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믿음직한 사람 되는 게 이웃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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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고 믿음직한 사람 되는 게 이웃 사랑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2.07.26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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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⑫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어느 목회자로부터 자기 설교에 대해 클리닉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는 부담스런 목소리와 찡그린 표정부터 고쳐보라고 주문했다. 목소리와 표정이 설교 내용과 거리가 멀어서다. 설교자들은 왜 늘 화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다. 기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흥미로운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천주교 미사 후 나오는 교인들과, 개신교 예배 후 나오는 교인들의 표정을 비교해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 사진에서는 후자가 많이 우울해 보였다. 신앙이 주는 은혜, 소망, 평안, 기쁨, 행복이 우리 안에 가득하고 그것이 우리의 표정으로도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찬양대 지휘를 해오면서 대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감정 이입이다. 기쁜 노래는 기쁘게, 슬픈 노래는 슬프게 노래하자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호감도’와 ‘신뢰도’를 함께 조사한다. 호감도가 주관적인 감정이 주도하는 것이라면, 신뢰도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호감도와 신뢰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좋아함’과 ‘신뢰함’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대략 네 가지 경우가 있을 것 같다. 첫째, 어떤 대상을 좋아하면서 그의 말이나 능력을 믿는 경우. 둘째, 좋아하지만 믿지는 않는 경우. 셋째, 싫어하지만 믿는 경우. 넷째, 싫어하면서 믿지도 않는 경우. 첫째와 넷째의 경우는 호감도와 신뢰도가 서로 비례하지만, 둘째와 셋째는 그렇지 않다. 인간관계에서도 첫째와 넷째의 경우는 별 문제가 없지만, 둘째나 셋째의 경우에는 좀 불편할 것 같다.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호감과 신뢰라는 두 축을 놓고 고민하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한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신뢰보다 호감을 중시하는 이가 있고, 그 반대가 있다. 비교적 더 감성적인 이는 호감을, 더 이성적인 이는 신뢰를 중시한다. 그러나 이성과 감성이 그렇듯이 신뢰와 호감을 따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좋아하기 때문에 믿기도 하고, 믿기 때문에 좋아하기 때문이다.

 

신뢰와 호감은 비신자들과 ‘접점’에서 형성된다

지난 회에서 언급한 대로, 교회에 대한 비신자들의 호감도와 신뢰도는 한 마디로 바닥 수준이다. 여러 통계를 종합해 볼 때 열 사람 중 한 두 사람 외에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좋아하지도 믿지도 않는다. 가끔 교회가 지역사회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이 이웃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 뒤에서 ‘인본주의자’로 몰아붙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오직’ 하나님의 인정만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구체화해야 하는지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어느 목회자와 식사를 했다. 음식이 나오자, 나는 그에게 “각자 기도하시죠!”라며 먼저 눈을 감아버렸다. 대중식당에서 음식 놓고 다른 손님들에게 들리도록 기도하는 모습이 싫어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에 대한 호감도나 신뢰도 조사에서 중요한 대상은 비신자들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에 대한 호감, 신뢰는 그들과의 ‘접점(point of contact)’에서 형성된다. “신자들은 성경을 읽지만, 비신자들은 신자들의 삶을 읽는다”는 말이 맞다. 비신자들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되지만,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는 살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을 만나는 접점에서 과연 호감과 신뢰를 주고 있는가.

호감이 매력이나 친절한 매너로 짧은 시간에 얻어진다면, 신뢰는 성경에 입각한 진실한 삶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얻어진다. 교회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신뢰이지만, 호감은 신뢰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니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1 3:18) 이 말씀은 행함과 진실함을 강조하지만, 말과 혀로 하는 사랑이 ‘기본’임을 전제로 한다.

다른 사람을 향한 말과 혀, 그리고 표정이 호감 여부를 결정한다. 복음대로 살기 위해서, 그 복음을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호감을 얻고, 나아가 신뢰를 얻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 믿음직한 사람이 되는 게 바로 이웃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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