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틀대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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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틀대로 나온다
  • 임병재 목사
  • 승인 2022.01.04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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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재 목사 / 엘드림교회 담임
임병재 목사
임병재 목사

겨울 추억 중 하나를 떠올리면 붕어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요즘은 안타깝게도 붕어빵 가게를 찾기가 쉽지 않다. 물가인상으로 팥과 밀가루 가격이 비싸지면서 팔아도 남는 것이 없기에 장사를 접는다고 했다. 그래서 붕어빵을 파는 곳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도 나오고 그런 곳을 ‘붕세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붕어빵은 붕어 모양의 틀에 반죽한 재료를 넣고 만든다. 그 속에 어떤 재료를 넣어도 붕어 모양이 된다. 틀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료를 바꾸고, 장소를 옮기고, 시간대를 바꿔서 만들어도 그 틀에서는 붕어 모양의 빵만 나오게 되어 있다. 틀이 붕어 모양이니까 만약 다른 것을 원한다면 아예 틀을 바꿔야 한다. 

새해가 되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그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데 이런 새해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그런데 계속 비슷한 결과만 나오는 것을 본다. 왜일까? 똑같은 틀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진정 다른 것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면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것이 바로 변화다. 

성경은 이것을 새부대로 말씀하신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눅 5:37~38) 

다시 주어진 새해를 낡은 부대에 넣으면 또 실패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대를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즉 낡은 나를 바꾸어야 새것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달라진다고, 환경이 달라진다고, 상황이 달라진다고, 결심을 했다고, 기대감이 크다고  변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달라져야만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이다. 10년을 보낸다고 해도 똑같은 모습이라면 1년 짜리를 10번 반복한 수준이 되는 것이다. 똑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은 가장 큰 낭비다. 

옛날에 엄하고 어리석은 왕이 있었다. 이 왕은 걸을 때마다 발에 먼지가 묻는다고, 거친 땅 때문에 발이 종종 상하게 된다고 투덜거리면서 화를 냈다. 어느 날 “나라 전역을 쇠가죽으로 다 깔도록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 소문이 전국에 퍼지면서 사람들은 어이없어 했다. 어떻게 이런 명령을 내리는가? 그 때 아주 지혜로운 사람 하나가 왕을 찾아가서 말했다. 

“소가죽으로 온 땅을 덮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온 세상 소를 다 잡아도 그렇게는 못 합니다. 다른 방법이 있는데, 폐하의 두 발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쇠가죽 두 조각만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가죽으로 왕의 발을 잘 싸면 다시 상처가 나지도 않을 것이고 먼지가 묻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어리석은 왕은 “아∼ 그거 참 좋은 생각”이라며 지혜로운 사람의 말을 받아들였다. 이는 내가 변하면 다 변할 수 있음을 교훈하는 이야기다. 시간, 환경, 문제를 바꾸기 전에 나를 바꾸면 하나님이 채우시는 것이다. 

무엇을 바꿔야 할까? 어쩌면 통째로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새해에 기대하는 만큼 비례해서 나를 그 크기만큼 바꿔야 되는 것이다. 

변화는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바뀌는 것에 하나님의 새 은혜는 부어질 것이다. 변화를 가지고 기적을 만들어 내는 새해가 되자. 2022년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다른 새해를 만들어 보자. 나라는 틀을 바꾸어 새 사람을 입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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