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버릇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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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버릇 고치기
  • 임병재 목사
  • 승인 2022.06.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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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재 목사 / 엘드림교회 담임
임병재 목사
임병재 목사

아는 목사님의 아들이 어렸을 때 반찬투정이 심했다. 야단을 쳐도 고쳐지지 않았다. 하루는 그 아이를 데리고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데리고 나갔다.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인데도 음식을 먹이지 않는다. 배가 고프다고 난리를 치는 아이를 못 본척하고 계속 돌아다녔다. 저녁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 것도 안 먹였다. 그리고 밤늦은 시간에 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음식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그 때 아이는 그 싫어하는 음식을 보고도 너무 맛있게 먹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로 이 아이의 반찬투정은 없어졌다. 

이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였다. 음식을 탓하는 아이처럼 남을 탓하고, 환경과 배경을 탓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남의 성공, 잘됨은 그냥 된 것처럼 생각하면서 불평을 한다. 

하지만 아니다. 어떤 결과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원인과 과정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남이 알지 못하는 어떤 대가를 치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계속 응답이 멀어지고, 복이 늦어지고, 해결이 늦어지는 것이 주신 은혜가 너무 많은데도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투정하고 불평하기에 나를 바꾸시려고 하나님의 일하심은 아닐까? 그러기에 아니면 바꿔야 한다. 운전을 할 때 기어를 작동한다. N이나 P에 놓여 있으면 제자리에 있게 되고 R에 있으면 뒤로 가고 D에 있으면 앞으로 간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 정해지면 반드시 그 기어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시프트 체인지(shift change)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안 가는데도 계속 똑같은 위치에 놓으면 갈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바꿔야 하나? 그것을 바꾸려는 간절함이 있나? 그 긴 시간 동안 안 됐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 바꿈이 바로 회개다. 

베드로의 통곡이 그리워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닭 울음소리만 나도 가슴이 찢어지는 회개가 있어야 한다. 은혜의 크기에 따라 회개의 크기가 있게 된다. 작은 죄라도 마음 아파하는 신앙이 바로 은혜다. 삭개오의 회개는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잡고 있는 돈을 다 내려놓는다. 달라짐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삭개오의 전설이 있다. 가끔 눈이 부어 집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런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몰래 주님을 만났던 뽕나무로 가서 눈물로 회개하고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회개는 자기 자리를 찾는 것이다. 잃어버린 예배, 기도, 사명, 헌신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 탕자는 굶어서 죽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 집으로 가지 않기에 죽는 것이다. 그는 아들의 자리로 가야 사는 것이다. 그래서 탕자는 돌아간다. 자기의 잘못을 알기에 도저히 아들로 불릴 수 없다고 생각하고 품꾼의 하나로 여겨달라고 말한다. 신분을 버리고 아버지에게 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여전히 아들로 맞아 주시는 아버지를 만난다. 우리는 아직도 그 아들이라는 것을 고집하면서 바꾸지 않기에 현장이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제 목사, 장로, 중직, 연륜, 직분 등의 타이틀을 다 떼어 내고 나는 그냥 죄인입니다 라는 고백으로 아버지 앞으로 가자. 그러면 산다.  

믿음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닌 것을 바꾸는 몸부림이 나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버릇처럼, 습관처럼 반복하는 잘못을 버리자.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나의 버릇을 고치시는 엄한 손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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