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전화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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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전화하지 마세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2.05.03 1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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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 이야기 (200)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우리 교회 부교역자로 있다가 다른 교회 부교역자로, 또 담임으로 부임한 목사들도 있지만 개척한 목사들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형편이 안 될 땐 어려웠지만 차츰 부흥하며 형편이 나아졌을 때 당회와 의논해서 10년 이상 우리와 함께 하다가 개척을 시작하는 목사님들에게 퇴직금 5천만원, 카니발 한 대를 지원했습니다. 현재 한분은 2년 동안 매달 200만원, 또 한분은 월 200만원씩 3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만남의 자리에서 제가 전화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요, 지금까지 전화가 걸려온 적도 없지만 만약 전화가 왔어도 저는 받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개척한 목사이지만, 사실 이 땅에서 개척 교회를 시작하려면 어쩔 수 없이 온 가족을 저당잡고 시작합니다

1990년대 말 한국의 개척 교회 중 재정적으로 완전히 자립한 교회는 전체의 24.4%에 불과했고, 평균 개척자금은 9천만원 정도였습니다. 개척 교회는 개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평균 7명 정도가 되고, 6개월이 지나면 15명으로 늘어나고, 개척 1년 후에는 24, 개척 2년 후에는 34명으로 늘어나지만 개척 3년 후에는 다시 32명으로 하락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 교회 개척의 패턴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지금 통계는 이보다 더 어려운 거구요, 보통 개척 후 3년 즈음이 대부분 그 교회가 자립으로 가느냐’, ‘정체되거나 후퇴하느냐결정된다 하더라구요.

교회 개척~ 사실 저는 뭔지도 모르고 그냥 어쩌다가 시작 한 경우였습니다.

39평의 작은 개척교회인데도 텅 비어 보이는 예배당에 아내와 3살짜리 딸을 앉혀 놓고 설교해야 하는 개척 교회 목회자의 심정을 아시는지요? 매달 월세와 함께 할부로 구입한 여러 가지 물품 때문에 300여만원이 지출되어야만 하는데, 100만원 정도의 헌금만 들어올 때 ~ 개척 1년이 지나 자립하지 못하면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게 바로 이거구나하는 심정을 아시는지요?

그렇게 어려울 때 개척교회 목회자인 나를 살린 건, 누구 하나 도움이 없어 주님 앞에 도와달라고 엎드려야만 되는 현실이었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막막한 현실이었고, 어느 금요일 밤 심야기도회는 아내도 나올 형편이 못돼, 홀로 그 예배당에서 금요기도모임을 해야 하는 처지도 있었습니다. 기독교백화점에서 기도원 음악만 나오는 테이프를 틀어놓고, 혼자 눈을 뜨면 불안해서 차라리 눈을 감고 목소리 터져라 찬송을 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홀로 찬양하다가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요!

개척을 나가는 목사님들에게 내게 전화 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건, 오직 주님만 붙들고 목회해야 한다는 당부이기도, 저는 예수님이 아니기에 더 이상 저나 우리 교회가 보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때라도 주님만을 의지하는 자를 주님이 결코 외면하지 않으심을 믿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목회요? 때로 외롭습니다. 그렇지만 그 외로움의 시간에 주님만을 바라볼 수 있다면 분명 은혜 체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주님은 시퍼렇게 살아 계시거든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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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2022-05-03 14:59:42
철야예배 목사님의 기도하는 뒷모습 넘넘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