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회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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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회개를”
  • 강석찬 목사
  • 승인 2022.06.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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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 / 예따람공동체
강석찬 목사
강석찬 목사

대통령 선거, 지방 선거의 계절이 끝났다. 2년 후면 국회의원 선거가,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반복되겠지만, 말도 많았던 국민의 선택은 끝났다. 선거 결과를 놓고 승리한 여(與)나 패배한 야(野)는 모두 자신을 돌아본다. 0.73% 차이로 이긴 윤석열 대통령도,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이재명 후보도,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선거는 정당을 반성하게 하고, 잘못된 것들을 개혁하게 한다. 반복되는 선거를 통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하며, 국민을 바르게 섬기는 정부, 정당이 되도록 한다. 

국민은 두고 볼 것이다. 겉으로는 반성, 개혁, 혁신을 약속하지만, 속으로는 당권쟁취의 투쟁으로 집안싸움에 몰입하고, 개혁은 없고 구태만 남게 되는지, 다음 선거에서 어떤 소리를 듣게 될지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거대한 폭풍으로 위축되었던 교회도 기지개 켜며 조금씩 활기를 회복하고 있다. 이런 기류를 탄 것일까? 목사와 장로 2천여 명이 참석한 기도회 소식이 기사화되었다. 1964년에 시작된 이래 무려 59회째 열린 기도회였다. 교회가 쇠락(衰落)의 위기 시대에 돌입(突入)하였다는데, 어떤 기도회였을까 기사를 살펴보았더니, “개혁을 포기한 죄를 회개해야 한다”가 기사의 머리말이었고, 강사들의 외침의 주어는 개혁, 혁신, 변화, 회개, 통회(痛悔), 자성(自省) 등이었다.

이런 단어들은 교단, 총회, 노회, 연합기관의 모임에서 수십 년 동안 너무나 자주 들어왔다. 그리고 모임 때마다 통성기도(通聲祈禱), 회개의 기도 소리가 얼마나 높은지, 분명히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올려졌다고 믿게 했었다. 또 이와 비슷한 제목의 모임도 수십 년 동안 반복되었다. 왜 같은 주제의 모임이 반복되고 있을까? 부끄러운 판단이지만, 그냥 행사만 한 것이 분명하다. 회개한다는 기도는 있었지만, 회개는 없었다. 이런 글을 쓰면서 얼굴이 뜨겁지만, 입술만의 회개였다. 하늘이 찢어지라 울부짖고 “주여, 주여, 주여!” 악을 쓰며 외치고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교회 문을 나서는 것으로 ‘회개’는 마침표였다. 그러니 ‘개혁, 회개’를 매년 주제로 올리는 것이다.

사실 정치권에서 반성하며 개혁한다고 했을 때, 누가 책임을 졌나?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었다. 잠시 책임지는 체하다가, 조금 지나면 얼굴을 들고 등장하여 한 표 달라고 한다. 정치의 올바르지 못한 풍토가 교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교회도 회개와 개혁을 말할 때는,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누가 책임을 졌을까? 없다. 늘 같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같은 말을 하는 교계의 현실이 너무나 슬프다.

이런 정치인의 잘못된 행태를 교회가 닮아가고, 목사 장로가 배운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내 탓이요” 스티커를 자동차마다 붙이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교계가 벌인 캠페인이었다. 어떤 결과였을까? 발음상 구별이 잘 안 되어서인지 “내 탓”을 “네 탓”으로 돌렸다. 십자가를 지자고 선동하고는, 누구도 십자가를 지지 않는 비겁한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행태는 거짓말 회개다. 말뿐인 개혁과 회개로는 위기를 맞는 교회를 살릴 수 없다.

제대로 된 회개(悔改)를 할 때이다. 교회에 사람의 말이 사라지게 하고, 성도의 삶에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나야 한다.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 때의 회개와 같은 회개가 쇠락하는 교회를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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