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인의 축하 속 격려금 지급, “출산은 하나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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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인의 축하 속 격려금 지급, “출산은 하나님의 기쁨”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2.03.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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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를 품다 ⑤‘다자녀가구’ 지원하는 교회들

“왜 교회에는 유독 다둥이 맘이 많을까.”

주변에선 다둥이 맘을 흔히 찾아보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청년들이 많은 교회에서 자녀 셋을 키우는 엄마 찾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소문(?)을 하다 보면 자녀 넷을 둔 엄마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혼과 저출산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자녀를 양육하기 어려운 가정을 위해 실질적 지원을 펼치는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하나님의 선물이자 축복”인 자녀출산이 더 이상 가정의 부담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적극적 나눔을 펼치는 교회의 사례를 찾아봤다.

대구동신교회 주일예배에서 셋째 출산을 한 가정이 나와 담임목사의 축복기도를 받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주일예배에서 셋째 출산을 한 가정이 나와 담임목사의 축복기도를 받고 있다.

“셋째는 교회가 키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자녀 혜택이 있지만, 실제로 다자녀 가구가 절감하는 혜택은 크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자녀 넷을 낳아 키우고 있는 다둥이맘 허은혜 간사사모(36·충주중원경교회)는 “유치원 선발이나 출산장려금, 아동수당 등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대학등록금 지원은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다자녀를 키우다 보니 워낙 변수가 많아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녀가 둘 이상일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아동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공공임대주택 등 주거 혜택도 있다고는 하지만, 이마저도 소득수준에 제한이 있고 경쟁률도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에서 다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에 축하금을 지급하며, 출산을 장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목감신일교회(담임:강대성 목사)는 교회를 등록할 경우 셋째 출산 가정에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넷째를 출산한 가정에는 200만원을 지급한다. 이밖에서 셋째 자녀를 출산한 경우 수련회비와 교육비 등 교회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은 해당 자녀가 20세가 되기 전까지 적용된다.

지난해 10월, 교회는 3자녀 이상 출산 가정에 축하금을 지급했다. 대상 가정은 세 가정으로 모두 셋째를 둔 가정으로, 각각 100만원씩 총 300만원이 지급됐다. 이와 함께 교회 내 모든 가정의 셋째 자녀에 대해서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및 수련회 회비, 교재비, 간식비 등을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교회 행사나 교육에 참여하는 비용을 면제함으로서 다자녀가구를 위한 연속성 있는 혜택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강대성 담임목사는 “교회 주일학교가 문을 닫는 시대다. 교역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초저출산의 심각한 사회적 위기는 다음세대 부서가 부흥하지 못하는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저 역시 자녀 셋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이전 교회에서 교역자로 사역하면서 교회에서 지원해준 100만 원이 큰 위로이자 힘이 됐다. 교회가 교인들의 생활 전체를 지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자녀 가구의 어려움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목감신일교회 교인들은 청장년 130명이 등록했으며, 주일학교 출석 인원은 85명으로 다음세대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는 젊은 부부를 대상으로 적게는 둘, 많게는 셋 이상을 낳을 것을 권면하고 있으며, 성경적 관점에서 자녀를 기쁨으로 양육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강 목사는 “안타깝게도 오늘날 사회적 분위기는 자녀를 복이 아니라, ‘짐’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크리스천 가정도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자 큰 축복이라는 것을 많은 교인들이 알기 바란다”고 전했다.

