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과 인성, 실력까지 갖추고 세상을 이끌어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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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과 인성, 실력까지 갖추고 세상을 이끌어 가도록”
  • 제주=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7.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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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한국교회, 미래를 품다] (22) - 제주에서 이뤄가는 기독교 대안교육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모두 가능”, 나드림학교 제주캠퍼스
사회 각 영역으로 파송할 인재육성, 열방대학 부설 기독학교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가장 선명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제주도가 아닐까.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안식을 주는 천혜의 자연환경 가운데 있노라면 감사와 찬양이 절로 나온다. 이곳 녹색 세상을 마음껏 누리면서 우리 다음세대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제주도에 터를 닦은 기독대안학교가 그곳이다. 지난 호에 기독교 가치관을 따라 다음세대 길러내고 있는 소명학교를 탐방한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제주도 내 기독대안학교 2곳을 연이어 방문했다. 

나드림학교 제주캠퍼스 학생들이 승마교육을 받고 있다. 다양한 교육경험으로 세상을 선도할 인재가 키워지고 있다. 

“하나님과 함께 ‘아이 캔 두잇’”
나드림교회 김승욱 목사는 2000년 5월 부산에서 개척하면서 방과후학교를 함께 시작했다. 지성과 영성, 인성을 모두 함양할 수 있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시작된 방과후학교는 2004년 나드림학교 정식 개교로 발전했다. 

고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김승욱 목사는 1996년 지역교회 목회를 하던 중 영국 유학을 결심했다. 교회가 한참 성장하던 시기였지만 공부할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결단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유럽 교회의 붕괴 원인을 발견했다. 

김 목사는 “말씀을 균형있게 가르치지 않고 있었다. 사랑의 하나님만 이야기할 뿐 죄에 대해 진노하시는 하나님을 가르치지 않았다. 일주일 한번 교회에 와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배우기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는 주중에도 함께하기 위해 학교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드림학교는 입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에게 성경읽기,예배, 공동체 훈련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업성적을 고민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김승욱 목사는 단호하다. 아이들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발견하고 세상으로 달려가 승리할 수 있게 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앙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신앙교육과 함께 나드림학교가 특별한 것은 학생들이 최대한 풍부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나드림학교에서는 골프, 승마, 스키, 해외여행, 언어교육 등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마치 거액이 드는 사립학교 프로그램 같다. 현재 총괄교장을 맡고 있는 김승욱 목사와 교사들은 학생들이 세상을 선도하려면 많은 경험을 직접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님의 자녀는 못할 것이 없어야 합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교회가 세상 문화를 선도해갔지만, 이제는 세상이 주도권을 갖고 있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넓게 해야 합니다. 세상은 ‘아이 캔 두 잇’을 가르치지만, 우리는 ‘아이 캔 두 잇 위드 갓’을 말합니다. 스스로 결정하지 말고 항상 하나님께 물어보라고 말입니다.”

오직 교육 위해 제주캠퍼스 개소
나드림학교 제주캠퍼스는 2020년 시작됐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면교육이 어려워지자, 학교는 교육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아이들을 제주도로 보내 교육을 시키자는 것.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드림학교 재정이 넉넉하거나 학비가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혀 아니다. 제주캠퍼스 개소는 객관적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효정 교사는 “목사님은 아이들 교육에서만큼은 타협이 없다. 최대한 아이들이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직접 발품을 팔고, 결국 해결책을 찾아낸다. 신기할 정도로 일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고 이야기했다. 

놀랄만한 교육 프로그램과 기숙사 생활비를 고려하면 상식적인 수준에선 현재 교육비로 감당하기 힘들어 보였다. 나드림학교는 불가능이 없는 듯했다. 또 김승욱 목사의 아내 임혜경 교감은 현직 교사 출신으로 교육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나누면서, 학교 실무를 책임지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 학생들은 인근 승마장에서 큰 말들을 능숙하게 타고 있었다. 사실 승마를 제대로 배우려면 강습비가 만만치 않다. 김 목사는 기도하며 찾아다니다 좋은 승마장을 발견했고, 대안교육을 이해하는 대표 부부를 만났다. 최근에는 제주시에서 청소년 바우처 지원도 시작됐다. 

