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재난, 시리아 내전 1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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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재난, 시리아 내전 11주기”
  • 이진형 기자
  • 승인 2022.04.2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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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 시리아 과부캠프 여성·아동 관련 보고서 발간
보건의료·거주 공간·보호 등 기본적인 서비스 부족 호소
월드비전이 ‘시리아 과부캠프 여성과 아동: 희망 없이 버려진 이들’ 보고서를 발간했다.
월드비전이 ‘시리아 과부캠프 여성과 아동: 희망 없이 버려진 이들’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조명환)이 시리아 내전 발발 11주기를 맞아 ‘시리아 과부캠프 여성과 아동: 희망 없이 버려진 이들’ 보고서를 발간했다.

월드비전은 국제 NGO로서는 최초로 현지 파트너기관들과 협력해 시리아 난민들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과부캠프’의 여성과 아동들의 삶에 대해 조사했다. 이 보고서에서 ‘과부캠프’는 이혼, 내전으로 인한 남편의 사망이나 실종으로 홀로 살아가는 여성과 그 자녀가 거주하는 캠프를 말한다. 월드비전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한 달여간 시리아 북서지역 28개 과부캠프에 거주하는 응답자 419명(성인 여성 200명, 11~18세 아동 139명, 6~10세 아동 8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부캠프의 여성과 아동들은 방임, 언어적·신체적·성적 학대, 조혼, 아동노동을 포함한 만성적이고 극심한 폭력에 노출돼 있다. 조사 대상 여성의 95%는 부정적인 감정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지만 정신건강 지원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며, 88%는 보건의료서비스, 적절한 거주시설, 보호에 필요한 안전망과 같은 필수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아동들은 폭력과 학대를 경험하고 있으며, 11세 이상 아동의 83%는 안전한 공간과 보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11세 이상 남자 아동은 성인으로 간주되어 강제로 과부 캠프에서 떠나게 하기 때문에 무장단체로 징집될 위험에 처한다.

월드비전 중동·동유럽 지역 총괄 책임자 엘리노어 몬비엇은 “과부캠프는 시리아 분쟁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서 완전히 그리고 부당하게 배제되고 있다”며 “모든 인도주의 기관들은 과부캠프의 여성 및 아동을 위협하는 모든 보호적 측면에서의 위험들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다루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내전은 현재까지 11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인도적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 1,300만 명이 넘는 시리아인들이 여전히 전쟁과 박해의 영향을 받고 있고, 아동 250만 명을 포함한 620만 명은 국내실향민이 되었다. 월드비전이 2021년 발간한 ‘Too High a Price to Pay(경제적 손실과 파괴된 아동의 삶)’ 보고서는 분쟁으로 인한 시리아 경제의 누적 재정 손실을 1조2천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했고, 시리아 아동의 기대수명은 13년 단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면서 10년 넘게 한 나라를 초토화시킨 시리아 내전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아동들은 가정 안팎에서 매일 행해지는 심각하고 다양한 형태의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필수적인 사회적 보호나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꿈과 희망을 빼앗기고 있다”며 “월드비전은 시리아뿐 아니라 예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 전 세계 전쟁 피해 국가 아동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시리아 인도적 지원계획 내 ‘보호’분야에 대한 지원은 29%만이 충족돼 아동보호를 위한 노력이 제한 될 수 밖에 없었다”며 “오는 5월 예정된 ‘제6차 브뤼셀 시리아 및 주변국 지원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모든 공여국들은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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