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의 분파주의 막기 위해 ‘감독’의 지위와 권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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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분파주의 막기 위해 ‘감독’의 지위와 권위 강화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2.09.1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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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 초기 교회의 이단과 이설(24)

이단의 출현이 교회에 준 세 번째 영향은 감독의 권위가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단들의 출현이 교회에 위협을 주었고 교회의 조직화가 이루어졌다. 이단들의 거짓된 가르침에 대항하여 바른 예배, 바른 생활과 더불어 예전, 의식, 질서, 교회 생활이 강조되는 등 교회의 제도화가 촉진되었다. 특히 감독의 권위가 강조되고, 감독제도(Episcopacy)가 발전하게 되었다. 본래 신약교회에는 두 가지 직분만이 존재했다. 그것이 집사(딤전 3:8~11, 빌 1:1)와 장로(행 11:30, 14:23, 20:17, 딤전 3:1~7, 딛 1:5~9)였다. 장로는 감독이라고도 불렸음으로 장로와 감독은 동의어였다. 신약성경에 장로라는 말은 60여회 나오지만 감독이란 말은 5번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는 연령적으로 연장자(elder)라는 의미에서, 후자는 그 직무와 관하여 감독하는자(bishop, overseers)라는 의미에서 사용되었지만, 사도행전 20:17, 28, 디도서 1:5,7 그리고 빌립보서 1:1 등을 보면 장로와 감독은 동의어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빌립보서 1장 1절을 보면 바울은 빌립보교회에 “모든 성도들과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문안한다”고 인사하면서 장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것은 장로와 감독이 동의어였기 때문에 다시 ‘장로들에게’라고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감독들에게’라고 하여 감독을 단수로 말하지 않고 복수형(episkopoi)으로 말하고 있다. 말하자면 빌립보지역 교회에는 한 사람이 아닌 복수의 장로 혹은 감독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장로는 공중 예배를 인도하고 성례를 집행하고, 새신자들을 가르치고, 또 교회에 필요한 치리를 담당했다. 집사들은 구제와 봉사, 교회의 재정을 관리하는 일을 통해 장로들을 보좌했다. 다음 시기 이단이 출현하고 거짓된 가르침이 대두하자 자연스럽게 장로직의 분화가 나타나(딤전5:17) 가르치는 장로(지금의 목사)와 치리하는 장로(지금의 장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단들의 활동은 감독권의 강화와 감독제도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이단의 분파주의 혹은 분파 활동을 막기 위해서는 감독의 권위가 강화되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2세기 이후 점진적으로 감독직이 부상했다.

교회의 직분을 두 가지 곧, 집사와 장로로 보는 관점을 2직분론이라고 말하지만, 집사 장로 감독의 3직분으로 보는 입장을 3직분론이라고 말하는데, 3직분론이 서서히 대두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이단들의 활동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영지주의자들은 저들의 주장하는 전통이 사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면서 저들만의 전통을 주장했다. 즉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자기 집단의 교사들에게 비밀스런 지혜(Gnosis)를 전수해 주었고, 그것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들이야말로 진정한 지식과 지혜와 철학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론에 대항하여 감독이야말로 사도들의 가르침을 계승하는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하면서 신앙의 규율(the Rule of faith)과 더불어 감독의 권위를 강조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 가지 양상, 곧 지역이나 지교회의 수장으로서 감독의 권위가 높아졌고, 다른 한 가지는 여러 감독 중에 로마교회와 로마교회의 감독의 권위가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로마의 클레멘트(Clement of Rome)는 직분의 사도적 계승 개념을 최초로 언급한 인물인데, 96년 경에 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고린도교회 교회 문제에 대해 지시하거나 권면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이레나이우스(c.135-c.202)는 “감독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했다. 다음 시기 치프리아누스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Extra ecclesiam nulla salus!”라고 했는데 이 말은 일차적으로 정통교회를 이탈하는 분파적 이단들에 대한 경고였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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