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도덕주의는 치명적 영혼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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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도덕주의는 치명적 영혼의 병”
  • 백명곤 목사 / 해남교회 담임
  • 승인 2022.02.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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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은 얇고 작아서 한 손에 들어오는 책, 쉽고 간략하게 쓰여진 책, 그래서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읽다보면 생각과 묵상이 많아진다. 책이 주는 깊이와 감동은 매우 깊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흔히 알려진 탕자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에 대한 책이다. 잃어버린 둘째 아들의 허랑방탕한 행동으로 인해 아버지께로 돌아온 탕자에 대한 내용이 알려진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기존의 흔한 해석과 달리, 예수님의 비유의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며, 팀 켈러는 하나님께서 잃어버린 사람은 둘째 아들뿐만 아니라 첫째 아들도 잃어버린 존재라고 말한다. 두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탕부 하나님이라고 탕자의 비유를 새롭게 정의한다. 물론 이 비유의 핵심은 아버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 율법과 도덕으로 잘 치장한 바리새인들에게 맏아들의 실체의 모습을 보게 한다. 곧 맏아들이 바리새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탕자에게만 집중하느라 놓치고 있었던 탕자의 형과 아버지 그리고 그 잔치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제멋대로 사는 죄인들’이 아닌 매사에 성경의 규정대로 행하는 종교적인 사람들을 향하기도 한다. 자기중심적인 동생 뿐 아니라 도덕주의적 삶을 살아온 형의 삶도 질책한다. 저자는 종교적 도덕주의를 치명적인 영혼의 병이라고 콕 집어서 이야기한다. 또한 「탕부 하나님」은 복음의 본질적인 특성을 다루며 하나님을 떠난 이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아버지 하나님의 앞뒤 재지 아니하고 아낌없이 다 내어 주시는 은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위기는 가시적으로 교인이 줄어들고, 예산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진짜 위기는 교회에 바리새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백명곤 목사(해남교회)

「탕부 하나님」은 영적인 불모지인 뉴욕 한복판에서 영혼들을 향한 말할 수 없는 고뇌와 복음 증거의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발견하고 아버지의 마음 앞에 멈춰 서게 만든다. 교회에 사랑은 증발되고, 인프라는 한계 상황이고, 사역은 늘어가고,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돌리는 것만이 하나님의 일(?)이라 질주하는 목회자와 성도는 교회 안의 잃어버린 두 아들이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바리새인이 될 수 있는가? 「탕부 하나님」은 실상 교회에 있는 바리새인을 향해, 아니 우리를 향해 하나님의 크신 사랑으로 돌아오라고 말하는 사랑의 초대장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진짜 그리스도인인가? 아니면 진짜 바리새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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