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를 점검하는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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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점검하는 교과서
  • 정석동 목사 / 전주창성교회
  • 승인 2022.04.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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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설교학 개론」 예배와 설교아카데미 / 정장복 저

백석정신아카데미에서 주관한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을 위한 기도학교와 설교세미나를 공부하였습니다. 성경 읽기와 암송, 많은 목회 자료들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읽기 좋은 설교 문안을 만드는 작업은 수월해졌습니다. 목사로서 기도와 말씀으로 목회 사역을 수행하면서, 지속하는 고민은 역시 설교이었습니다. 작성한 설교 문안을 금요일에 카페에 올리고, 원고를 큰 글자로 출력하여 귀가 어두운 성도들에게 미리 배부해 주일까지 한두 번씩 먼저 읽고 오도록 하였습니다. 

설교 원고를 미리 본 성도들이 “목사님, 설교 원고는 너무나 좋습니다. 그런데, 막상 예배 시간 설교는 글처럼 다가오지 않습니다”라고 정직한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그때 다시 읽고 표준으로 삼은 책이 ‘한국교회의 설교학 개론’이었습니다. 한국교회, 아니 전주창성교회의 강단 현장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한 주에 10편 이상 잦은 설교가 설교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다”라는 뼈아픈 지적을 수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일예배를 위한 설교를 준비하고, 다른 시간은 성경에 관련된 공부로 전환하였습니다. 새벽 예배 설교도 묵상 자료집을 선택하였고, 담임목사가 없을 때 누구든지 미리 준비된 본문과 말씀을 읽도록 하였습니다. 설교 횟수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주일예배 설교 한 편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이 책은 설교자의 언어, 특히 한국어의 주어 생략 문제를 지적합니다. 설교는 성삼위 하나님이 주어이어야 하는데, 설교문장에서 설교자가 주어가 되어 “아멘”을 유도하거나, 축복이나 축원을 남발한다는 지적입니다. 제가 작성한 여러 편의 문장을 검토해보고, 녹음을 들어보니, 이 주어 생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느 문장이나 설교에서는 설교자가 주인이 되어 호통을 치고 명령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은 예화의 남발을 지적합니다. 설교 본문을 읽고 예화와 간증으로 예배를 마치는 설교 일탈을 지적합니다. 설교를 하나님 말씀으로 듣고 결단하고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적용해야 하는데, 회중들은 ‘오늘도 예화 잔치로 끝나는구나’라고 탄식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형식의 설교를 작성하되, 꼭 삼지창 설교에 종속하지 않고, 연중 계획과 주간의 단계적 계획으로 양질의 설교 준비를 제안합니다.

정석동 목사

설교자로서 설교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은 목사의 필수자세입니다. 많은 방법과 수단을 알려주는 책들보다 설교의 기본을 다루는 설교학 개론을 다시 교과서로 삼고 자세를 다듬습니다. 저는 웨스터민스터신앙고백과 대소요리문답, 조직신학 등 여러 신학서적과 함께 장로교회 목사요, 설교자로서의 기본자세를 늘 점검하는 교과서로 이 책을 사용합니다. 목회를 시작하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설교에 도움이 되는 ‘한국교회의 설교학 개론’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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