나드림학교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학교 입학을 위해 학생들의 휴대폰 해지는 필수라는 점이다.이 부분을 힘겨워해 입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은 금방 적응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이야기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면 놀랍도록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 또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함께하는 기숙사 생활은 공동체 훈련이며 리더십 훈련의 기회가 되고 있다.

8월 중 미국 텍사스 소재 대학으로 진학을 앞둔 고3 남하은 학생은 “일반 학교에서 친한 친구 중심으로 교제하지만, 우리는 사회성을 폭넓게 기를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 팀 활동이 많다 보니 서로 챙기게 되고, 저학년 학생들은 남이 아니라 내 동생, 내 형제가 된다”고 학교를 자랑했다. 

현재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주희 졸업생은 “대학에 가서야 우리 학교가 특별하다는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대학 동기들의 이기적 성향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중재하고 도우려는 저를 친구들이 많아 좋아해 준다. 규칙적인 생활도 몸에 익어 있어서 타지에서 적응이 수월하다. 회화가 가능하도록 훈련했던 중국어는 유학생들을 돕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드림학교 학생들은 졸업해서야 학교의 대단함을 알게 된다는 말에 주변 후배들도 크게 웃었다.

기독학교 학생들이 예수제자훈련코스, YDTC를 받으며 지난달 서울을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믿음을 선택할 수 있는 훈련을”
2011년 설립된 제주열방대학 부설 기독학교(Jeju Christian School)는 열방대학 제주캠퍼스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기독학교는 숲속 오솔길 끝에서 만날 수 있다. 방학인가 싶을 정도로 학교는 조용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교는 재학생 11명의 아주 작은 기독대안학교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기도의 열매로 설립된 기독학교에서 학생들은 하나님을 만나고, 사회 각 영역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홍은혜 교장은 “신앙은 교육할 수 있지만, 믿음은 아이들의 선택이 필요하다. 믿음에 대해 기도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견고한 진리를 세워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학교 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교육철학 때문에 졸업생들은 “하나님을 알게 해준 학교”라고 고백하곤 한다. 

기독학교 교사들은 학교를 설립한 예수전도단(YWAM)의 사역 원칙에 따라 모두 자비량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임 교사는 예수전도단의 DTS 전문훈련을 받고 헌신한 간사 신분이다. 한때는 교사들의 자비량을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이견도 있었다. 교육과정을 두고 갈등이 있기도 했다. 부침이 있었지만 10년이 지나오면서 학교는 더 성숙해졌고 이제 변화의 열매를 거두고 있다.

제주열방대학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학교의 큰 장점이다. 열방대학은 예수전도단이 전 세계 160여개국 1,100여개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독교 대학으로, 제주캠퍼스는 그 중 하나다. 열방대학에서 공부하는 다양한 인재들이 학생들의 스승이 되고 있다. 창의적 재량학습 교과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교사들을 초빙할 수 있고 상담학교, 미술학교, 예배학교 등 맞춤형 수업도 가능하다. 열방대학 내 전문 교육시설도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학생 수가 작은 것은 이들에게 큰 장점이다. 과목별 수업뿐 아니라 아침 말씀묵상, 수요학생예배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주일 2번 소그룹 안에서 성경을 읽고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는 O2B 과목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소그룹 안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스스로 발견하고 적용해가는 훈련이다. 매년 한 차례 진행되는 예수제자훈련코스, YDTC(Youth Discipleship Training Course)는 학생들에게 큰 자산이 된다. 올해는 지난 6월 중순 진행했다. 탐방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학생들은 서울역사박물관, 청와대 관람, 연세대 노방전도 활동으로 세상을 나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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