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향해 ‘신선함’ 흘려보내는 청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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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를 향해 ‘신선함’ 흘려보내는 청년 공동체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8.16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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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2040] 우리교회 청년부를 소개합니다 ①오륜교회 램넌트 청년국

‘청년국 자체 프로젝트’ 통해 약 2억원 집행
성경의 ‘남은 자’들처럼 시대적 사명 감당 다짐
오륜교회 청년국이 지난달 제3차 램넌트 플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탈북민 교회에 1억여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오륜교회 청년국이 지난달 제3차 램넌트 플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탈북민 교회에 1억여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사회에는 ‘투표권’이라도 있지, 대부분의 교회에서 청년들은 공동체의 의사결정으로부터 소외돼 있다. 사역에서도 청년들은 대부분 장년의 ‘보조 역할’에 그친다. 특히 ‘재정’과 관련해서는 청년들을 향한 기대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사건’이 오륜교회(담임:김은호 목사)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1일 오륜교회(담임:김은호 목사)에서는 탈북민교회 목회자들을 돕기 위한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64개 탈북민교회 목회자들의 사례비로 쓰일 1억 5백25만 원이 모였다. 1억 원이 넘는 금액도 놀랍지만, 이 프로젝트를 청년 공동체가 스스로 기획하고 재원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앞선 두 차례의 프로젝트까지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모였다. 이번 사역을 통해 오륜교회 청년공동체는 기존 한국교회 청년사역의 판도를 흔들었다. 더 나아가 ‘청년’도 교회 안의 당당한 어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가 바로 이 시대의 ‘남은 자’

오륜교회는 지난 2019년 12월 청년 부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스무 살부터 55세까지 미혼자들로 구성된 16개 부서를 통칭 ‘램넌트 청년국’(국장:주성하 목사)으로 명명했다. 각각의 부서는 유지하되 전체 청년을 하나의 이름으로 묶은 것이다. 미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청년의 범주가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10년대 출생한 세대)가 청년국의 주축을 이룬다. 

램넌트 청년국은 ‘남은 자’를 뜻하는 이름처럼 이 시대에 남은 자로서 사명을 감당하고 영향력 있는 청년들을 길러내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램넌트 청년국 국장 주성하 목사는 ‘램넌트’라는 이름을 붙이기까지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분류하는 집단에서 ‘램넌트’라는 이름을 선점해온 까닭이다.

“‘거룩한 객기’랄까요. 성경적인 용어인데 못 쓸 이유가 없다는 거죠. 우리가 더 활발하게 활동해서 기존의 이미지를 덮어버리자고 다짐했죠.”

 

오륜교회 램넌트 청년국은 ‘이 시대의 남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오륜교회 램넌트 청년국은 ‘이 시대의 남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교회 바깥을 향하다

2020년 3월부터 3차례 진행된 ‘램넌트 플로잉 프로젝트’는 ‘남은 자’로서 마땅히 할 일을 찾아 고민한 청년들의 결실이었다. 당시 코로나19가 한국교회를 덮치면서 상가 개척교회의 어려움이 심각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예배당을 폐쇄하는 교회들이 소식이 뉴스를 장식했다. 램넌트 청년국은 상가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적은 용돈을 쪼개고 아르바이트로 땀 흘려 번 돈을 고스란히 헌금했다.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대신 이웃을 위해 사랑의 마음을 보태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MZ세대’가 ‘개인주의적’이라던 세간의 분석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저희 청년들 또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이기주의’와는 다르더군요. 자신의 권리나 영역을 보호받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만큼 상대방도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동기부여’만 제대로 된다면 놀라운 집중력과 행동력을 보여줍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가치’ 있음을 이해시킨 후에는 교역자가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청년이 청년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이 재정이 모이는 데에 폭발력을 발휘한 것 같아요.”

청년 공동체가 하나님의 일하심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다. 청년국 리더(브릿지 앨더) 김보라 청년은 “이번 행사를 주도했던 리더들조차 ‘천만 원’만 모여도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열 배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며 “많이 모인 액수보다 더 감사한 것은 딱 도움이 필요한 만큼 모였다는 점이다. 덜 모였다면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웠을 텐데,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 하심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램넌트 청년국이 속한 오륜교회는 ‘다니엘 기도회’로 잘 알려져 있다. ‘다니엘 기도회’에는 교단 교파를 초월해 해마다 1만 2천여 교회가 참여하는 행사다. 램넌트 청년국 역시 ‘다니엘 기도회’의 DNA를 물려받은 공동체답게, ‘한국교회를 향한 방향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주성하 목사는 “우리 청년국만의 사역이 아니라 한국교회 청년사역에 영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한국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마음이 공동체 안에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램넌트 플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개척교회 임대료를 지원하고, 탈북민교회를 돕고, 국내 이주민을 돌본 것도 교회 바깥을 향하는 방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김보라 청년은 “솔직히 말하면 소속된 공동체에서 맡은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했을 뿐”이라면서도 “우리가 주목받고 다른 교회들을 이끌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공동체가 앞으로도 한국교회 안에 영적인 신선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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