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주민센터보다 더 친절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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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나 주민센터보다 더 친절해야 하지 않나?
  • 이의용 교수
  • 승인 2022.06.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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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10)

17년 동안 살던 곳을 떠나 이곳으로 이사온 지 벌써 1년 반이 넘었다. 아파트 숲을 떠나 나무와 풀이 무성한 곳으로 오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이 아파트에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나만 그런 게 아니다.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40세대가 다 그런 것 같다. 아이나 어른이나 서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 전에 살던 곳에서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지냈는데… 처음 이사온 이들도 그 문화에 금방 적응했는데… 주일에 성경책 들고 교회에 가는 이들조차 엘리베이터에서 목례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부부부터 열심히 소리내 먼저 인사를 하기로 했다. 그 덕분인지 요즘엔 인사를 나누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쁘다. 

‘인사’라는 말은 대략 두 가지로 쓰인다. ‘반갑게 인사를 한다’, ‘조직에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가 그것이다. 둘 다 한자로 ‘人事’를 쓴다. 얼마나 중요하면 ‘사람의 일(人事)’이라 할까? 그래서 나온 말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건 일의 성패에 큰 영향을 준다. 그걸 잘못하면 ‘망사(亡事)’가 된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예를 갖추는 인사도 만사(萬事)나, 망사(亡事)가 되게 한다. 인사만 잘 해도 60점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게다. 

 

사랑의 시작은 인사,
친절하게 인사하기부터 잘하자!


인사는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날 때, 그리고 나를 떠날 때 보이는 반응이다. 둘 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표현이다. 이걸 잘하면 서로 소통과 관계가 시작된다. 이걸 생략하거나 잘못하면 상대방을 무시하는 꼴이 되어 소통도 막히고 관계도 막힌다. 특히 상대방을 투명 인간 취급하는 ‘무반응’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우리가 믿는 성경은 성령의 9가지 열매의 하나로 ‘친절’을 강조하고 있다.(갈 5:22-23) 성경은 또 친절한 게 곧 사랑이라고 가르친다.(고전 13:4) 친절은 이웃 사랑의 출발이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해야 한다. 교회는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요,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걸 연습하는 마당이다. 친절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은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요, 친절하지 못한 교회는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집단이다. 가족들끼리, 교인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표현하는 것부터 익혀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예배도, 성도 간 교제도, 교육도, 봉사도, 목회도 ‘ 친절’을 건너뛸 수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친절하지 못한 무례한 그리스도인을 자주 접한다. 심지어 고위 관리처럼 권위주의에 물든 목회자, 장로들도 접한다. 친절하지 못한 교회도 많다. 지금 당장 전화를 걸어보면 전화받는 목소리로 0.5초만에 알 수 있다. 그걸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라 한다. 

신앙생활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엘리베이터에서, 상점에서, 직장에서, 지하철에서, 도로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친절한 사람’이라는 인정부터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친절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태도이고 표현이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이웃이 되어야 하고, 교회는 백화점이나 주민센터보다 훨씬 더 친절해야 한다. 상대방을 귀한 사람으로 여기는 마음은 인사로 시작되어 경청, 감사, 칭찬, 인정, 격려, 배려, 사과, 용서 등으로 발전한다. 

 

세상이 예수님을 욕한다고?

신앙생활은 두 가지 방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  나는 예수님을 욕하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 오늘 우리 한국 사회가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 가르침 대로 살고 있지 못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아닌가. 그 지적을 “하나님을 욕한다”, “교회를 핍박한다”고 오도하고 그들을 적대시하는 우리가 문제다.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는 흩어진 교회인 우리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지 못해서다. 우리 삶의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친절하다”는 소리부터 자주 들어보자. 오늘,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하게 인사부터 나눠보자! <참고:유튜브 ‘감사학교TV’>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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