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전소된 교인 찾아가 기도하고 위로금 전달
임시 거처 생활 장기화 우려…'신속한 지원' 약속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 임원들이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상북도 울진지역을 돌아보고, 가옥이 전소된 교단 소속 가정을 위해 주택을 직접 건축하기로 했다.
부총회장 김진범 목사와 서기 이승수 목사, 사무총장 김종명 목사 등 총회 임원들은 지난 30일 경북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해뜨는교회(담임:김창기 목사)와 이 교회 교인인 김유화 집사 가정을 방문했다.
임원들은 해뜨는교회 김창기 목사로부터 산불 피해 당시 상황을 청취했다. 김 목사는 “산불 발생 당일, 병원 진료차 집을 비운 교인 가정에 불이 옮겨붙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교인의 노모와, 강아지를 구출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김 목사가 도착했을 당시만 해도 화재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가옥에 인접한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계속 화재가 번졌고, 조립식 가옥의 내장재에서 발생한 유독가스로 인해 김 목사도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김 목사는 “지붕에서 진화 작업을 마치고 내려오다 넘어져 부상을 입었지만, 아픈 줄도 몰랐다. 불에 타는 교인의 집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김 목사는 “2년 전 물난리 때 큰 피해를 입었던 집이어서 더욱 마음이 쓰였는데, 산불로 결국 전소되고 말았다”며 “물난리보다 더 무서운 것이 불난리더라.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교회에서도 어려움을 당한 교인을 위해 긴급하게 모금을 진행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김유화 집사와 노모는 현재 마을의 폐교에서 임시로 기거하고 있다. 군에서는 임시 거처와 새집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주택공사와 방안을 협의 중이지만 재원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이야 다양한 경로로 화재 구제금이 모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이 줄어들면 과거 포항 지진 사례처럼 이재민들의 임시거처 생활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총회에서는 새로운 거처 마련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지난 11일 임시임원회에서 모금운동을 결의했고, 현재 모금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총회가 가진 건축 역량을 활용해 다방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류영모 목사)을 중심으로 전체 전소된 가구 369채 가운데 10분의 1인 35채를 회원교단들이 한 채씩 분담해 지어주자는 논의가 진행중이다. 예장 백석 총회에서는 김유화 집사의 집을 맡아서 건축하게 될 전망이다.
예장 백석 부총회장 김진범 목사는 “총회를 중심으로 모금이 이미 진행되고는 있지만, 현장에 와보니 더욱 신속한 지원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며 “어려움을 만났을 때 총회의 모든 교회가 합심하여 복구하는 것이 의무이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단순한 지원의 차원을 뛰어넘어 이웃에 복음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어려움 당한 이웃에게 힘이 되고 귀감이 되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택이 전소된 김유화 집사는 총회 임원들의 위로 방문에 감사를 표했다. 김 집사는 “큰 어려움을 당했지만, 돕는 손길들이 있어 힘이 난다”며 “믿지 않는 자녀들도 교회의 관심과 사랑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신앙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문한 총회 임원들은 교회와 피해 가정에 위로금을 전달했다. 임원들은 해뜨는교회가 소속된 경북노회 임원들과 함께 뜨겁게 기도하면서 산불피해의 빠른 회복을 간구했다. 백석 총회는 울진 산불피해 돕기 모금을 전개함과 동시에 피해 가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지원을 전개할 방침이다.
예장 백석총회 장종현 총회장은 최근 목회서신에서 모금운동과 관련해 “나눔은 먹고 쓰고 남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쓸 것을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나눔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협조해 달라”고 총회 산하 모든 지교회들의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