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하(如之何) 신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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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하(如之何) 신앙으로”
  • 송용현 목사
  • 승인 2022.07.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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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
안성중앙교회
송용현 목사
송용현 목사

여름철 방학이 시작되고 본격적 휴가철이다. 이런저런 계획들이 있지만 교회에서는 그동안 코로나로 잘 진행되지 못했던 여름성경학교 혹은 캠프들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

듀크대학의 기독교교육학 교수인 John H. Westerhoff가 쓴 “Bringing up Children in the Christian Faith”(자녀들을 믿음 안에서 양육하라) 책에서 성숙한 신앙으로 성장해가는 3단계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첫째는 귀속적 단계이며 둘째는 탐구적 단계이며 셋째는 체험적 단계라고 한다. 귀속적이란 말은 신앙의 입문단계를 말하는데 기독교적인 배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신앙과 믿음으로 인해 전해진 단계이며 두 번째 탐구적이란 종속적(귀속적) 단계를 넘어 스스로 하나님을 알고 싶고 믿음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호기심을 넘어 믿음에 대한 깨달음을 갈망하는 단계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가 체험적 단계인데 이것은 하나님에 대하여 지식적으로 알았던 내가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만남(체험)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며 교제하는 단계를 말한다.

벨기에 출신의 로로 감독이 있다.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중계를 오랫동안 감독한 사람인데 2000년대부터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코리안 열풍이 부는 것을 직감하고 2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가 본 한국인들이 세계 유수의 콩쿠르의 본선에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을 제치고 당당히 올라선 요인을 3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는 경제적 성장이요, 둘째는 한국종합예술학교 같은 영재시스템이고 셋째는 가족들의 열렬한 지원과 헌신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신앙인들은 과연 자녀의 믿음을 위해서는 어떤 열정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입시생이 되면 주일을 안 지키는 것이 당연시되어 교회보다는 학원이 독서실이 먼저가 되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지원하지만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투자와 지원조차 생각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성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난감할 따름이다.

‘논어(論語)’에는 스승 공자의 평범한 어록이 담긴 일상의 대화가 많이 등장한다. 스승과 제자의 다소 딱딱하고 훈육적인 것이거나 격식을 차리고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꾸민 말이 아닌, 반복되는 삶 속에서 제자들과 나눈 대화들이 대부분이다. “어찌해야 할까, 어찌해야 할까”, 즉 여지하(如之何)를 반복하며 궁리에 궁리를 더하는 정신은 오늘 기독교 지도자들이 떠올려야 할 화두이다. ‘여지하 정신’은 깨우침을 얻지 못한 자의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교회의 성도들이 가져야 할 삶의 정신이며 하나님 말씀의 배움의 현장인 교회학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되는 질문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교회교육 현장은 “어찌해야 할까? 어찌해야 할까?” 여지하 정신의 회복이 시급하다.  ‘가르침은 말로 되지 않고 오직 보여주는 것이다’ 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이 들이 “어찌해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를 반복해서 궁리하는 여지하 정신의 동행과 실천만이  교회학교 교육을 살아있는 교육으로 만들어 가게 될 줄로 믿는다.

거울은 스스로 웃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거울이 웃을 수 있는가? 내가 먼저 거울을 보고 웃으면 된다. 한 주간의 삶 속에서 가르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씀의 거울 앞에 배우고 웃는 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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