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유권자, "'종교적 신념', 대선 후보 결정에 크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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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유권자, "'종교적 신념', 대선 후보 결정에 크게 영향"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3.02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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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연구소-목데연, 제20대 대선 관련 개신교인 인식조사
‘한국교회, 기독교 가치 후보 공개지지’ 10명 중 4명 찬성
목회자 정치적 발언 반대 '월등', 24% "특정후보 지지 경험"
아크연구소와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20대 대선 관련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독 유권자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지 후보자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일까.

아크(ARCC)연구소(대표:윤은성)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여론조사기관 ()피앰아이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기독교인 1,000명으로 대상으로 20대 대선 관련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9가지 요인 항목을 제시하고 영향을 미친 정도를 질문한 결과, ‘나의 종교적 신념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42.8%로 가장 높았다. ‘매우 영향을 미친다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을 합한 결과로, 다음으로가족의 의견 40.1%, ‘TV에서 정치적 평론가’ 36.9%, ‘유튜브 등 미디어’ 29.1% 순으로 표심 결정에 요인이 있었다고 반응했다. 

신문 등 인쇄매체 또는 출판물에서 정치 평론가 28.1%, ‘라디오에서 정치적 평론가’ 28%로 조사됐으며, ‘친구/지인’과 ‘SNS, 인터넷에서 정치 평론가’ 각각 27.4%26.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교회 목회자19%9가지 요인 중 가장 낮은 것도 눈길을 끄는 결과였다. 

또 기독 유권자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투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기독교인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 그렇다’(매우+약간)는 응답은 36.5%에 그쳤으며, ‘그렇지 않다’(별로+전혀)는 답변이 58.1%로 훨씬 많았다.

한국교회가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항목에는 10명 중 4명의 기독교인만 그렇다’(39.6%)고 답했지만, 2017년 조사에서 31.7%보다는 증가한 양상을 보였다. ‘그렇지 않다54.1%201765.6%보다 감소했고, ‘모르겠다2.7%에서 6.3% 증가했다.

교회가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데 대해 부정적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해 보면 '지지할 수 있다'는 반응이 더 많아졌고, '지지할 수 없다'는 반응이 감소하기도 했다. 

한국교회가 선출된 당선자가 향후 대통령직을 잘하는지 감시해야 한다’ 항목에는 56.6%그렇다고 답변했다. 5년 전 59%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찬성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대선 이후 한국 사회가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에는 '공정'이 31.3%로 가장 높았다. '통합'이 18.8%,' 정의' 17.5%, '성장' 13.6%, '평등' 11.5%, '자유' 7.1%, '기타' 0.2% 순으로 기독 유권자들은 바람을 나타냈다.  공정한 나라에 대한 열망에 큰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교회가 기독교 가치를 가진 후보를 공개 지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증가했고, 한편으로는 선출된 당선자가 향후 대통령직을 잘하는지 교회가 감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이는 한국교회가 이념 속에 빠져들기보다 올바른 정치를 위해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정치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 및 목사의 정치참여항목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목회자가 개인적인 자리나 모임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데는 52.8%가 찬성했지만, ‘교인들과 모인 자리27.6%, ‘설교 등 공식적인 곳’ 16.3%, ‘정치적 집회나 활동 참여’ 24.1%만 찬성했다. 특히 설교에서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은 73.6%에 달했다.

이번 대선기간 중 출석교회 목회자로부터 정치적 발언, 특정 후보지지 발언을 들은 적 있다는 데 대해 응답자의 24%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번 대선이 유권자들에게 쉽지 않았다고 하는 목소리가 기독 유권자들에게서도 확인되는 문항도 있다. 

대통령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서 기독교적 가치가 드러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자가 52.2%로 절반 이상이나 있었다. ‘잘 모르겠다’ 27.2%를 더하면 10명 중 8명의 기독 유권자는 기독교적 가치 후보를 찾지 못한 셈이다.

'선거철에 비개신교인 후보가 교회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73.1%긍정적으로 보인다’ 9.5%, ‘별 생각없다’ 17.4%보다 월등히 많았다.

아크(ARCC)연구소 윤은성 목사는 공약에 담긴 기독교적 가치와 향후 이행여부에 대한 감시 필요성 등에 대한 의사표명이 높은 점은 전반적인 정치의식이 성숙해지고 관심도가 성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면서 진영 간 갈등으로 심각한 국론 분열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가는 데 걸림돌인 만큼 한국교회가 화평케 하는 역할을 향후 잘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율은 12.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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