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의 진화와 한국교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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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의 진화와 한국교회의 과제
  • 임주은 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 승인 2022.06.0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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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엔데믹(endemic) 시대로 접어들며, MZ세대의 놀이터가 ‘집’이나 ‘가상공간’에서 다시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눈으로 구경하고 몸소 체험하며, 인증샷도 찍고, 굿즈도 받아볼 수 있는 곳.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무료인 곳. 바로 ‘팝업스토어(또는 팝업체험존)’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정식 매장 오픈에 대한 부담은 덜면서도 판매 전략을 높이는 데에만 이익을 두었다면, 오늘날 팝업스토어는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 함께 소통하며, ‘이색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마디로, MZ 맞춤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종류의 팝업스토어가 점차 증가하는 것은, 요즘 기업들이 단기간에 최고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보다,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팝업스토어는 교회에도 계속 있어 왔다.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전도를 하고, 교회로 초청해 교회 공동체를 유사 경험시켜주는 행사들 말이다. 이를테면 ‘일일 찻집’, ‘노방 전도’ 혹은 ‘총동원 전도주일’ 등이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꽤 괜찮은 선교 방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미 교회를 향한 비판적 관점과 선입견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런지, 과거에 활발했던 선교 사역들이 요즘 시대에는 잘 통하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19 기간 때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났다. 그들은 거리두기가 끝났음에도 조용히 돌아오지 않길 선택했다. 그리고 교회는 거리두기와 거리두기 해제의 시간을 겪으며 뼈아픈 사실들을 깨달았다.

더 많은 인원으로 예배의 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성도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서도 삶 속에서 신앙함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선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 확고한 진리가 공유되었어야 했다. 또한 교회는 단순히 모이는 공간을 넘어서서, 지역 사회에서 공동선을 세우고 행동하는 역할을 감당했어야 했다.

요즘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서 방해되는 것들을 직시했다. 잠재적 고객인 MZ세대의 특성을 파악하려 노력했고, 거리로 나왔으며, 올바른 사회적 가치를 따르며 리브랜딩 해나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당장에 높은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다시 오프라인이 중시되는 이 시기에, 만일 교회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교적 방식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거리두기 때보다 오히려 성도들과 더 큰 거리가 생겨버릴지도 모른다. 교회가 지금, 인원수의 회복보다는 거리로 나가며 소통하기를,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선을 고민하기를, 시대에 맞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기를 노력할 때이다. 그래서 교회가 가진 본질과 이미지 모두를 다시 리브랜딩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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