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청년선교 황금어장? 오래된 공식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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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청년선교 황금어장? 오래된 공식이 무너진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6.13 22:25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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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선교 50년, 위기인가 기회인가(1) 말라버린 황금어장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한반도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중이다. 철책을 사이에 두고 형제가 총부리를 맞댔다. 그런 탓에 애꿎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한창 피어나는 청춘이라는 꽃을 잠시 철모 뒤에 숨겨야만 한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 힘겨운 군생활로 지친 장병들의 마음엔 위로가 필요했다. 교회는 그 틈을 파고들었고 전략은 적중했다. 군대는 오랜 기간 청년선교의 황금어장이라 불렸다. 장병들의 군생활에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군 당국도 군선교에 날개를 달아줬다. 군선교는 갈수록 청년이 줄어가는 한국교회에 한줄기 빛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코로나 사태는 뜨거웠던 군선교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뿐 아니다. 휴대폰 허용과 휴일 외출 외박 허용도 장병들이 교회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한국교회 군선교를 대표하는 군선교연합회가 출발한지 50주년을 맞는 해. 축하만 받아도 모자랄 희년이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명백한 위기다. 우리는 다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이번 주엔 군선교를 둘러싼 달라진 환경들을 짚어봤다.

논산 연무대 군인교회에서 열린 진중세례식 현장.
논산 연무대 군인교회에서 열린 진중세례식 현장.

 

코로나 직격탄 맞은 군선교

군부대는 분명 청년선교의 황금어장이라는 상투적 표현이 과하지 않은 곳이었다. 코로나 발발 전까지만 해도 연간 진중세례 인원은 10만 명을 훌쩍 넘겼다. 군선교연합회 측은 다른 종교 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개신교 인구가 증가한 비결이 진중세례에 있다고까지 자부했다.

하지만 최근 받아들인 현실은 냉혹하다. 올해 군선교연합회 총회에서 발표된 지난 2021년 연간 진중세례 인원은 19,284. 코로나 발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물론 납득할만한 이유는 있다. 코로나는 군선교 현장을 넘어 전 인류가 피해가지 못한 재난이었다. 특히나 군부대는 상명하달에 의한 통제가 어디보다 확실한 곳.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진중세례 열차는 잠시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코로나의 영향이 단순히 진중세례 인원의 감소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군종목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민간인 군선교사들은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군부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민간인 군선교사 전종배 목사(기드온광현교회)양육하는 장병들을 부대 안에 두고 문턱을 넘을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연결의 끈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군선교연합회가 지난 2020년 사단·여단급 군교회 신자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 당시 장병들의 군인교회 출석률은 코로나 이전 대비 57%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예배가 재개됐음에도 온라인 예배를 드린 곳도 많았다.

군인교회는 짧은 주기로 구성원이 계속해서 달라지는 특수한 사역현장이다. 일반 교회의 경우 현장예배의 은혜를 경험했던 기존 성도들의 사모함을 기대해볼 수 있다지만 군인교회는 다르다. 입대 처음부터 비대면 예배만을 경험하며 군인교회에 가보지 못했던 장병들이 거리두기 해제 후 교회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전부가 아니다

어찌됐건 코로나라는 긴 터널도 어렴풋이 출구가 보인다. 코로나가 군선교 위축의 원인이었다면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됨과 동시에 군선교도 활기를 되찾아야 할 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진중세례 감소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 발발 첫 해인 2020년도 진중세례 인원은 29,080. 2년차인 2021년도에는 19,284명으로 약 1만 명 더 감소했다. 코로나 상황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일까. 정답은 아니다. 코로나 2년차에 접어들며 방역 조치가 점점 완화돼 논산 연무대군인교회 기준 진중세례 횟수는 202012회에서 202119회로 오히려 늘어났다. 코로나가 진중세례 인원 감소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른 원인으로는 청년 세대의 종교에 대한 관심 하락이 지목된다. 이정우 목사는 최근 입대 장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대답한 장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에 무관심한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세례 인원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군 장병에 대한 복지 확대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군선교를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는 휴대폰 사용 허용과 휴일 외출·외박 확대가 꼽힌다. 장병들의 일요일을 채울 콘텐츠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교회로 향하는 인원이 줄어든 것. 수도권의 한 군인교회는 주말 외출 확대 이후 교회 출석 장병 수가 10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대로 가다간 군선교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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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아닌데 2022-06-16 15:43:58
외식이아닌 진리.사랑 종교의 빛을 나타내야 사람들이 모여드는것 아닙니까...한국 교회에 큰변화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흐이 2022-06-15 19:15:29
군 장병에 대한 복지를 넓혀주세요

오리오리 2022-06-15 18:21:33
군인에게도 기회를 넓혀야 좋겠네요

3895 2022-06-14 20:42:28
오 ㅜㅜ 이럴수가

2022-06-14 20:38:17
정말 중요하다고 느낄수 있는 말씀이 있다면 군 장병들도 그곳으로 찾아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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