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향한 고백과 노래, 어떤 것도 막을 수 없죠”
상태바
“하나님을 향한 고백과 노래, 어떤 것도 막을 수 없죠”
  • 이진형 기자
  • 승인 2022.06.09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석인사이더 (29) ‘노래 짓는 예배인도자’
백석대 평생교육신학원 실용음악과 최요한 교수(어노인팅 대표)

전문 예배사역팀 어노인팅서 22년 동안 찬양사역
“일방적인 예배 아닌 ‘함께 드리는 예배’ 만들어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십팀 중 하나인 어노인팅의 대표이자 예배인도자 최요한 교수는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십팀 중 하나인 어노인팅의 대표이자 예배인도자 최요한 교수는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영원한 시간을 빚으시고 영원한 생명을 놓으신 주 한낱 숨결 같은 세월을 딛고 당신의 오심을 기다리네 주와 내 영혼이 서로 마주할 그 때에 근심의 옷을 벗고 영원을 살리 주와 내 영혼이 서로 마주할 그 때에 고뇌의 옷을 벗고 영원을 누리리”(‘주와 마주할 그 때’ 가사 중)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십팀 중 하나인 어노인팅 미니스트리의 대표이자 예배인도자 최요한 교수는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지난 22년 동안 어노인팅에서 찬양사역을 하며 ‘매일 매일’, ‘영원한 사귐으로’, ‘하늘에 닿아도’ 등 다수의 곡을 썼다. 백석대 대학원에서 신학박사(Ph.D) 학위를 취득하고 평생교육신학원에서 예배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 교수는 어려운 신학 도서를 읽고 성경을 묵상하면서 곡을 쓸 때가 많다. 그가 지은 노랫말은 감성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깊이 있는 성경의 내용들을 담아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가진 재능에 비해 곡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작곡자’라는 호칭은 아직도 어색하죠.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그저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곡을 만드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워낙 말을 잘 못 하다 보니 글을 쓰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글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을 곡에 담을 수 있어서 노래가 좋습니다. 글로 다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노래로 전하고 싶어요.”

 

전문 예배사역팀 어노인팅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최요한 교수가 신학을 공부하게 된 건 목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예술고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그는 유학 준비를 하던 중 진짜 하나님이 살아 계신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신학교 입학을 결심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이 없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결정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신학을 통해 하나님을 소개하시는데 충격적이었죠. 체험적이고 은사적으로만 배웠던 하나님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다니요. 궁금증이 깊어졌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완벽하게 다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시다는 것을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십팀 중 하나인 어노인팅의 대표이자 예배인도자 최요한 교수는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신학생 시절 시골교회 전도사로 사역하던 최 교수는 서울을 왕래하며 찬양인도 교육을 받으면서 어노인팅을 처음 만나게 됐다. 어노인팅 미니스트리는 90년대 한국교회 찬양과 경배 사역의 부흥을 주도했던 다리놓는사람들의 예배팀에서 보다 전문적인 예배사역을 위해 독립한 공동체다. 수준 높은 음악성과 깊은 영성을 바탕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집회를 인도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워십팀으로 자리 잡았다. 정규앨범, 예배캠프, 찬송가앨범 등 35장의 음반을 발표했으며, 1년에 2회 열리는 예배학교를 통해 수많은 예배사역자들을 길러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도 피해간 작은 산골 마을에서 찬양인도를 하던 제가 어노인팅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이 된 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몇 달 동안 찬양하면서 전국을 다니는 사역이 있다고 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어노인팅 워십 투어’ 오디션을 봤던 게 시작이었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원자 모두가 오디션에 합격했더군요. 어노인팅에서 함께 사역하는 40여 명의 멤버들은 대부분 뛰어난 실력의 음악 전공자들입니다. 그래서 음악적으로 욕심을 내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회중들이 예배하기에 적합한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예배음악에서 중요한 건 탁월함이 아니라 적합함이니까요.”

