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는 여호와 신앙의 근본을 부인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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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숭배는 여호와 신앙의 근본을 부인하는 일
  • 유선명 교수(백석대)
  • 승인 2022.08.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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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50. “그는 만물의 조성자요 이스라엘은 그의 기업의 지파라” (렘 10:16)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의 첫 문장인 이 말씀에 너무나 익숙한 우리는 이스라엘이 살던 시대와 문화 속에서 ‘창조’라는 관념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파격적이었는지를 잊고 삽니다. 세상은 우주의 지배권을 건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신들의 시체에서 만들어졌다든가, 우주란 가늠할 수 없는 억겁의 세월 속에서 삶과 죽음의 순환을 거듭하는 하나의 생명체라든가, 세계는 우연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티끌의 덩어리라든가 하는 류의 설명이 고대세계에 훨씬 더 널리 퍼진 ‘기원론’들이었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시는 절대자 하나님의 의지에 의해, 원재료와 인과적 필연성 없이 ‘무에서부터’(ex nihilo)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창조론’은 여전히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신비로운 설명입니다.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의 첫 항목이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다”인 것은, 창조사건이 인간에게 유의미한 역사의 시작점이어서만이 아니라 창조를 믿는 것이야말로 모든 신앙의토대가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창조를 믿는다는 고백은 단순히 창조 ‘사건’ 하나를 믿는 것을 넘어 만물의 근원과 존재의 이유가 되시는 하나님을 바로 알고 믿는다는 것을 뜻하며, 피조물인 우리 자신이 그 하나님 앞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안다는 고백이기도 한 것입니다. 창조주 신앙은 곧 유일신 신앙입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그분과 비교할 수 있는, 그분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란 없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 10장은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여호와여 주와 같은 이 없나이다 주는 크시니 주의 이름이 그 권능으로 말미암아 크시니이다(렘 10:6)” “오직 여호와[만이] 참 하나님이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이시오 영원한 왕이시라(10절)” 이스라엘의 ‘유일신 신앙’은 세상이 수많은 신들을 섬긴다 해도 자기들에게는 오직 주 여호와만이 신앙과 경배의 대상이라는 ‘유일한 신앙’의 고백인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아야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이 우상을 섬기는 행위를 그토록 경계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상숭배는 여호와 신앙에 얹을 수 있는 추가 옵션이 아니라 여호와 신앙의 근본을 부인하는 일입니다. 아내도 사랑하고 애인도 사랑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만의 길을 지켜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택하신 선민, 모든 백성과 다른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여러 나라의 길을 배우지 말라 이방 사람들은 하늘의 징조를 두려워하거니와 너희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라(2절)”

인간은 본능적으로 종교적 존재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다른 무언가를 하나님 대신 섬겨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현상을 두려워하고, 스스로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며 복도 화도 내리지 못하는 우상들을 숭배합니다(5절). 온갖 신들을 상상해 우주의 만신전을 꾸미고 그도 모자라 ‘알지 못하는 신’에게도 제물을 바치는 것이 인간입니다(행 17:23). 그러나 이것은 성도의 몫이 아닙니다. “야곱의 분깃은 이같지 아니하시니 그는 만물의 조성자요 이스라엘은 그의 기업의 지파라(16절)”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은 하나님을 부인하는 일이고(시 14:1상),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와 지식의 근본입니다(잠 1:7; 9:10). 제 손으로 깎고 부어 만든 우상에게 절하는 모습이 까마득한 옛날이나 멀고 먼 곳의 이야기라 생각해선 안 됩니다. 부와 권력만이 아니라 학문과 예술, 국가와 민족, 심지어 신학과 교회도 우리의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들이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때 우리는 선언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몫이 아니라고. 우리는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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