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닮은 목회자를 길러내는 것, 우리 신대원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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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닮은 목회자를 길러내는 것, 우리 신대원의 핵심”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7.13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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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人터뷰] ② 임석순 신학대학원장

세상은 변해도 신학교육 본질은 변하지 않아
지성과 영성 간 균형을 갖춘 신학교육 실시
언제나 일하시는 하나님, “절망하지 마세요”

코로나19 때문에 미증유의 사태가 일어났다며 떠들썩했던 것도 잠시, 오로지 새로운 것을 향한 동경이 ‘뉴노멀’이라는 표현과 함께 세상을 뒤덮고 있다. 오죽하면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전 영역에서 변화는 당연한 것이 되고 있다. 신학교육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세상의 흐름에 맞춰가는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장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담임)는 변화가 선으로 여겨지는 풍조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신학교육은 예수를 닮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변화도 그 목적을 바꿀 수 없고 바뀌어도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백석대 신학대학원장 임석순 목사는 세상이 변해도 신학교육의 본질이 변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지성과 영성 간 균형을 강조한 그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목회자 양성이 신학교육의 본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석대 신학대학원장 임석순 목사는 세상이 변해도 신학교육의 본질이 변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지성과 영성 간 균형을 강조한 그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목회자 양성이 신학교육의 본질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원은 기술을 가르치는 곳 아냐”
백석대 신학대학원은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 바로 옆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다. 역사에서 나오자마자 만나게 되는 백석비전센터는 근래 완공돼 아주 깔끔하고 세련됐다. 1층 로비에는 보리작가로 잘 알려진 송계 박영대 화백의 대표작 ‘맥파’(麥波)가 시원하게 걸려있다. 

백석비전센터 내 신대원장실에서 만난 임석순 목사는 한국교회 신학교육의 허와 실을 꿰뚫고 있었다. 그는 “결국은 변하지 않는 본질과 목적을 추구해야 하며, 무엇보다 신학교육은 예수 닮은 목회자들을 길러내야 한다. 시대가 변해도 절대 그 목적을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 백석대 신대원장에 취임해 그의 재임 기간 대부분은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있다. 사상 초유의 비대면 수업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임석순 원장은 신학교육이 나갈 방향에 대해 흔들림이 없었다.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매 순간 이루어가며 사는 것이지요. 신대원은 목회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저는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임석순 원장. 그는 코로나 때문에 백석대 신대원이 갖고 있는 독특하고 풍성한 영성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학교 수업 전에 기도가 멈추지 않는 기도실, 전도 축제와 나눔 축제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행동하는 신학 등 다양한 장점들이 이제는 신대원생들에게 전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구 신학에서 경계할 2가지 
영국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직접 유럽 교회의 몰락을 목격한 임석순 신대원장은 오래전부터 서구 신학의 한계를 한국교회를 향해 외쳐 왔다. 한국의 신학교육이 살려면 서구 신학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그는 2가지 면모를 지적했다. 

“유럽 신학의 지성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시간문제일 뿐 지성주의는 반드시 자유주의로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지성을 반대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성과 영성 간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한국의 많은 신대원은 이 부분을 놓치고 있습니다.”

경계해야 할 또 하나의 흐름은 미국식 실용주의다. 신학을 교회 부흥을 위한 방법으로 접근한 나머지, 기업형 교회를 만드는 도구처럼 신학교가 변해버렸다는 비판이다. 

“지성은 부족한 채 영성만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진 거죠. 영성과 지성은 보완적 관계입니다. 교회 성장은 하나님이 하시는 겁니다. 영성을 이용해 내가 교회를 키우려는 것이야말로 인본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석순 원장은 약 30년 동안 한국교회 신학교육 현장을 지키며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쳤다. 가장 성경적인 신학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개혁주의 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이 컸다. 실천을 찾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주창한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만난 것이 은혜였다고 그는 고백한다. 

“개혁주의 신학을 하는 사람들이 더 교만하고, 다른 사람들을 재단하고 정죄하는데 개혁주의 신학을 도구로 쓰는 일들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개혁주의 신학은 실천이 따라와야 합니다. 반드시 열매를 맺는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저는 개혁주의생명신학과 7대 실천운동을 하나님께서 이 시대 한국교회에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긴 여타 신학교가 아닌 백석대에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주신 이유에 대해 “하나님은 약한 사람들을 들어서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신다. 우리 학교가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백석학원을 사용하기 위해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주셨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주창한 장종현 목사는 전 세계 유수의 신학자들이 참석한 학술대회에서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파격 선언을 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임석순 신대원장 역시 이 선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는 선언은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자랑으로 여겼으면 합니다. 신학은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이어야 합니다. 지성을 추구하지 말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신학교육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 생명이 더 뜨거워져 하나님을 사랑하고, 목회하고 선교하는 지혜가 커지는 것입니다.”

임석순 원장은 백석대 신대원이 가진 내적 역량뿐 아니라 외적 요소에서도 강점이 많다고 자랑했다. 서울 소재 학교이면서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야간 교육과정을 비롯해 최근에는 해외 선교사, 군인 등을 배려한 온라인 과정까지 개설해 문호를 넓혔다. 올해는 강남 한복판에서 신대원생을 위한 최신식 기숙사 ‘조이하우스’까지 오픈했다. 

특히 백석대 신대원은 신대원 커리큘럼도 하나님의 말씀 중심으로 대폭 개정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과 7대 실천운동을 정체성으로 삼아, 필수 교과목을 ‘기초’, ‘핵심’, ‘심화’ 세 단계로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교과목 안에서 성령의 임재와 능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임석순 원장은 이런 변화를 위한 노력이 백석학원과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신대원을 향해 갖는 기대이자 애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신대원장 임석순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본질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절망하지 말라고,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일 때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예루살렘 성전을 새롭게 수축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전히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예수 닮아가는 것입니다. 오늘 주신 말씀을 붙잡고 나아가면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결코 절망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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