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인정 않는 유대교는 기독교와 교리적 차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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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 인정 않는 유대교는 기독교와 교리적 차이 분명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2.03.2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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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 초기 교회의 이단과 이설(3)

유대주의적 이단: 에비온파 (Ebioni tes) : 기독교의 발전 과정에서 교회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유대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기독교와 유대교는 구약이라는 공통의 경전을 지니고 있고, 기독교는 유대교적 배경에서 태동되었고 유대교로부터 4가지 근본적 개념을 계승했다.

첫째가 유일신론이었다. 고대 종교의 특징은 다신교였다. 고대 종교에서 유일신 사상을 가르친 종교는 유대교와 기독교뿐이었다. 바로 이런 유일신관 때문에 초기 기독교는 무신론자(ἄθεοι, 이 단어는 신약에서 오직 한 번 엡 2:12절에 나온다)라고 비난받았다. 둘째는 하나님의 인격성이었다. 하나님을 경배의 대상으로 여겼고 하나님은 무인격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셋째는 축자적 계시개념이었다. 유대교는 구약을 하나님의 축자적인 계시로 받아들이는데 기독교도 구약과 신약을 축자적 계시로 받아들인다. 넷째, 인간사에 섭리하시는 하나님, 곧 인간 역사에서의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와 섭리를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유대교와 함께할 수 없는 교리적 차이를 지니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유대교는 모세가 가르친 율법의 준수를 구원의 길로 인식하며, 예수를 그들이 대망하던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복음에 대한 해명과 기독교 복음의 전파과정에서 유대교와의 결별은 불가피했다. 유대교는 근본적으로 민족종교였고 민족주의적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이방인들의 유대교로의 개종이 없지는 않았으나 유대교는 유대민족이라는 한계 안에 있었다. 유대 선민사상과 함께 유대교의 종교적 전통은 이런 민족주의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사렛에서 출발한 기독교는 사도바울의 전도여행을 통해 이방세계로 전파됨으로서 사회계층을 뛰어넘고 인종적 혹은 민족주의적인 한계를 넘어섰다. 특히 바울의 1차 전도여행(행 13~14) 이후 기독교회는 유대주의의 벽을 넘어 탈민족적인 보편종교로의 정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안디옥에 세워진 교회(행 11:19~26)는 이방지역 최초의 교회이자 이방지역 전도의 전초기지였다.

1차 전도여행의 결과로 할례 받지 않는 이방인의 구원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모였던 최초의 교회회의가 49년에 소집된 예루살렘교회 회의였다. 이 회의는 기독교의 전파과정에서 유대교적 전통의 효용성을 검토하는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는 이방인에게 유대 율법의 의무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방인에게 할례를 요구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유대적 배경의 구성원들과의 조화를 위해 피 흘린 것을 멀리할 것 등 유대교적 전통의 준수를 권장하는 선에서 화해를 도모하였다.

이 결정은 사실상 유대교와의 일정한 선을 긋는 것으로서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유대교와는 다르다는 선언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기초한 기독교회는 이스라엘 공동체와는 다르며, 교회, 곧 에클레시아(έκκλησία)는 유대인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성전이나 회당과는 달리 누구든 모일 수 있는 ‘모임’(meeting)임을 보여주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에클레시아가 여러 폴리스에서 개최된 시민총회(民會)를 의미했지만, 이 단어는 기존의 유대교의 회당 및 종교적 모임을 칭하는 시나고그에 대응하는 단어였다. 교회는 유대민족만을 위한 집회소가 아니었다.

49년에 소집된 예루살렘교회 회의는 이방인들에 대한 적극적 선교를 강화하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선교 초기에는 회당이 복음전도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나 60년대를 거쳐 가면서 기독교와 유대교는 점진적으로 결별하게 된다. 그렇게 됨으로서 기독교가 유대교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는데, 예루살렘교회 회의는 이런 분리의 분수령이 된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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