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집 앞까지 찾아간 담임목사, ‘비대면 대심방’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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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집 앞까지 찾아간 담임목사, ‘비대면 대심방’ 감동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02.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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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 비대면 시대, 이렇게 목회했다 / 신생중앙교회 고군분투 목회기

성만찬 위해 빵과 포도주 택배로 성도 가정에 배송
부교역자들 기도원서 금식기도 후 4개월 저녁집회 
코로나 비대면도 ‘예수 생명의 공동체’ 막을 수 없어

지난해 코로나 기간 중 비대면 대심방을 통해 성도 가정을 방문해 문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신생중앙교회 김연희 목사.
지난해 코로나 기간 중 비대면 대심방을 통해 성도 가정을 방문해 문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신생중앙교회 김연희 목사.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면 중심의 목회현장에서는 상당한 곤혹을 겪었다. 성도들을 만날 수도 마음껏 모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 계절성 독감으로 취급되면서 거리두기가 상당부분 완화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비대면을 고수하는 성도들이 나올 수 있다. 성도들을 가까이 만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위치한 신생중앙교회(담임:김연희 목사)는 다양한 목회적 시도로 성도들과 교류했다. 오랜 시간 만나지 못했어도 교회를 사모하고 말씀을 사모하는 ‘예수 생명의 공동체’를 만들어간 신생중앙교회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신생중앙교회가 2년 간 지속된 코로나 상황에서 추진한 핵심적인 사역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비대면 심방. 매년 대심방을 진행해온 교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성도의 집을 방문할 수도 함께 예배를 드릴 수도 없었다. 심방은 진행해야 했고, 만날 수는 없는 상황에서 김연희 목사가 생각해낸 것은 바로 비대면 대심방이다. 담임목사가 직접 부교역자들과 함께 성도의 집 앞으로 찾아가 문 앞에서 기도하고 위로해준 것. 목사님이 오셨다는 소식에도 나설 수 없었던 성도들은 동영상으로 전해진 목사님의 기도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한다. 

둘째는 비대면 성찬식. 성찬식은 기독교의 중요한 성례전이다. 함께 모여 빵과 포도주를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기리는 예식이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 중에 제대로 성찬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신생중앙교회는 약국에서 사용하는 아이들의 물약병을 구입해 포도주를 담고 빵과 함께 성도 가정에 전달했다. 가까운 지역의 성도 가정에는 교회 전도인들이 직접 전달하고 먼 곳은 택배로 미리 배송했다. 교회에서 받은 빵과 포도주를 놓고 예배에 참예한 성도들은 온라인 예배 중에도 남편과 아내가 서로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여주는 애찬으로 은혜를 만끽했다. 

이렇게 비대면 성찬과 대심방을 전개한 신생중앙교회는 대심방이 모두 끝난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매일 저녁기도회를 열었다. 매일 저녁 8시 성도들이 모여 기도하고 마지막은 김연희 목사의 말씀과 기도로 끝을 맺었다. 올 새해가 시작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 어려움을 이긴다’라는 주제로 40일 저녁집회를 이어갔다. 총 5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은 지난 11일 마무리됐다. 

단순히 4개월간 저녁기도회를 드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기에는 목회의 또 다른 비법이 숨어있다. 바로 부교역자의 영적훈련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코로나 사역의 셋째가 바로 부교역자 기도원 기도훈련이다. 김연희 목사는 매주 사흘씩 부교역자들을 기도원에 보내 금식기도 하도록 권고했고, 금식과 사흘 기도를 마친 부교역자는 복귀 후에 사흘간 저녁집회를 인도했다. 자칫 코로나로 나태해지기 쉬운 부교역자의 영성을 기도원 금식기도를 통해 더욱 강화시킨 것이다. 

신생중앙교회는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도 목회자와 성도 모두 뜨겁게 하나님을 만나며 ‘신생 공동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했다. 

김연희 목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성도들을 만날 수 없을 때, 상황을 탓하기보다는 새로운 목회 방법을 고민하며 다가가는 비대면을 모색했다. 성도들은 문 앞까지 찾아가 문고리를 잡고 기도하는 목회자의 심방에 감동했고, 목사인 나 역시 성도들의 삶을 보듬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또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로 목회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성도들의 이탈을 걱정했지만 우리 교회는 비대면 상황을 탓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뚫고 나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수 생명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신생중앙교회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80여명의 성도가 새로 등록하는 부흥을 이뤄냈다. 

지난 11일 신년 40일 저녁집회 마지막 예배에 참여해 기도하는 성도들. 신생중앙교회는 지난 9월부터 총 5개월간 저녁기도회를 이어갔다.
지난 11일 신년 40일 저녁집회 마지막 예배에 참여해 기도하는 성도들. 신생중앙교회는 지난 9월부터 총 5개월간 저녁기도회를 이어갔다.

목회에 어려운 상황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길은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방역당국의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 홀로 감염병과 싸워야 하는 이웃, 2년 내 버티고 버티다가 생업을 접어야 하는 이웃, 예고된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위축된 삶을 살아가게 될 이웃 등 코로나가 끝나도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김연희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면의 상황이 열리면 성도들은 물론 이웃들과 만나는 것이 더욱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그동안 마음껏 펼치지 못한 교회의 나눔과 섬김, 이웃을 향한 돌봄 사역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하고 위로하는 귀한 사역들이 한국교회 곳곳에서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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