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간만을 달리도록 허락된 자리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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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간만을 달리도록 허락된 자리와 기회
  • 김종생 목사
  • 승인 2022.05.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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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생 목사/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담임목사 교체기에 교회들이 내부 갈등 가운데 교회가 분열되는 진통을 겪기도 한다. 교회 다툼의 이면에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갈등이 원인제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랫동안 코드를 맞춘 원로목사에 대한 향수는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 따라서 원로목사 사역의 장점을 계승하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후임목사의 목회철학이나 목회방식에 원로목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해 온 분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후임목사가 원로목사를 의도적으로 배척하고 비판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된다. 원로목사는 은퇴 현실을 받아들이고 후임목사의 사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한 말해야 하며, 후임은 조급하게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 말고 원로의 사역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원로와 후임은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라는 점을 이해하면서 원로와 후임 모두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였다. 문재인 정부 5년의 평가는 정부를 교체하는 쪽으로 결론지어진 것이다. 0.73%라는 근소한 차이로 선거의 승패가 갈리다 보니 패한 민주당 정부는 억울한 마음이 더 드는 것 같다. 선거 과정도 그랬지만 선거 이후 인수위가 새정부의 설계를 해가면서 신구정부의 힘겨루기는 곳곳에서 노정되었다. 민주당 정부는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촛불로 구축한 국민의 정부인데 탄핵정국과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재해와 부동산 관리의 실수로 마지막에 그만 점수를 잃었다는 관점이었다.

국민의 힘은 지난 5년 야당으로 지내오며 받은 여러 불이익을 떠올리며 이전의 정책과 성과를 부정하는 입장에 가까운 지점에 서 있었다. 전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나라의 현주소는 엄정하고 긴박하였다. 엄청나게 불어난 나라 빚과 부동산 폭등, 물가고로 국민들의 우려가 크고, 성장 동력은 꺼져가고 청년들은 꿈을 잃고, 정책과 인사는 진영논리로 민심은 갈기갈기 나뉘어졌다. 국제환경과 대외관계 역시 불안정하고 요동을 친다. 더욱이나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은 상대를 인정하고 더불어 함께 상생하는 관계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정치 현실이다. 

교회든 사회든 홀로는 안 되는 것을 절절하게 경험하고 있다. 엄연히 다른 두 세력이 온존하기에 서로 손을 맞잡지 않으면 한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실정이다. 사도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상생과 통합의 지혜를 언급하고 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네 분파 곧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가 있었다. 바울은 복음을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고 베드로는 예루살렘교회를 대표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바울이 심고 아볼로가 물을 준 식물을 자라게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임을 분명히 하면서 서로 다른 역할을 통하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이다.  

어느 건축현장에서 벽돌을 쌓고 있는 전문가에게 멀리서 바라보던 꼬마 아이가 삐뚤다고 소리를 쳤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꼬마는 “멀리서 보면 다 보여요”라고 답한다. 당사자로 내부에 있으면 전체를 볼 수 없으며 객관적일 수 없다. 조금만 멀리서 바라보면 전체가 보이는 법이다. 그렇다고 벽돌을 쌓는 전문가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님은 내가 길이라고 선언하셨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독점하고 싶어하는 정답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 하늘의 것이라는 선포 같은 것이리라.

사람들은 자기 경험과 입장에서 서로 함께 답을 찾아가되 내가 오판할 수도 있다는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답을 알고 있다는 오만과 내가 최선이라는 독선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전의 것은 다 틀린 것 같은 오만에서와 내가 메시아가 되려는 독선에서 벗어나, 구축해 놓은 이전의 것에서 다시 이어달리기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들은 한 구간만을 달리는 역할을 부여받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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