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먹구름‘ 가득… 교회 본질 회복하며 ‘무지개‘ 미래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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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먹구름‘ 가득… 교회 본질 회복하며 ‘무지개‘ 미래 준비해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01.03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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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2022년 새해 한국교회 기상도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제시했던 예측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코로나를 처음 접했던 2020년 초,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가 2022년까지 우리를 괴롭히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백신이 보급되면 점차 일상이 회복되리라 장밋빛 전망을 그리며 시작했던 2021년이었다. 그런 우리의 기대를 비웃듯 확진자 그래프는 끝을 모르고 치솟았다. 더 이상 감히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입에 올리기 어렵다. 이제 우리 일상의 모든 영역은 코로나와 교집합을 이룬다.

올해도 결국 다시 코로나. 그 속에서도 인류는 이 보이지 않는 재난과 함께 사는 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숨 쉬는 것에 익숙해지듯 위드 코로나의 삶을 체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교회는 코로나라는 배경색이 칠해진 2022년이라는 도화지에 뼈대와 지붕을 그려나가야 한다. 한국교회 기상도는 여전히 흐리지만 희망의 빛을 포기할 순 없다. 긴 장마 끝에 피어오른 무지개처럼 다시 맑아질’ 2022년을 기대해본다.

코로나 후폭풍 우려 현실될까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가 2021년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독 청년의 40%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 나갈 것 같다고 답했다. 목회자들의 시선도 비슷했다. 예장 통합총회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서 목회자들의 57.2%코로나가 종식돼도 출석교인이 감소할 것 같다는 불안한 시선을 내비췄다.

2022년에는 위와 같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현장 예배의 회복을 염원하는 성도들이 많았던 동시에 온라인 예배에 길들여진 성도들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의 교회와 신앙생활은 이제 추억의 사진첩에 고이 간직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장 예배와 공동체 교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성도들의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가는 것이 올해 한국교회의 과제로 주어졌다.

코로나 시대 2년차를 거치며 자리 잡은 대면 예배와 온라인 예배의 동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코로나 전시 상황이 지속되면서 온라인 예배는 기본값이 됐다. 온라인 예배가 대중화되며 교회에 출석하지 않던 소위 가나안 교인도 온라인이라는 창구를 통해 예배에 접촉하는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 올해도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할 성도들을 위한 기술적 뒷받침과 시스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요청된다.

지속되고 있는 온라인-대면 예배 병행 상황이 교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천신대 정재영 교수는 대형교회는 온라인 예배 중계는 물론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이 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여전하다. 온라인 시대에 대한 대응 능력 때문에 대형교회의 독과점 양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교단, 혹은 한국교회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코로나로 인한 교회 재정위기를 타개할 방책으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논의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명으로 하는 목회도 굶으면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눈앞의 생계가 막막한 이들에게 무작정 목회에만 전념하라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목회자 이중직은 교단 총회의 주요 이슈였지만 이를 정식 승인한 교단은 예성이 유일했다. 올해는 목회자 이중직 승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총회에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기는 힘들다. 분명한 정책적 대안이 교단에서 제시돼야 한다.

 

대선, 갈등 아닌 화합의 장 돼야

올해 3월 대한민국의 얼굴이 바뀐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가장 유력한 양당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대선가도는 안개 속을 걷고 있다. 교계 여러 단체도 대선 후보를 향한 정책 제안을 내놓고 투표 독려 운동을 벌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예고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비롯한 6개 기독시민단체들은 최근 후보자들에게 제안하는 107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도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 공공 정책 10대 정책을 후보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중앙선관위 공명선거 캠페인 협업 단체로 선정돼 성도들을 대상으로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선다.

우려되는 것은 대선을 놓고 벌어질 교계의 첨예한 이념갈등이다. 갈라진 땅덩어리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갈등의 골은 도통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념 대결의 집합체가 된 대선은 자칫 공론장의 탈을 쓴 콜로세움을 만들 공산이 크다. 게다가 이들은 서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정책에 대한 근거로 하나님의 뜻’, ‘성경적’, ‘기독교적 가치라는 명분을 들이밀 가능성이 높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자신의 생각을 신앙적 신념으로 오해하고 이념을 신앙화하는 태도 때문에 크리스천들이 오히려 더 배타성이 강하다. 이것이 이념갈등의 단초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교회와 크리스천은 자기 의를 내려놓고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선을 앞둔 크리스천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자녀다운 대승적인 자세가 요청된다. 정재영 교수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교계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후보가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정책을 펴는지 지켜보는 일일 것이라면서 대선 정국에서 우리 자신의 이득이나 교세의 확장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과 보편적인 기독교 정신을 견지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는 되려나 연합기관 통합

지난해 끝내 성사되지 못한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 통합이 올해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초 한국교회총연합 직전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의 연내 통합이 가능하다는 호언장담과는 달리 통합 논의는 한동안 헛바퀴만 돌았다. 한교총, 한교연, 한기총 세 단체가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돌아서야 했다.

반등의 여지가 있을까. 일단 명실공히 보수 연합기관의 대표 주자 자리를 꿰찬 한교총은 의욕이 넘친다. 12월 말 통합추진위원회 송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한교총은 연합기관의 존재 이유에 대해 안다면 통합의 당위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명분을 내세웠다. 통합추진위원장에는 연합기관 통합에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인 소강석 목사가 선임됐다. 소 목사 역시 간담회에서 통합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한교총의 자신감과는 달리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가장 큰 벽은 매번 통합의 발목을 잡아왔던 한기총 내 이단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 목사는 이단 문제를 두고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안일한 반응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실제 예장 합동 등 주요교단에서 참여금지’, ‘집회참석 금지등을 결의한 인사가 버젓이 한기총 소속회원으로 남아있다. 1인 대표회장 체제 전환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했다곤 하나 한교총은 엄연한 연합기관이다. 이단 문제에 민감한 한교총 소속 교단 회원들의 제동을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만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합에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또 다른 주체 한교연도 변수로 남아있다.

대선이 끝난 후 곧바로 이어지는 지방선거까지, 정치 지형의 변화는 교회의 상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한시적으로 논의를 미뤄놓은 평등법(차별금지법) 처리 여부는 선거 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누가 대권을 잡던 간에 한국교회가 하나로 대응한다면 성경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 진짜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하나 됨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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