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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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명창
  • 김동기 목사
  • 승인 2022.02.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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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목사/광음교회 담임

요즘 트로트가 얼마나 유행인지 모른다. 트로트를 우리는 전통가요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보다 먼저 한국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판소리’가 있다. 판소리는 한민족이 지녀온 갖가지 음악언어와 표현방법이 총집결된 민속악의 하나다.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가 있어야 한다. 소리꾼(명창)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판소리나 잡가, 민요 등을 부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병풍을 두르고 돗자리를 펼친 마당이나 공연장에서 짧게는 세 시간, 길게는 여섯 시간 정도 걸리는 호흡이 엄청나게 긴 이야기를 몸짓을 섞어가며 고수의 북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한다.

고수는 북을 치며 소리 도중 ‘추임새’를 넣는 사람이다. ‘얼씨구’, ‘좋다!’, ‘으이!’, ‘그렇지!’ 등의 감탄사를 말한다. 이 추임새는 소리꾼과 청중의 흥을 돋우는 중요한 요소로 판소리에서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판소리에는 소리꾼이나 고수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또 하나 존재한다. 바로 그것은 청중이다. 판소리라는 이름 자체가 ‘판놀음으로 벌이는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처럼 ‘판’은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을 뜻한다. 다시 말해 청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중 가운데에도 판소리를 잘 알고, 진정으로 감동하는 청중을 소위 ‘귀명창’이라 부른다. 말 그대로 ‘귀가 명창이다’라는 뜻인데, 판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람, 명창에 버금갈 정도로 소리를 잘 이해 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귀명창이 소리꾼을 낳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귀명창은 판소리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조력자이기도 하다.

교회에도 ‘영적인 귀명창’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잘 듣고 반응을 보이는 성도이다. 말씀을 들을 때, 귀를 기울이고 말씀을 이해하고 “아멘”, “할렐루야”와 같은 추임새를 넣는 성도들이 바로 ‘영적 귀명창’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말씀을 사람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는 자세를 갖고 있다.

데살로니가교회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

“이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끊임없이 감사함은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 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가운데에서 역사하느니라” (살전 2:13)

반면 고린도 교회는 비난했다.

“그의 편지들은 무게가 있고 힘이 있으나 그가 몸으로 대할 때는 약하고 그 말도 시원하지 않다”(고후 10:10)

한 사람이 설교해도 이렇게 반응이 다르다. 한 교회 안에서도 고린도식의 성도가 있고, 데살로니가식의 성도가 있다.

세상의 소리도 마찬가지다. 성경을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듣는 귀가 필요하다. 세상이 아무리 달콤한 말을 속삭여도 그것이 성경에 어긋나는 말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귀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을 분별하는 사람이야말로 ‘영적 귀명창’이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을 찾고 있다. 

‘영적 귀명창’이야말로 자신은 물론 이웃과 타인에게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기록된 말씀이 아닌 ‘레마’, 즉 능력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영적 귀명창’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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