선교엔 정말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정말 하나님의 말씀 안 듣고 제 멋대로 살아온 시간이 많았잖아요. 우리의 오랜 불순종에도 하나님은 오래 참아주셨어요. 꺾고 비틀어서 강제로 무릎 꿇리지 않으시고 우리가 상황을 깨닫고 그분 앞에 고개를 숙일 때까지 참아주신 거죠. 우리가 그런 은혜를 입었다면 무슬림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해도 참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앗쌀람은 세미나 외에 이슬람을 피부로 느끼기 위한 비전트립도 활발히 진행한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이슬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도서 출판도 병행하고 있다. 파송을 주 사역으로 하지는 않지만 세미나를 통해 무슬림 선교에 부르심을 받은 이들을 선교사로 파송하기도 한다. 최근엔 국내 최초로 이슬람전문도서관을 개관하기 위해 착공 작업에 땀을 흘리고 있다.

앞으론 연구 사역을 좀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슬람문화연구소를 만들어 이슬람을 이해하는 문화적 저변을 확대하고 싶어요. 그 시작이 올해 완공될 이슬람전문도서관입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무슬림을 복음으로 초청하는 일에 앗쌀람이 작게나마 역할을 다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국교회가 무슬림을 포함한 다문화 사회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그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합니다.”

 

앗쌀람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들을 피부로 느끼기 위한 비전트립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앗쌀람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들을 피부로 느끼기 위한 비전트립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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