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역 언제까지? 공동체가 필요로 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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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역 언제까지? 공동체가 필요로 할 때까지!”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3.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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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 ‘청년 사역자’ 주제로 온라인 포럼
청년과 깊은 관계 형성 중요… 체계적 사역 훈련 공유돼야

교회에서 청년은 멸종위기종이다. 공동체에 젊음을 불어넣어줄 청년의 숫자가 점점 줄어간다. 출산율 감소의 여파가 이제 청년 세대에 까지 닿는 시기가 된 것에도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다원주의 사회 속에서의 가치관 변화와 교회 이미지 추락이 준 영향도 적지 않다.

그래서일까. 청년을 주목하는 이들은 많다.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고민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들이 모색된다. 좋은 신호다. 하지만 청년을 조명하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이들을 섬기는 청년 사역자들은 그림자처럼 가려진다. 멸종위기종 청년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 사역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다.

그래서 학원복음화협의회 캠퍼스청년연구소는 청년 사역자들의 실태에 주목했다. 지난 21청년 사역자를 주제로 캠퍼스청년연구소 온라인 포럼을 열고 청년 사역자들의 정체성과 소명, 이들이 직면하는 무제와 고민, 사역 훈련과 만족도에 대해 파헤쳤다.

 

관계가 사역의 시작

늘 젊은 피를 수혈 받는 청년 사역자에게도 고민은 많다. 담임목사와의 관계는 그 중 가장 현실적인 고민 중 하나다. 담임목사의 목회 방향과 청년공동체의 비전에 차이가 있어 갈등이 생긴다면 청년 사역자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학복협 청년사역자훈련학교 실행위원으로 섬기고 있는 김세진 목사(원주참된교회)는 일단 권위에 순종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아무리 유능한 청년 공동체라도 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담임목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는 필수적이라며 청년 사역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역이 중요하다. 청년 사역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사역 계획과 보고를 꾸준히 올려 신뢰를 형성하고 리더십과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만약 의견이 상충된다면 청년 공동체에 반드시 필요한 사역인지 한 번 더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 목사는 검토 후 꼭 필요한 사역이라 판단되면 사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세히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담임목사보다 더 높은 권위자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해야 한다. 공동체에 꼭 필요한 사역이라면 결국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권면했다.

변화무쌍한 청년들의 트렌드를 따라가며 청년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사역자의 과제다. 김세진 목사는 청년 그 자체를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관계형성은 꼭 필요하다. 그들의 삶의 자리와 고민을 알게 되면 그들의 내면을 터치하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접촉을 권했다.

관계 형성은 청년 공동체의 규모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소규모 공동체의 경우 리더십뿐 아니라 일반 청년들 전체와도 개별적으로 교제하고 심방하며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 만약 150명이 넘는 중규모 이상이라면 리더십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사역에 효율적이다. 다만 심방을 위해서라도 이성 청년들과의 일대일 만남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교회에서 젊은 부목사에게 청년 사역이 맡겨지는 만큼 언제까지 청년 사역을 전담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모든 사역자는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까지 사역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다음으로는 공동체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가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공동체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사역을 쉽게 그만두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사역 훈련=좋은 사역

청년 사역자들이 어떻게 훈련받고 있으며 사역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실태를 살피는 조사도 공개됐다. 학복협 캠퍼스청년연구소장 김성희 목사는 지난 217일부터 33일까지 온라인으로 133명의 청년 사역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 사역자 표본의 구성은 41~50세의 청년 사역자가 49명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34~40세가 38명이었으며 51세 이상이 2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33세 이하는 18명으로 가장 적은 수였다. 청년 사역을 지속한 기간으로는 3~5년이 53, 6~10년이 27, 2년 이내가 26명이었고 11년 이상 지속한 사역자는 23명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사역 훈련의 만족도는 5점 척도에 3.7점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역 만족도 역시 6점 척도에 3.96점으로 보통 수준을 상회했다. 주목할 점은 사역 훈련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사역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이번 조사로 청년 사역자의 사역 훈련이 사역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이 검증됐다면서 한국교회 안에 청년 사역자의 훈련 장단점을 검토해 사역 훈련 만족도를 높이고 훈련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결국 사역 만족도를 높이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 사역자의 사역 만족도는 결국 청년들을 향한 질 좋은 사역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역 훈련 중에서는 공식 사역 훈련이 비형식 사역 훈련보다 사역 만족도에 주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김 목사는 체계화되어 잘 만들어진 사역 훈련 철학과 내용, 프로세스가 사역 만족도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라며 잘 만들어진 청년 사역 훈련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보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역 훈련 외에 사역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는 책임감(M=4.30), 관계성(M=4.26), 인정(M=4.23) 요인이다. 이에 김 목사는 청년 사역자의 높은 만족도를 위해서는 자기 주도성과 관계성, 인정에 있음을 알고 격려하는 담임목회자와 당회가 필요하다. 또 열악한 청년 사역 생태계 속에서 생존과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내고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는 청년 사역자 네트워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청년 사역자들의 사역 현장과 필요를 반영해 적절한 측정도구를 개발하거나 수정하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현장 중심의 질적 연구가 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어 청년 사역자의 사역 훈련 실태를 보다 깊이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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