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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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목소리
  • 유미호 센터장
  • 승인 2022.01.18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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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후위기 시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은 뭘까? ‘탄소감각’이다. 경제 감각이나 패션 감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중요성이 있다. 문자 한 건, 이메일 한 통, 생수 한 병, 바지 한 벌, 자동차, 머무는 집, 산림벌채 등 삶의 전 영역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우리나라 한 사람이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는 11.8톤, 세계 평균의 2.5배나 된다.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기, 가스, 수돗물, 교통요금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만큼, 일상에서 배출하는 이러한 탄소에 깨어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먹고 입고 쓰고 버리는 모든 물건들 속에서 자신과 공동체가 배출하고 있는 탄소의 양을 살피고 그를 줄이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개인이 탄소 발자국(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남기지 않는 효과적인 방법을 10가지를 꼽았는데, 그 중 으뜸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한 해 한 번 장거리 비행기 안 타기, 재생에너지 이용하기, 대중교통 타기, 건물 리모델링, 채식 식단, 냉난방 줄이기, 조리기구 바꾸기, 재생에너지 난방 등도 있었는데, 모두 실천하면 ‘탄소중립’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다소 과감하다 싶을 정도의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그 이유는, 우리가 에너지 소비 효율이 높은 제품, 친환경 소재 제품을 사용하고,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으며, 쓰레기를 줄이며, 숲을 지키고 돌보는 등 개인적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만으로는 탄소중립의 실현이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물론 절망은 금물이다. 지금의 실천이 의미 없다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상황을 호전시킬 수 없다. 먼저 깨어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는 삶을 살아내려 노력하면서, 지금의 기후위기를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되,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저탄소 내지는 탄소중립 제품이 좀 더 쉽고 값싼 가격으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낸다면 달라질 것이다. 과잉소비는 삼가되, 필요시 녹색제품을 주로 구매해서 사용하게 한다면, 에너지를 덜 쓰고, 쓰레기도 덜 배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녹색제품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생산되게 하되, 제품의 가격이 낮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경제위기를 이유로 탄소중립을 더디게 하기보다 소비자들이 오히려 탄소 배출을 줄이게 하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옮겨볼 필요가 있다. 함께 그 일을 하려면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게 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자신과 교회, 사회의 탄소 발자국에 깨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하고 있는 공동체와 더불어, 계속적으로 소통하며 목표를 정하고 그를 이행해 간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우리의 후손이 잘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2022년 한 해는, 사람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피조물들이 다 함께 골고루 잘 사는, 참 좋은 지구가 조금은 회복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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