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용량 초과분 명료화하고 회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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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태용량 초과분 명료화하고 회개하기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03.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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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7월 29일. 우리에게 한 해의 몫으로 허락된 모든 생물학적 자원을 소진한 날짜다. ‘지구 생태용량 한계의 날(Earth Overshoot Day)’이다. 1970년에는 12월 30일였고, 1996년에는 3개월 앞선 9월 30일, 2020년에는 4개월 앞선 8월 22일이었다. 2020년 들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전년보다 3주 늦추어졌으나 일시적 현상이었다.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고 경기가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당겨져 7월 29일로 당겨졌다. 이후 5달은 내 것 아닌 후손의 것, 자연의 것을 꺼내어 쓴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빌려 쓰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은 온실가스도 배출해 생태 적자를 내 갚을 능력이 없으니 도둑질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한 가지, 해당연도에 지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게 하나 더 있다. ‘생태 발자국(Footprint)’ 지수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지구 자연자원과 생태계 서비스를 지구 몇 개 분을 쓰고 있을까. 현재 전 세계가 소비하는 자원의 수요는 평균 1.7개의 지구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보다 두 배나 더 많은 3.5개를 쓰고 있다. 지구란 곳이 우리의 필요만큼 풍성히 생산하여 제공하도록 지어졌지만, 그 능력은 무한하지 않다. 과도한 남획과 벌채, 탄소 배출 등으로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생태 자원을 소비해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을 지속할 수 없다. 이미 수많은 생명이 제 필요조차 채우지 못해 고통 중에 죽어가고 있다.

일례로 현재 기아인구가 전체 인구의 10%인 8억 명(2020년 현재)이다. 전 세계가 2030년까지 굶주림을 없앤다는 ‘제로 헝거’(Zero Hunger) 목표를 세우고 그 달성을 위해 애써왔는데 그 달성은 어렵지 싶다. 코로나19와 기후 재앙으로 전 세계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고 소득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식량 위기를 역설적이게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식량을 생산하는 데서 원인을 찾는다. 특히 ‘식량 폐기물’을 주목하는데,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니만큼 미래에 식량 생산을 제약하는 악순환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한다. 또 ‘식량의 망실과 폐기’를 하나의 국가로 보면 탄소배출 상위 세 번째 국가에 해당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어떻게 해야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을까? 우선은 나 자신과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의 생태발자국을 살펴야 한다. 먹고 입고 즐기고 또 머물고 이동하기 위해 무엇을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 쓰고 있는 제품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버리는 것은 더 쓸 수 있거나 공유할 수 있는 건 아닌지, 내 곁에서 사라진 자연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이 개인별 생태발자국 지수를 확인하게 하는 자가진단 온라인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으니 활용해보길 권한다(https://url.kr/5c96k2).

그리고 가능한 대로 각자 자신이 초과해서 사용한 것을 명료화하는 대화모임을 가져보자. 초과한 것의 내용과 양을 명료화하면서 구체적으로 덜어내는 공동의 실험을 해보자. 교회 안의 중보기도 모임에 기도 지원을 요청해도 좋고, 기존 기도회 순서 안에 지구에 대한 생태적 책임을 확인하고 그간의 잘못을 회개하고 돌이켜 창조주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하도록 기도하게 해도 좋다. 무엇이 됐든 허락된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리고,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 이웃 사랑의 마음이 부족했음을 회개하고 삶의 방식과 기반 시설이 바뀔 수 있도록 기도하게 함이 마땅하다. 그래야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의 자녀, 그리고 다른 동료 피조물들의 생존이 지속 가능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주께 바로 서서 회개하고 지구복원을 위한 도움을 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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