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에서 카페 사장까지… “만남의 목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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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에서 카페 사장까지… “만남의 목회합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5.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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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를 위해 일터 지키는 이삼열 목사 / 산새교회
이삼열 목사는 목회를 더 잘 감당하기 위해 이중직 목회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을 이중직을 통해 새로운 사역을 일구어가고 있다.
이삼열 목사는 목회를 더 잘 감당하기 위해 이중직 목회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을 이중직을 통해 새로운 사역을 일구어가고 있다.

“실패해도 목사이지 않습니까? 목회 과정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중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목회를 위해 맡겨주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새교회 이삼열 목사는 목회하면서 다른 직업도 갖고 있는, 말 그대로 이중직 목회자다. 카페를 운영하며 목회를 하던 그는 지난 4월 경기도 김포에 레스토랑 ‘비스트리 오클라’도 개업했다. ‘오클라’는 히브리어로 음식이라는 뜻이다. 

이삼열 목사는 교회 카페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개척 목회를 하던 아내 정선영 목사(푸른소망교회)를 돕기 위해 생각 끝에 카페를 시작한 것이 10년도 훌쩍 넘었다. 당시 전도를 하면 교회에는 어린이들이 몰려왔다. 반가운 일이지만 교회는 재정적으로는 힘들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전도사 신분이었던 이 목사는 아내의 목회를 돕기 위해 직접 나서 카페를 시작한 것이다. 또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인테리어 일도 하게 됐다. 이제는 음식점 대표라는 직함도 얻게 됐다. 

“맡겨진 사역을 잘 감당하고 싶은 마음에 그 때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러나 이 목사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산새교회 담임이다. 산새교회는 카페를 운영하던 이 목사가 비행 청소년 5명과 시작한 교회다. 집 없는 산새처럼 방황하는 아이들과 먹고 자면서 목회를 감당했다. 함께하던 아이들이 큰 범죄를 저질러 실형까지 살게 되면서 산새처럼 떠나버리는 상처도 있었다. 이 목사는 산새교회를 끝까지 지키고 이제는 성인들을 위한 목회를 펼쳐가고 있다. 

“교회 안에 성도들이 있고 지역 주민들이 찾는 소통의 공간이었기 때문에 문 닫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해타산이 전혀 맞지 않았죠. 유지만 해도 목회는 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목수로 일하면서 버텼습니다.”

산새교회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카페 이름은 ‘노아카페’다. 이곳에서는 토요일마다 바리스타교육, 기타교육, 드럼교육, 그리고 목공교육이 주민들을 위해 실시하고 있다. 20여명 정도 수강생이 있고, 자연스럽게 복음이 흘러가고 있다. 많은 경우에는 분기에 16명이 전도돼 14명이 세례를 받기도 했다. 

10년 넘게 인테리어 일을 했으니 그는 베테랑 목수라고 할 수 있다. 정직하게 일하기 때문에 일감이 끊긴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그는 이제 현장 일을 하지 않는다. 

“낮밤 없이 하니까 몸이 많이 상해버렸죠. 목수로 일하기 어렵지만 일감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다른 목사님들을 가르치고 일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실직한 집사님들도 있고요. 목수가 되려면 3년은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제가 그 일을 도우며 제 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이삼열 목사에게 노아카페는 산새교회 목회를 위한 터전이면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다. 카페에서 3명의 전도사가 일하고 있고, 직원은 무조건 불신자를 고용하고 있다. 신앙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기도로 업무를 시작하는데, 어느 순간보면 자발적으로 기도회에 참여하고 신앙을 고백하곤 한다. 

카페를 찾는 주민들은 대표가 목사라는 사실도 처음에는 잘 모른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직하게 경영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카페를 다시 찾게 되고, 결국 목회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1~2년 지나서 역시 저 사람은 목사였구나 하는 반응을 얻을 때 가장 좋습니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정직을 강조하고 있어요. 정직으로 영광을 받는 주체는 항상 하나님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호점 비스트로 오클라는 사역의 확장이다. 청년 일자리를 위한 또 다른 사업 아이디어로 덜컥 임대계약을 해서 막막할 때 누군가 보증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좋은 일을 한다는 이야기에 강남의 유명한 쉐프가 직접 찾아와 식당 안정을 돕기까지 하고 있다. 

“일을 하다 만난 사람들이 저를 보고 하나님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하고 싶습니다. 정직한 삶으로 예수님이 보일 수 있도록 말이죠. 이중직 목회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부부가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큰 힘이 됩니다. 특수목회를 하면서 변질되지 않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김포= 이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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