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기독교식 장묘방법으로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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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기독교식 장묘방법으로 적합
  • 승인 200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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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예장통합 교육부가 지난 4일 실시한 ‘장례문화에 대한 신학적 연구 세미나’에서 정원범 교수(대전신대)가 ‘기독교 윤리적 입장에서 본 장례문화’를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편집자주>

장례문화에 대한 성경적 언급의 성격
매장에 대한 성경적 언급의 성격은 규범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적인 것이다. 말하자면 성경에 나타난 장묘방식은 거의가 매장방식이었지만 그렇다고 매장방식을 규범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장묘방식에 있어서 매장이냐 화장이냐의 문제는 형편에 따라서 두가지 방법이 다 가능한 것이다.

시대변화에 따른 장례문화의 변화
전통적인 장례문화는 생자 위주의 장례문화의 변천과정을 통해 매장이냐 화장이냐에 대한 관념적인 구별 및 화장에 대한 거부감 역시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화장에 대한 태도를 보면 1984년에는 선호도가 27%에서 1989년에는 27.1%로, 1993년에는 37.4%, 1994년에는 50.1%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종교적 배경과 사회적 문제점
우리나라의 장묘제도는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화장법이 불교의 영향 아래서, 매장법이 유교와 풍수지리설의 영향 아래서 형성됐다는 점에서 화장법과 매장법은 모두가 이교적 장묘법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장례문화는 한편으로 종교적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존차원의 문제를 제기한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장묘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는 한 우리나라는 10년 이내에 집단묘지의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남한 사람들 가운데 1년에 약 27만 명이 사망하고 있어서 화장하는 경우를 제외해도 매장으로 인해 매년 약 20여 만 기의 묘지가 추가로 마련돼야 하며, 이로 인해 매년 묘지로 바뀌고 있는 땅이 여의도의 1.2배만한 면적(약 3백만 평)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매장이냐 화장이냐의 문제는 우리에게 있어서 생존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심각한 국토잠식의 문제점 외에도 매장법의 문제점으로 묘지조성에 따른 산림의 훼손, 매장 시체의 부패시 오염물질의 발생, 화화분묘 설치에 따른 위화감 조성, 묘지의 노후화와 무연고화에 의한 경관의 훼손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매장 중심의 장묘문화가 현재와 미래의 민족공동체의 삶에 심각한 타격을 가한다고 할 때 기독교는 전통적인 장묘관행에 젖어 안주할 것이 아니라 화장법과 같은 장묘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새로운 문제 상황에 적합하게 대처함으로써 책임있는 응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을 통해 화장법이 기독교의 적합한 장묘방식으로 수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그러면 ‘화장이 성경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한 빌리 그래함의 답변을 소개한다.
그리스도인들이 화장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화장하면 몸이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화장을 하든 묘지에 있든 몸은 완전히 없어져 버린다. 우리 선조들의 묘지들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묻혔던 묘지의 흙이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져 버렸으며, 우리는 부활에 관한 한 몸이나 묘지가 어떻게 되든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부활은 고린도전서 15장의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돼 있다. 우리는 예수와 나사로의 부활이 전혀 달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사로는 묻혔던 무덤이 필요했지만 예수께서 무덤에서 나오셨을 때는 그의 몸이 너무 변해서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했다.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바울은 우리 몸의 매장된 상태에 관해서 ‘너의 뿌리는 것은 장래 형체를 뿌리는 것이 아니요’라고 했다(37절). 고린도전서 5장에서 바울은 헐어버릴 수 있는 일시적인 집인 텐트에서 사는 것과 영원히 계속되는 영원한 집에서 사는 것을 대조했다.

우리의 몸은 일시적인 텐트이다. 우리의 부활된 몸은 영원한 집이다. 외양은 유사하지만 실체는 다르다. 그러므로 화장은 부활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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