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정원보다 지원자 많은 신대원 ‘4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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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정원보다 지원자 많은 신대원 ‘4곳뿐’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2.01.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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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알리미’ 2021년도 공시자료 분석
11개 신대원 중 7개 0점대, 신입생 충원 못해
학령인구 20년 후 40% 감소, 구조적 문제도

한국교회 미래 목회자를 양성·배출하고 있는 신학대학원이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됐다. 입학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추락한 데 이어, 이제는 재학생 충원마저 어려운 학교들이 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는 매년 교육부 공시정보 웹사이트 ‘대학알리미’ 데이터를 추적 관찰하며, 신대원 지원자 감소현상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해오고 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소속 11개 신학대학원의 ‘2021년도 기준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태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쟁률 하락으로 입학생 부족
‘대학알리미’ 이번 공시자료를 보면, 입학 경쟁률이 1점대 이상을 기록한 신대원은 4곳에 불과했다. 다른 7개 신대원의 경우 지원자가 입학정원에 미치지 못해 미달 사태를 겪은 것이다.

장신대 신학대학원이 264명 모집에 591명이 지원해 2.24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으며, 총신대 신대원은 393명 모집에 557명이 지원해 1.42대 1, 고신대 신대원이 154명 모집에 191명이 지원해 1.24대 1, 백석대 신대원이 300명 모집에 351명이 지원해 1.17대 1을 기록했다. 

신대원 입학을 위해 재수 삼수를 한다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일 뿐 아니라 이제는 1대 1 경쟁에도 미치지 못하는 신대원이 더 많은 실정이 됐다.

서울신대 신대원의 경우 160명 모집에 154명이 지원해 0.96%를 기록해 1점대 경쟁률에 근접했지만 신입생 충원율은 78.1%에 그쳤다. 침신대 신대원은 210명 모집에 183명이 지원해 0.87대 1, 신입생 충원율 76,2%, 감신대 신대원은 146명 모집에 124명이 지원해 0.85대 1, 신입생 충원율 74.7%에 그쳤다. 

한신대 신대원은 2019년부터 입학정원을 5명씩 줄였지만 0점대 경쟁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 기준 75명 64명이 지원해 0.85대 1이었으며, 신입생 충원율 역시 3년 연속 60%대를 기록했다. 성결대 신대원은 100명 모집에 63명이 지원해 0.63대 1이었으며, 신입생 충원율은 45%밖에 되지 않았다.

한세대 영산신학대학원과 안양대 신학대학원은 전년 대비해 감소세가 아주 컸기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한세대 영산신학대학원은 전년도 0.97대 1이었지만, 2021년 기준 0.53대 1(85명 모집에 45명 지원)로 입학 경쟁률이 급감한 데다 신입생 충원율도 42.4%에 머물렀다. 

안양대 신대원은 2019년 60명 모집에 93명이 지원해 1.55대 1을 기록했지만, 2020년 0.37대 1, 2021년에는 0.15대 1(60명 모집에 9명 지원)까지 급감했다. 신입생 충원율은 15%에 지나지 않았다.

재학생도 부족, 돌파구 없나
입학 충원율이 줄어드는 현상은 재학생 충원율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입학을 포함해 90%대 이상 충원율을 나타낸 신대원은 6개로 확인됐다. 재학생 충원율에서 장신대 신대원 103.5%, 총신대 신대원 103.3%, 백석대 신대원 100.6%, 고신대 신대원 97%, 감신대 신대원 96.1%, 서울신대 신대원 94.6%를 기록했다. 

침신대 신대원와 한신대 신대원 재학생 충원율은 각각 81.3%, 한세대 영산신대원 64.4%, 성결대 신대원 43%, 안양대 신대원 28.9%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신대원 지원자가 줄어들고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 구조적인 현실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학교 자체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우선 우리나라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책임연구자:연덕원)에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신입생이 급감하고,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어져 상당수 대학들이 퇴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대학 입학정원(47만,2,496명)을 유지하는 경우 미충원 규모는 3년 후 8만 명으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하게 되고, 2040년이 되면 입학가능인구가 28만 3천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과 20년 뒤 40%나 감소한다는 수치다.

보고서는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학, 국공립보다 사립대학, 수도권보다 지방대학, 대규모보다 중소규모대학 중심으로 더 많이 감축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대원 역시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향후 더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교회 다음세대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현상도 보아야 한다. 매년 각 교단 교세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교회학생 수 감소는 신학교육 지원자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음세대 감소는 굳이 통계가 아니더라도 목회자들이 현장에서 실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와 교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예장 통합과 감리교는 교단 내 공식기구를 만들어 신학교 정원감축과 교단 내 신학교 통폐합 논의를 시작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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