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도권 교회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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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도권 교회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4.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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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도전/SFC/정재영 지음

 

교회는 교회인데 교단이 없다? 당장 이단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교단이라는 역사와 전통이 쌓아온 배경과 제도의 혜택도 누릴 수 없다. 그럼에도 교단 배경이 없는 교회, 비제도권 교회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는 왜일까.

한국교회 종교사회학을 선도하고 있는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이번엔 비제도권 교회에 주목했다. 제도라는 틀 안에 속해있지 않은 교회들을 만나 설문과 면접, 질적조사와 양적조사를 병행해 비제도권 교회의 현실과 생각을 파악해봤다. 그리고 그 결과를 신간 계속되는 도전’(SFC출판부)에 담았다.

비제도권 교회는 시스템에 속해있지 않은 만큼 형태도 다양하다. 건물과 성직자, 교단이라는 기존 교회 형성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미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가정교회를 포함해 평소엔 카페를 운영하다 일요일에는 예배를 겸하는 유형, 도서관 운영과 교회를 함께하는 유형, 음악을 나누며 공동체를 추구하는 하우스 콘서트형, 사무실이나 학원의 비는 시간을 이용해 모이는 일터교회 유형도 있다.

비제도권 교회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교회의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있어서라고 본다. 대부분 신앙공동체라고 하면 인격적인 관계와 영성 나눔을 기대하는데 기존 교회는 시스템이 고착화될수록 교회라는 제도를 운영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주객전도가 일어날 수 있다. 또 성장이 제일의 목표와 가치가 되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비제도권 교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모든 일엔 명암이 있는 법. 비제도권 교회에게도 단점은 있다. 우선 이단사이비로 오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단 논란까진 가지 않더라도 배경 교단의 무게감을 중시하는 한국교회 분위기에서 인정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연말 정산을 할 때 교회에서 기부금 증빙을 해주기 어렵다는 약점도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비제도권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마음은 어떨까. 일단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성공적이다. 정 교수는 비제도권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 목회의 방향성과 목회자의 도덕성, 평신도 의사 결정 참여, 설교와 재정 운용에 있어 성도들의 역할이 크고 참여가 적극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권에서 나온 모임이다보니 참여도와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보완해야할 영역도 있다. 특히 정 교수는 투명한 운영을 위해 외부 회계 감사 제도를 도입할 것을 권했다. 공적영역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성전 건축이라는 말에 예배당 키우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은 면에 대한 대안적인 모습으로 비제도권 교회는 긍정적 사례라고 본다. 비제도권 교회에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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