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위기의 ‘4050 남성’, 사회적 고립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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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위기의 ‘4050 남성’, 사회적 고립 우려 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7.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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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 4대 종단과 함께하는 열린 포럼 개최

우리나라에서 4050 중장년층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자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은 자존심 때문에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살 위기에 놓인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실태를 진단하고, 생명을 살리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대표:조성돈 교수) 주최로 지난 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에서 서울시와 4대 종단이 함께하는 열린 포럼이 열렸다. 

라이프호프 주최로 지난 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에서 서울시와 4대 종단이 함께하는 열린 포럼이 열렸다. 
라이프호프 주최로 지난 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에서 서울시와 4대 종단이 함께하는 열린 포럼이 열렸다. 

1부 주제강연을 맡은 황순찬 초빙교수(인하대)는 “40~50대 남성은 이혼과 가족해체, 경제적 변화, 실직, 만성적 신체 건강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또 신뢰할만한 주변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생활고, 심각한 알코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위험성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자살 사망자 중 68.9%(9093명)가 남자로 집계됐고, 연령별로 50대 자살자 수가 260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2405명), 60대(1937명)가 뒤를 이었다.

40~50대 남성 자살시도자의 특징으로는 이혼의 충격과 가장의 책임감에 대한 무게 등을 언급했다. 그는 “40~50대 남성에게 이혼은 경제적 파국을 비롯해 유일한 지지체계의 상실, 사회적 단절을 의미한다. 이혼 이후의 삶을 회피하기 위해 술을 찾거나 가장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가부장제의 사상을 벗어나지 못한 문화가 죽음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자존심 때문에 정상적인 도움 요청이 어렵고, 모든 어려움을 혼자 겪고 혼자 감당하려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극단적 선택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중년 남성층의 과도한 책임감의 문제를 지적한 그는 “이들은 가정을 책임지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며, 자신이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면서 “그렇기에 책임지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곧바로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을 삶으로 리턴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일과 연계된 자살&고독사 예방사업 △자기 표현과 자기 돌봄 훈련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통합서비스 방법 등을 제시했다.

황 교수는 “이들을 위해 1~2시간이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제공하는 방법이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 돌봄 방법을 익히고, 이들의 관계 회복과 일상 회복에 중심을 둔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2부 사례발표에서는 기독교 사례발표자로 최석진 목사(라이프호프 강서지회 지회장)가 나섰다.

라이프호프 강서지회는 강서보건서와 주민센터의 제안으로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인 중년남성가정을 위한 민관협치 프로젝트 ‘공동부엌’을 실시했다. 공동부엌에서는 50~64세 1인 남성 가구를 대상으로 요리만들기, 자살예방교육, 건강체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 목사는 “참여자들이 같은 상황에 놓인 또래 남성들과 관계를 맺으며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어려운 점은 참여도가 낮고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정착 및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앞서 인사말을 전한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는 “4대 종단이 연합해 자살 예방에 적극 나서면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과 자살예방을 위한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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