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사역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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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사역을 준비하자!
  • 오만종 목사
  • 승인 2022.02.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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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종 목사/오빌교회 담임<br>
오만종 목사/오빌교회 담임

교회를 개척하고 구약성경을 보며,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부담감으로 남았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명이란다. 가까운 경로당을 매주 두, 세 번 방문하여 몸으로 봉사하였다. 당시 내가 가진 자원은 시간과 젊음이었다.

의료선교사를 위한 과정으로 2년간 배웠던 카이로프랙틱(척추골반교정)으로 어르신들을 섬겼다. 카이로프랙틱은 견인과 신전으로 고착되고 협착되었던 근육과 관절들을 이완시켜 척수의 흐름을 돕는 것이다. 청진과 시진, 촉진으로 모든 자료와 정보를 취합하여 하나님이 창조하신 몸의 질서를 바로 잡는 작업이다. 대체의학(자연치유학)으로 어르신들의 불편한 곳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봤다.

그렇게 오빌교회는 실버사역을 통하여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사회적 건강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믿음과 성실함으로 움직이는 기도를 하였다.

노인분들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스트레칭 위주로 진행했지만, 그래도 기가 빨린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다음날 힘이 들어 한나절을 누워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봉사하기 위하여 경로당을 방문했다. 그렇게 6개월을 방문하다보니 어르신들과 가까워지고 매달 마지막 주일예배를 초청예배와 식사대접으로 섬기게 되었다.

교회 절기에는 많은 교회들이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한다. 일만원씩 용돈을 드리는 교회들도 있었다. 그러나 몇몇 분들은 돈도 마다하고 오빌교회에 오셔서 예배드리고, 식사를 함께 하셨다. 그러던 어느 주일은 경로당 부회장이 옆에 계시는 어르신께 하시는 말을 들었다. “작은 교회 가 주어야지, 어느 교회 간다고 그래!”

어르신들끼리의 대화를 듣고 망치로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오빌교회가 지역 어르신들을 섬겨드린다고 생각했지만, 그분들이 이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교회는 더 겸손해져야 한다.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사회적 건강함을 위해서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교회 안에서 해야 할 일도 있지만, 교회 밖에서 해야 할 일은 더 많다.

경로당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니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독거어르신과 취약계층의 노인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자조모임을 만들어 사회적 관계망과 안전망을 구축하였다. 마을에서 매월 자조모임이 진행되다보니 공기관과 복지기관, 종교기관의 민관협치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어르신들은 서로 적응하며, 친한 이웃이 되어갔다. 서로의 담소와 웃음이 퍼져나갔고 지역사회에서 오빌교회도 좋은 소문을 듣게 되었다. 강동구 마을 강사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노인레크레이션/건강지도사 자격증도 스스로 취득하여 직접 어르신들과 함께 독거어르신 행복동행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에서의 사랑과 실천의 디아코니아와 코이노니아였다. 특히 디아코니아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 대한 봉사이다.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자들이 모이게 되었고, 그들이 오빌교회 초창기 멤버들이 되었다.

한국사회는 이제 고령사회로 100세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은퇴 후 건강관리와 평안한 삶을 위해 교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실버사역은 디아코니아의 현장이다. ‘고아요, 과부며 나그네의 중심에는 노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부모들을 여의고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고아이며, 부모나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사는 과부요, 나그네로 인생 노년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이 하나님께서 마음을 쓰시는 백성이다. 종교계에서도 실버사역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준비되어야 한다.

노인요양원이 아닌 교회와 신앙공동체 안에서 웰다잉(Well-Dying)하며 함께 하나님 나라까지 배웅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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