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상처 싸매는 마음으로 기도의 자리에 섭니다”
상태바
“지구의 상처 싸매는 마음으로 기도의 자리에 섭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12.30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지난 29일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기도회’

밤새 내린 눈의 흔적이 남아있던 지난 29, 종로 5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회원들이 모였다. 몸이 움츠러드는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박스 피켓을 펼치고 성경책을 꺼내들었다. 올해 마지막 기후정의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드리기 위해서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생태정의위원장 이현아 목사의 인도로 드려진 예배에서는 시편 335~6절을 함께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찬양 후에 이어진 기도에서는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하성웅 목사가 한국교회가 기후위기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하 목사는 감당할 수 없는 기후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로 하여금 기후위기의 현실을 엄중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받아들이게 해달라. 모든 영역이 전환되는 생태적인 회심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NCCK 정의평화국 박영락 목사는 천 조각 하나 싸매어 주는 마음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 목사는 익히 아는 흥부놀부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했다. 흥부는 다친 제비 다리를 고쳐주며 어떤 보상이 있을까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함께 아파하는 마음으로 천 조각 하나를 싸매어 준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크리스천들의 마음도 이와 같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기후위기를 마주하며 뜻을 함께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고 재정도 어렵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좋을 텐데 그것도 아쉽다. 하지만 이 절박한 순간 정말 필요한 것은 천 조각 하나 싸매우 줄 수 있는 마음이다. 함께 아파하면서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고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내는 이 마음이 기후정의를 이루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하는 일이 천 조각 하나로 어마어마한 상처를 감싸는 부질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자 귀한 열정에 발을 딛기로 결단한 우리를 위해 하나님은 은총의 박씨를 심어 놓으셨다면서 이 박씨는 생명력이 더욱 풍성해져서 마침내 창조 세계를 구원할 복음으로 자라나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함께하는 이들을 격려했다.

예배는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찬양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 됐으며 이후 참가자들은 피켓을 들고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라는 구호를 외쳤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지금은 비록 작은 움직임이지만 창조세계를 보며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갈 때 결국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을 믿는다“2022년에도 기후위기를 막고 교회를 움직이기 위한 비상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설교를 전한 NCCK 정의평화국 박영락 목사.
설교를 전한 NCCK 정의평화국 박영락 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