향후 계획으로 그는 교인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셋째 자녀를 책임지는 교회”로서 돌봄의 기능을 강화할 것을 피력했다. 그는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교인들이 팀을 구성해 셋째 이상부터는 교회가 돌봄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아직 사례는 없지만, 다섯째를 낳는 가정이 나올 경우 다시 공동의회를 열어 더 큰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축제 분위기에서 장려금 지급”

자녀를 낳은 부부를 위해 전 교인의 축하 속에 축하금을 지급하고, 부모의 태중에서부터 아기의 복된 인생을 위해 기도해주는 교회가 있다. 지난 13일 주일예배, 대구동신교회(담임:권성수 목사) 강단에는 셋째 자녀를 낳은 부부가 올라와 목사의 축복기도를 받고 3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받았다. 교인들은 환호하며, 생명의 탄생을 기뻐했고 부부는 감사하다는 고백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동신교회는 교회에 등록한 신혼부부가 임신을 한 경우 담임목사가 이들을 불러 태중에 있는 아이를 위해 축복기도를 해준다. 그리고 태중의 아이를 어떻게 신앙적으로 양육할지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부부는 뱃속에 자녀가 들어선 순간부터 자녀를 믿음으로 양육하기 위한 부모교육을 받는 것이다.

동신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실제적 지원으로 첫째는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 셋째는 300만원, 넷째는 400만원 다섯째는 5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급한다. 자녀 셋을 낳을 경우 총 600만원, 자녀 다섯명을 낳을 경우 총 1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동신교회 지동춘 부목사(가정위원회)는 “말로만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금 지급을 통해 젊은 부부가 다음세대를 믿음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출산금 지급 대상으로는 동신교회에서 등록해 영아부에서 예배를 드리는 가정”이며, “자녀를 신앙적으로 키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산이 부담이 아닌, 축하와 격려의 문화가 자리 잡자 동신교회의 대다수 젊은 부부들은 둘 이상의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셋 이상 키우는 부부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 목사는 “여기에는 교회에서 출산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교회 문화도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본다”며 “교회학교의 과정 안에도 다음세대를 신앙 안에서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으로 지친 부모 위로”

“생육하고 번성하라(창1:28)”라는 성경 말씀대로 자녀출산을 하나님의 섭리로 바라보고, 설교를 통해 강조할 뿐 아니라, 축하금과 해외여행 지원 등의 실제적인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성도들을 격려하는 교회도 있다.

영안교회(담임:양병희 목사)는 실질적으로 성도들의 자녀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출산장려프로그램을 시행해왔다. 양병희 담임목사는 “자녀출산은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이자 기독교인의 사명”이라며, “출산율 0.8의 절체절명의 인구절벽 위기 앞에 자녀출산은 선택이 아니라 기독교인이 앞장서야 할 의무임을 영안교회 성도들에게 늘 강조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안교회에서는 교회에 등록된 성도의 가정에서 자녀가 태어나 교회에 처음 나오면, 앞에 나와 금일봉과 어린이성경, 전도위원회에서 준비한 어린이용품을 선물하고, 온 성도가 함께 모인 가운데 축복기도를 한다. 또 둘째 자녀가 태어나면, 제주도 부부여행을 보내주고, 여행기간 중 자녀들은 교회에서 돌보아 줌으로써 그동안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해 부부 둘만의 시간을 갖도록 돕는다.

셋째 자녀가 태어나면, 괌(사이판) 부부여행을 보내주며, 어린이집부터 대학교육까지 한 명의 자녀에 대한 공교육비의 절반을 교회에서 책임진다. 넷째 자녀가 태어나면, 하와이 부부여행을 보내주고 대학교까지 한 명의 자녀에 대해 어린이집부터 대학교육까지 약 1억 원 상당의 모든 공교육비를 교회에서 책임진다.

영안교회 측은 “현재 한 가정이 4자녀로 이 혜택을 받게 될 예정”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지금 구체적 여행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자녀를 낳는 부모들을 격려하며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안교회는 별도로 장학위원회를 두어, 성도들의 헌금으로 매년 70명이 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약 7천만 원 상당의 장학금을 전달하여 성도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양병희 목사는 “앞으로도 출산장려를 활성화하고 출산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온 성도가 함께 영적 생명을 살리는 예수의 심장을 가진 다음세대 출산과 육성을 위해 기도하며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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