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기쁨 되는 힙합 뮤지션… 랩으로 복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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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기쁨 되는 힙합 뮤지션… 랩으로 복음 전합니다”
  • 이진형 기자
  • 승인 2022.03.1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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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人사이더 ㉗ ‘크리스천 래퍼’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 18학번 홍윤태(아넌딜라이트)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실력파 래퍼로 호평
다음 세대에게 랩으로 하나님의 사랑 전하는 문화선교 꿈꿔


‘대한민국 힙합 수능’으로 불리는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예선 무대에 환한 미소를 가진 청년이 올라와 수줍게 마이크를 잡았다. 흔히 ‘힙합 가수’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 사뭇 다른 해맑은 모습에 어색함도 잠시, 그는 출중한 랩 실력과 뛰어난 무대 장악력으로 지켜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을 더 당황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그가 부른 노래의 가사. ‘60초 비트 랩 미션’에 맞춰 부른 ‘Aroma’라는 제목의 곡은 독실한 청년 그리스도인의 신앙 고백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주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주님께 속한 자들의 고함 야 너도 포함 우리 모두가 주 앞에서 향기를 내뿜는 거야 마음에 평화 그리고 평안 생명의 길로 인도하게 돼 yeah.”

‘아넌딜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래퍼 홍윤태 씨(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 18학번)는 지난해 말 방영된 ‘쇼미더머니 시즌10’에 출연해 실력파 래퍼로 호평받으며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했고, 무명 신인에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됐다. 경연 내내 랩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며 ‘크리스천 래퍼’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그는 자신의 노랫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었다.
 

아넌딜라이트는 ‘쇼미더머니 시즌10’에 출연해 경연 내내 랩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며 ‘크리스천 래퍼’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사진=Mnet TV 유튜브 캡처)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동료들과 함께 모여 예배하고 기도한다. (사진=하다쉬 뮤직)<br>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자신의 노랫말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사진=하다쉬 뮤직)


복음 전하는 ‘크리스천 래퍼’
우리나라 힙합계에 등장한 ‘크리스천 래퍼’가 그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정체성이 뚜렷한 가수는 흔하지 않았다. 2019년에 발매된 아넌딜라이트의 대표곡 ‘GOD'S DREAM’은 “I was born for the mission(나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태어났다)”이라는 첫 가사로 시작된다. 그가 쓴 곡 대부분에는 성경 말씀과 신앙 고백, 복음을 전하는 내용이 담겨있고 어떤 곡은 노래 후반부에 故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의 설교 음원을 그대로 넣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쇼미더머니 출연 중에 심사위원과 제작진으로부터 ‘종교 색깔을 조금만 빼줄 수 없겠냐’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살아가는 삶이다 보니 그런 이야기밖에 안 나온다”라며 꿋꿋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군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쇼미더머니 출연을 결심했고, 복음을 담은 ‘진짜’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하러 온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두려움을 쫓았어요. 아쉽게도 도중에 탈락했지만, 경연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감사한 일이죠.”

아넌딜라이트가 힙합계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그의 종교적 신념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그의 음악성은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돋보이기 충분했다. 예선부터 스페셜 무대까지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안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그에게 한 심사위원은 “하나님이 낳은 랩 기계”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넌딜라이트가 힙합계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그의 음악성 때문이었다. (사진=Mnet TV 유튜브 캡처)
아넌딜라이트가 힙합계에서 주목받게 된 이유는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그의 음악성 때문이었다. (사진=Mnet TV 유튜브 캡처)<br>
예선부터 스페셜 무대까지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안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그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사진=Mnet TV 유튜브 캡처)


