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작해보시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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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작해보시면 어때요?
  • 차성진 목사(글쓰기강사)
  • 승인 2022.07.2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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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목회자시라면요. 나도 한 번 유튜브를 시작해봐야 되나? 하는 고민을 잠깐은 해 보셨을 겁니다. 그러나 그 막막함에 보통은 시작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독자 4천명 정도의 채널을 2년 째 소소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주변 분들에게 유튜브 운영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습니다. (아, 여기서 말하는 유튜브 운영에는 예배 중계나, 설교 영상 업로드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유튜브를 위해 별도의 영상을 촬영해서 업로드 하는 일만을 가리킵니다.)

유튜브 운영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대표적인 것으로 스피치 능력의 향상을 꼽고 싶습니다. 유튜브를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업로드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스피치를 강제적으로 들어야만 합니다. 그 때 평소에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안 좋은 스피치 습관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말이 빠르다든가, 불필요한 접속사를 많이 쓴다든가, 발음이 안 좋다든가 하는 습관들을 스스로 인지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게 참 신기합니다. 십수년을 말했어도 말하는 입장에선 이 단점들을 발견하기 어려운데, 내 영상을 내가 스스로 보는 것만으로도 이런 단점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다음 촬영을 할 때는 이런 단점들을 의식하게 되어 안 좋은 스피치 습관들을 많이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내 사상의 아카이브가 되어줍니다. 어찌보면 유튜브는 우리가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인지도 모릅니다. 내 영상을 영구적으로 보관해주고, 심지어 세상에 공개하는 일까지 도와주니까요. 실제로 파일을 보관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정기적인 구독료를 받는 걸 떠올린다면 유튜브의 ‘영상 보관 기능’은 그 자체로 은혜로운 서비스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활용해서, 날아갈 수 있는 내 생각들을 유튜브에 보관해두는 겁니다.

오늘 말씀을 하며 느낀 묵상, 나의 생각, 철학 등을 온라인 상에 보관해두는 것이죠. 그래서 나중에 시간이 흘러 ‘아 그 때,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는 앨범의 기능으로도 유튜브는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 여전히 유튜브는 현재형으로 나의 생각을 말해줍니다. 수많은 구독자를 모으지 않더라도, 이 자체가 굉장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아마 이런 생각이 부딪히셨는지도 모릅니다. “유튜브 시작하려면 장비를 이것저것 많이 사야하지 않아?”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워낙 발달돼 있어서, 이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유튜브에 적합한 영상을 촬영하는데 문제 없습니다. 특히나 카메라 앞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정도의 컨텐츠를 찍으실 예정이라면, 더더욱이 다른 장비는 필요 없습니다. (아, 핸드폰 스탠드 정도는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다만, 음향 환경은 조금 고려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이야기하는 컨텐츠 특성상, 영상의 질은 낮아도 무관하나 음향의 질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말씀드린 것처럼 요즘의 스마트폰 정도면 훌륭한 스피치 마이크로서의 기능을 감당해줍니다. 하지만, 반사음만큼은 촬영자가 직접 신경써야 합니다. 반사음은 간단하게 말해 말이 ‘웅웅’거리며 들리는 현상입니다. 목욕탕에서 말을 하게 되면 소리가 울리고 선명하지 않지요? 반사음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반사음이 심한 상태에서 녹화를 하게 되면, 시청자들은 컨텐츠를 들을 때 상당한 피로함을 느낄 겁니다.

그렇다면 반사음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반사음은 촬영하는 곳 주변이 매끄러운 벽이거나, 반질거리는 유리가 많을수록 심해집니다. 그래서 서재나 옷방처럼 벽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촬영하면 좋습니다. 아니면 매끄러운 벽면을 커텐이나 이불, 화초로 가리시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마이크와 입을 가까이 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사음보다 ‘직접음’이 더 많이 들어가게 하는 것이지요. 촬영 여건상 카메라와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 인터넷에서 만오천원짜리 핀마이크를 구입해서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조용한 야외에서 촬영하는 겁니다. 그러면 반사할 벽이 없기 때문에 반사음의 걱정에서 자유로워지지요.

이 정도면 훌륭한 영상 컨텐츠 제작에 충분한 환경입니다. 편집에 대한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우선은 편집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봅니다. 촬영, 업로드 자체가 상당히 피로한 일이니까요. 나중에 이 일이 익숙해졌을 때 편집에 입문하셔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쉽습니다.)

유튜브 운영은 거대한 기대를 바라고 하기 보다는, ‘나 스스로를 가다듬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통로’라는 생각으로 시작한다면 아마 즐겁고 꾸준한 운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혹시 누가 아나요? 그러다 소위 ‘떡상’하게 되어 큰 채널의 운영자가 되실지도 모르지요.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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