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청년세대서 ‘무신론’ 번진다… 복음 전파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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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청년세대서 ‘무신론’ 번진다… 복음 전파 기회될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6.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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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미래학회 지난 17일 상반기 정기학술대회 개최
‘이프리카 사회와 종교’ 주제, 문화적 특징 따른 선교 연구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드넓은 대륙 아프리카. 넓은 대지만큼이나 부족과 종교, 문화도 다양하다. 부족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이곳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아프리카미래학회(회장:장훈태)는 지난 17일 상반기 정기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아프리카 사회와 종교를 주제로 아프리카가 갖고 있는 특성을 깊게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아프리카인에게 종교는 곧 삶

아프리카 사회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선 종교를 알아야 한다. 케냐의 신학자 존 음비티는 아프리카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악명이 높을 정도로 종교적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학술대회에서 주제발제를 맡은 장훈태 교수(전 백석대 선교학) 역시 아프리카인이라면 반종교적이거나 무신론자라 해도 가족과 부족 사회의 종교적 공동체에 연관되어 지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55개국에 흩어져 있는 민족들은 대부분 애니미즘으로 분류되는 전통종교를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이 산업화되며 몇몇은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 내면에는 아직 애니미즘 가치체계와 세계관의 영향이 짙게 자리한다. 그래서 기독교나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해도 그들 고유의 종교적 관습과 전통에 상호배타적이지 않다.

장 교수는 아프리카인의 실존 자체가 종교 현상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종교적 우주에 살고 있는 신실한 종교적 존재로 인식하며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서 신성과 영혼에 대한 믿음, 조상의 영혼에 대한 믿음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독교의 입지는 어떨까. 아프리카 기독교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초기 기독교는 북아프리카에 먼저 전파됐고 이 당시 교부들은 아프리카에 기독 문화를 꽃피웠다. 현재 아프리카 독립교회는 7천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독교 인구는 25천만에 이른다. 사하라 이남으로만 따지면 아프리카의 최대 종교로 손꼽힌다.

이집트는 아프리카에서 기독교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으로 1세기 콥트 교회로 인해 시골 마을에까지 복음이 전파됐다. 특히 알렉산드리아에선 탁월한 신학자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후 기독교는 에티오피아에 빠르게 전파돼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 지역은 로마령 아프리카에 속해 있던 2세기까지 기독교가 강력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후 북아프리카는 이슬람의 영향권에 들어갔고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장훈태 교수는 아프리카에 전파된 기독교는 신앙의 정착화가 이뤄지지 않아 전통종교의 의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 선교사는 식민주의자와 함께 한다는 인식으로 선교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선교사들은 꾸준히 각 부족 언어로 성경을 번역해 공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변화와 평행적 경제성장에도 기독교의 영향이 닿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 55개국 125천만의 인구에는 다양성이 담겨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독특한 문화와 문학, 음악이 발달한 대륙이라며 아프리카 사회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와 종교의 문제를 아프리카인의 관점에서 알아보고 접근한다면 발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랍권에 확산되는 무신론

아랍어 사용 국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무신론 현상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바울 연구원(아신대 선교대학원)“2011년 아랍 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아랍 국가들에 전례 없는 놀라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무슬림들이 이슬람 신앙에 회의하다 결국 이슬람을 떠나는 무신론 현상혹은 탈이슬람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무슬림 세계관에서 신의존재에 의문을 갖거나 부정하는 것은 터부시 된다. 이슬람에서는 이슬람을 떠나는 배교행위를 릿다’(ridda), 배교자를 무르탓드’(murtadd)라고 하며 이들에 대한 형벌은 처형이다. 보통의 무슬림이라면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떠나는 것을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한 엄격한 처벌과 따가운 시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슬람을 떠나간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 연구원은 이슬람에서는 이슬람 신앙에 대한 불신을 터부시하기에 이에 대한 공적인 연구가 쉽지 않다면서도 여성 인권 문제를 한 가지 이유로 꼽았다. 20212월 이슬람을 떠나 유대교를 믿겠다고 선언한 쿠웨이트 여가수 바스마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슬람은 여성을 경시하고 박해하며 무자비하게 대하고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는 것.

IS로 대두되는 무장단체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폭력적이고 반인륜적인 테러를 저지른 것도 영향이 적지 않다. 어릴 때부터 꾸란 전체를 암송하며 원리주의 이슬람을 배웠던 아흐마드 하르깐은 2010년도에 나는 이 종교를 떠나며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014년 이집트 공영방송에 출연해 이슬람 신앙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무신론 현상은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2018알욤 앗사바아신문에 따르면 아랍 나라 가운데 무신론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이집트이며 약 5백만 명 이상의 무신론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무신론자들의 대부분은 20~25세라는 점도 언급했다.

우리의 고민은 빠르게 번지는 무신론 현상 속에 선교적 함의를 발견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 연구원은 “21세기 아랍권의 이슬람 비평은 자국인들의 내부적 비평이 주를 이룬다. 아랍 내부인들의 처절한 자기반성과 개혁의 몸부림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면서 우리도 공격적인 전도 방법에 대해 지속적인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슬람 경전과 창시자를 폄하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는 어렵다. 특히 개인적 만남에서 이런 폄하와 비판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늘날 무신론 현상의 근간이 인터넷 혁명에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이바울 연구원은 아랍지역은 여전히 선교사가 들어가기 어렵지만 온라인 사역은 국경을 초월한다. 특히 MZ 세대가 인터넷의 영향으로 무신론자가 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몇몇 한인 사역자들이 SNS를 통해 아랍권에 복음을 전파하고 열매를 얻고 있다는 보고가 들려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독교만의 객관적인 이슬람 비평학을 발전시키는 것도 과제다. 그는 이슬람은 자신들의 교리와 가르침에 대한 건전한 비평이 허락되지 않는다. 특히 경전과 창시자에 대한 모독과 비난에 대해선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무슬림을 공박하기 위한 소재로 이슬람 비평을 사용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이슬람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슬람을 바로 알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이슬람 비평학을 연구해야 한다.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선교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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