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환경주일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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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환경주일만 같아라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05.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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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상황은 더욱 긴박해지고 있다. 녹아내리는 북극 빙하와 사막화, 기후재난 등을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이미 지구가 지속불능해진다고 하는 수준(450ppm)에 가까운 420ppm을 넘었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 해수면은 최대 1~7까지 상승하고,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빙하 유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가 이야기되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내놓은 제6차 평가보고서의 내용이다. 물론 2015년 파리협약에 따라 1.5도 이하로 제한단다면 다소나마 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3년 발표된 제5차 평가보고서와 비교해도 그 사이 지구 온도는 엄청나게 급격히 상승했다. 2003년부터 2012년 사이 0.78도 상승했던 것이, 2011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1.09도 상승했다. 이 같이 급격히 상승한 원인은 인간의 활동임이 ‘명백하다(99~100%)’는 사실도 입증했다. 만약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공멸할 위기에 처할 수 있음도 분명히 했다.
어느덧 올해 2022년도 한 해의 중간지점에 섰다. 곧 6월이고, 전 세계가 1987년부터 지켜온 세계환경의 날을 맞는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환경의 날을 정하여 지켜왔고, 한국교회 일부 교단에서는 1992년부터 6월 첫 주일이나 6월 중 한 주일을 환경주일로 지키고 있는데, 지금부터 준비함으로 6월 어느 날이든지 한 주일을 고통 중에 신음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는 피조물들을 위한 기도와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으로 가져보면 좋겠다.

하나님이 좋다 하신 동산 지구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미’ 고통 중에 수많은 생명이 죽어갔지만, ‘아직’ 하나님의 창조를 느끼게 하는 ‘참 좋은’ 하늘과 땅과 물과 벗들을 충분히 시간을 내어 느껴본다면, ‘지구’라는 이름의 ‘하나님의 성소’에서 흐르는 물로 우리 안의 탐욕을 씻어내 줄 것이다. 고통 중에 있는 수많은 생명과 다시 연결된 하나님의 자녀로 당당히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특별히 올해 환경주일은 성령강림절이다. 하나님의 영에 이끌리어 지으신 우리의 지구를 바라보자. 이미 많은 생명들이 죽었고 바야흐로 죽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물과 벗들이 우리 곁에 있다. 그러니 이번 환경주일에는 ‘아직’ 남은 소망을 붙들고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드려야겠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올려드려야겠다.

그리고 그 기도와 다짐을 지속하려면 날마다 우리의 지구를 연구해야 한다.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 문제가 날마다 어떻게 심각해지는지 관찰하여야 한다. 오늘 우리는 위험이 일상화된 시대, 그럼에도 위험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시대, 위험을 느끼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무감각하게 눈감는 시대를 살고 있다. 비단 환경주일뿐 아니라 6월 한 달, 아니 1년 열두 달을 모두 환경의 날들로 삼아 하나님의 창조를 흠뻑 느끼며, 나아가 인류의 삶을 묵상하며,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를 위한 경계선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매월 첫 주일(혹은 관련한 날이 있는 주일이나 그 어느 주일이든)을 지구 묵상 주일로 지켜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각 달의 묵상 주제를 정해 관련된 성구와 관련 이미지를 제시해주고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 Visio Divina)로 묵상할 수 있게 본다면, 관련된 창조물을 직접 찾아가지 못하더라도 각 달의 성구와 이미지를 교회 주보와 게시판,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면 서서히 우리 안에 기후환경 의식, 창조보전의 돌봄의식이 잘 자라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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