 

‘보는 예배’가 아닌 ‘함께 드리는 예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던 어노인팅 목요정기예배가 지난달부터 현장집회로 재개됐다. 어노인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회중예배 사역은 ‘보는 것’이 아닌 ‘함께 드리는 것’이라는 예배의 본질에 대한 지향에서 비롯됐다. 음반을 제작할 때도 ‘듣는 것’보다 ‘같이 예배하는 것’에 집중했다. “마이크에 예배를 갖다 대는 것이 아니라 예배하는 현장에 마이크를 갖다 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예배실황 녹음이 흔하지 않던 때부터 뜨거운 현장의 열기를 음반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예배사역은 무대에서 식탁으로 내려가야 하는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를 일방적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서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죠. 코로나 이후 온라인 예배가 지속되는 동안 성도들의 체온을 느끼지 못한 채 허공에 대고 예배를 인도하던 사역자들은 지쳐갔어요. 그러나 생각해 보면 기존 주일 예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이전에도 설교자나 찬양인도자들이 성도들과 소통하지 않고, 성도들은 예배를 보고만 있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예배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안 됩니다. 모든 성도들이 말씀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 움직이고, 고백하고, 찬양하고, 함께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십팀 중 하나인 어노인팅의 대표이자 예배인도자 최요한 교수는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최요한 교수는 한국교회의 예배가 ‘보는 예배’로 전락해버린 데에는 찬양팀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모든 성도들이 함께 찬양을 부를 수 있고 적극적으로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찬양사역자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그렇게 되려면 목회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지 예배의 분위기만을 위해서 찬양팀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선포하고 중심으로 같이 고백할 수 있도록 권위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예배인도자와 찬양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한국교회는 좋은 예배인도자를 원하고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죠. 그 이유는 ‘기다림’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성숙한 인도자들은 매우 한정적인데, 그들도 수많은 경험을 통과하며 성장했잖아요. 실수를 용납하지 못한다면 절대 교회 안에서는 좋은 예배인도자가 양성될 수 없습니다. 예배가 용납에서 시작된 것처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해요. 한국교회가 부흥하려면 반드시 예배가 회복돼야 합니다. 대형화된 찬양사역팀을 따라하는 시대는 지나갔어요. 교회 안에서 찬양팀들이 성장해야 합니다.”

 

기다림이 길이 될 때

최요한 교수는 얼마 전 산문집 ‘기다림이 길이 될 때’(홍림)를 펴냈다. 책에는 사역자의 길을 걸어오며 삶의 굴곡에서 수없이 많은 고통의 순간들을 마주했던 그의 질문과 사유, 깨달음과 고백이 꾸밈없이 담겼다. 원인 모를 불치병으로 한쪽 눈의 실명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어린 자녀가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투병해야 할 때도 그는 잠잠히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두려움 속에서 믿음을, 절망 속에서 소망을 붙든 그의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고백은 숱한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했던 예배자 다윗의 노래와 똑 닮아있다.

“책 출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용기를 내어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유는 누군가의 여정 속에 잠시 길동무가 되어주고 싶어서였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압니다. 제가 전하는 이야기가 인생과 신앙의 답은 아니지만, 치열한 삶과 신앙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 메시지를 한 줄의 잉크를 묻혀서라도 남기고 싶었어요. ‘어떠한 상황과 환경이 하나님을 향한 당신의 고백과 노래를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이죠. 고통이 계속될수록 ‘기다리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최종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길이니까요.”

하덕규 교수(백석대 평생교육신학원)는 “이 겸허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한 사람의 예배자를 당신의 모습으로 빚어가시는 창조주의 사역을 보게 한다”며 “행간에 흐르는 그 큰 사랑에 우리 모두가 연루되어 있음을 놀라워하면서 아름다운 여정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어진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최 교수는 흔들리고 넘어질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서면서 ‘기다림’에 대해 깊이 묵상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오랜 기다림 끝에, 믿음과 소망을 통해 사랑 깊이 잠길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래서 그의 글과 노래는 고단한 인생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조용한 울림을 자아낸다.

“같은 길에서 다른 계절을 만나고 기쁨 슬픔 반복되는 모든 시간 속에서 주님을 바라보네 하늘에 닿아도 주님밖에 없고 땅위에 놓여도 주님밖에 없네 인생을 걸을 때 주를 따라가고 내 삶이 다할 때 주님 곁에 있네”(‘하늘에 닿아도’ 가사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