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상상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은 명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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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상상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은 명작 소설
  • 서성철목사(공주 새소망우리교회)
  • 승인 2022.04.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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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존 번연의 「천로역정」

 

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제임스 스카스 게일 선교사(1863~1937)에 의해 처음으로 한글로 번역됐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제임스 스카스 게일 선교사(1863~1937)에 의해 처음으로 한글로 번역됐다.

「천로역정」(天路曆程, The Pilgrim’s Progress)은 영국의 설교가며 작가인 존 번연(John Bunyan, 1628.11.28~1688.8.31.)이 1678년에 출간한 책으로 원제목은 “이 세상에서 다가올 세상으로 가는 나그네의 길”(The Pilgrim’s progress from this world to that which is to come) 이며 한국말로는 “천국을 향한 순례자의 여정”이라 한다.
  
 이 책은 씌여진 지 오래되기도 했을 뿐아니라 전 세계인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우화적으로 쉬우며 신앙생활하는 사람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등장인물들 이름도 익숙하고 단순하며 내 자신의 속믿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제1부에서 주인공의 이름은 크리스쳔(Christian)인데, 그 실체가 바로 나 자신이다. 즉 내 자신이 크리스챤으로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주인공과 함께 등장하는 사람 복음전도자(Evangelist), 그도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바로 복음을 전하는 목사이다.

이 외에 모든 사람의 이름이 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이며, 이 이름이 바로 나 자신의 신앙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즉 신실, 믿음, 소망, 담대 등이 등장인물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의 믿음을 반영해 주고 있다. 절망, 의혹, 의심, 아첨, 순진, 우매, 나태, 건방, 수다 등의 등장인물도 나 자신의 속 믿음의 이름들이다. 이 인물들이 소설에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어쩜 나의 속 사람, 속 믿음을 그렇게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지, 책을 읽으면서 재미도 있고 거울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아 마음 뜸끔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주인공 크리스챤이 멸망의 도시 장망성이란 현실세계에서 출발하여 여러 도시를 거치고 많은 사람을 만나 절망의 수렁에 빠지고, 좁은 문에서 마귀를 만나고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죽을 뻔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복음전도자가 나타나 천성으로 가는 길로 가도록 권유하고 승리하리라 격려해 준다. 그래서 크리스챤은 결국 목적지인 천성에 다달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소설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신앙생활 잘 하여서 승리하고 천국에 가게 된다는 희망과 자신감과 믿음을 갖게 하니 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  
 

천로역정의 작가 존 번연
천로역정의 작가 존 번연

제2부는 6년 뒤인 1684년에 완성되었는데, 1부 주인공 크리스챤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와 네 아들들이 순례자의 길을 가면서 겪는 시험 환난 절망 어려움 겪는 이야기이다.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 무신론자, 무식, 아첨, 물욕, 의심, 세상 지혜자 등이 허영의 도시로, 절망의 계곡으로, 데마(유혹)의 금광에 데려가지만 이럴 때마다 하나님이 주인공에게 역사하시어 필요한 것을 예비해 주셨다 구원해 주신다.

그 결과 천로역정의 주인공인 순례자들이 천성에 들어가 황금 옷을 입고 금관을 쓰고 정결하게 된다. 순례자는 마지막 관문인 요단강 “죽음의강”을 건너야 하는데 그 강의 깊이는 순례자의 믿음에 따라 달라진다. 믿음이 좋은 순례자는 요단강을 쉽게 건널 수 있으나 어떤 이는 요단당 건너기가 쉽지 않다.   

천로역정은 영국의 청교도 사상과 이념을 구현하는 내용이다. 영국은 국교를 반대하는 존 번연에게 박해를 가하면서 복음전파 금지와 공동기도문 위반 설교를 했다는 명분으로 감옥에 가두었는데, 수감 생활 12년 동안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청교도 서적을 읽고 신실한 아내의 신앙에 영향받아 역사에 길이 남을 설교자가 되고 세계적인 명작 소설가가 되었다.  

이 책은 신앙생활하는 사람들 특히 목회자와 이 글을 쓰는 본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 크리스챤의 목적지는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 가기가  쉽지 않다. 외부적인 유혹과 시련과 환경 조건 뿐 만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약함, 나태, 건방, 무지 등으로 크리스챤이기를 포기하고 복음전도자이기를 중지하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다. 그럴 때마다 피할 길을 주시고 다시 일어나 나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결국 천국, 천성에 들어가 천사와 의인들만 있고 악인은 전혀 없는 곳에서 살게 된다는 믿음을 갖게 해 준다.    

  본인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 그림이 많이 들어있고 글씨가 큰 천로역정을 읽었다. 만화책 보듯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그 의미와 내용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다 백석대학교 대학원 기독교문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수업의 일환으로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천로역정의 진정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400여년 전에, 학교도 많이 다니지 않았던 사람이 어쩜 이렇게 성경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설교가가 되고, 성경에 상상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어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소설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놀라움과 감탄과 더불어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서성철 목사
서성철 목사

동시에  내 자신의 신앙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게 된다. 명 설교가 스펄젼은 “천로역정은 성경 다음으로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책이다”라 했는데, 그는 이 책을 백 번 이상, 일 년에 두 번 이상 읽었다 한다. 오늘날 많은 읽을거리가 있어도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이 많지 않은데, 천로역정이야말로 상상력과 신앙적 사고와 경건한 묵상을 한꺼번에 하게 하는 읽을 가치가 큰 고전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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