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천지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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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천지가 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2.23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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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하다. 신천지 얘기다. 대선을 앞두고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정치판에 이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어느 당 대선 후보의 경선 승리를 돕기 위해 신천지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을 한 사실이 최근 신천지 교역자 출신 탈퇴자의 내부 고발로 알려졌다.

뉴스를 보는데 기시감이 들었다. 15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 당시 신천지 신도 1만여 명이 야당의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원으로 가입했던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신천지 내부에서 신도들에게 당 가입을 지시하며 당비 납부 요령 등 제법 구체적인 안내를 했던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를 두고 한국교회에서도 크게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어났었다. 이번에도 꽤 구체적인 정황 증거들이 나왔지만, 15년 전과 달랐던 점이라면 당원 가입 지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신경을 썼다는 정도였다. 교계에서도 지지하는 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다른 한쪽은 침묵하고 다른 한쪽만 난리다.

신천지의 정치적 행보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신천지가 지속해서 정치권과 보조를 맞추고 있고, 맞추려 한다는 것쯤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15년 전과 비교해 신천지 교세가 많이 증가한 점도 신경 쓰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음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요 일간지에는 신천지 광고가 버젓이 등장하는 현실이다.

혹자는 신천지 신도도 똑같은 한 표를 행사하는 국민의 한사람인데, 그들에게만 다른 잣대를 들이밀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주변의 수많은 개신교인을 보자. 태극기 부대에서부터 차별금지법 찬성론자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각각 자신의 소신대로 정치적 판단을 하고 투표장으로 향한다. 개신교 내부에서는 교인이라는 사실이 정치적 판단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여겨진 지 오래다.

누굴 찍을지는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반사회적 집단과 야합하려는 이들에게 준엄한 경고 사인을 보내는 일에는 하나 된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신천지에 줄을 대려는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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