실력파 힙합 뮤지션이 되기까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랩을 들었어요. 콘서트 연출 감독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학교까지 데려다주시던 차 안에서 힙합 음악을 틀어주셨거든요. 그때부터 완전히 빠져들어서 중학교 때 친구들이 공부하거나 게임 할 때 저는 혼자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죠. 지금도 음악 말고는 별다른 취미가 없는 ‘모범생’이랍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렇게 말을 빨리하지’라는 생각에 흥미를 느꼈다. 래퍼들이 내뱉는 가사들을 외우고 따라 부르다 보니 리듬에 맞춰 자신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는 힙합 음악에 매료됐다. 그는 비트 메이킹을 배우기 위해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힙합 뮤지션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랩을 접한 아넌딜라이트는 리듬에 맞춰 자신만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는 힙합 음악에 매료됐다. (사진=하다쉬 뮤직)
지난달 23일 백석예술대 입학식에서 축하 공연을 선보이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 18학번 졸업생이다.
지난달 23일 백석예술대 입학식에서 축하 공연을 선보이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 18학번 졸업생이다.

“진로를 고민할 시기에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음악을 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 같았어요. 반대하실 줄 알았던 부모님께서 오히려 적금을 깨서 비싼 장비들을 사주셨고, 그렇게 마련한 장비와 레슨비로 입시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하나님께 매달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1집 정규 앨범 곡들이 전부 그때 썼던 것들이죠.”

그가 지나온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은 하나님을 경험하는 계기가 됐고 지금의 아넌딜라이트를 만든 자양분이 됐다. 실력을 인정받고 유명해져도 여전히 그가 겸손할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동료들과 함께 모여 예배하고 기도한다고 했다. 각종 공연과 방송 출연, 음원 작업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넌딜라이트는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곡 ‘Mighty Freestyle’의 가사처럼 “하루 일과를 십일조 해서 그분 앞에” 드리며 사명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넌딜라이트. 그가 지나온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은 하나님을 경험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세바시 유튜브 캡처)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동료들과 함께 모여 예배하고 기도한다. (사진=하다쉬 뮤직)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동료들과 함께 모여 예배하고 기도한다. (사진=하다쉬 뮤직)

 

성공이 아닌 승리
아넌딜라이트는 한 인터뷰에서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선교를 다녀온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넌딜라이트’라는 이름도 네팔 선교를 통해 얻게 됐다. 네팔어로 기쁨을 의미하는 ‘Anande’와 영어로 기쁨을 뜻하는 ‘Delight’를 합쳐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은 그의 마음을 담아 랩 네임을 지은 것. 그는 네팔, 인도, 베트남 등 해외 단기선교를 다녀오며 소명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 시작을 하나님께 드려보자’는 마음으로 친구와 둘이서 보름 정도 인도 선교를 다녀왔어요. 거기서 만난 현지 크리스천 형제가 마지막에 헤어지면서 해줬던 말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인사하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천국에 가는 그날까지 제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음악으로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문화선교에 힘쓰려고 해요.”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동료들과 함께 문화선교에 대한 고민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하다쉬 뮤직)
지난달 5일 열린 '요즘힙합' 콘서트에서 랩을 하고 있는 아넌딜라이트. 그는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랩 네임을 지었다. (사진=하다쉬 뮤직)
아넌딜라이트는 크리스천 힙합 음악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문화선교에 대한 고민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하다쉬 뮤직 유튜브 캡처)

아넌딜라이트는 크리스천 힙합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모인 ‘하다쉬 뮤직(대표:전지)’ 크루 멤버들과 함께 문화선교에 대한 고민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는 ‘크리스천 아티스트’들이 실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성공이 아닌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대, 20대는 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입니다. 그리고 뭐든지 빨리빨리 소비하죠. ‘쇼츠’나 ‘틱톡’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콘텐츠들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생각’이라는 걸 할 겨를이 없어요. 저희가 만든 작품을 접했을 때, 빠른 매체들을 덮어놓고 잠깐이라도 생각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 세대가 문화 속에서 돈과 성공, 자기과시와 같은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해 생각한다면 승리한 거라 믿어요. 성공은 잠깐이지만, 승리는 영원합니다.”
 

그는 “다음 세대가 문화 속에서 돈과 성공, 자기과시와 같은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해 생각한다면 승리한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다.<br>
그는 “다음 세대가 문화 속에서 돈과 성공, 자기과시와 같은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해 생각한다면 승리한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Mnet 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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