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결산]심화되는 양극화 속 “나만 살고보자” 개인주의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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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내 결산]심화되는 양극화 속 “나만 살고보자” 개인주의 팽배
  • 취재팀
  • 승인 2021.12.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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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물가상승 이끌며 청년세대 좌절 키워… 유일하게 K-콘텐츠만 승승장구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 심화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좌절과 분노 속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기독교적 관점에서 교회가 코로나 팬데믹의 최대 피해자라면, 사회에서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없는 비대면의 장기화는 거리 곳곳마다 빈 상점이 가득하게 만들었고, 방역 성과를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의 고통을 방관하는 모양새였다. 내수를 죽이면서 얻어낸 수출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만 2년 가까운 통제 끝에 백신 접종률을 80%까지 끌어올리면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지만 2021년 연말 ‘오미크론’까지 합세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한국 경제는 과연 어떤 상황일까? 생활경제는 빠듯했지만 거시적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 여겨진다. 세계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거두어들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더구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7%로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우리나라 수출액이 66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워, 이달 13일 기준 6,400억 달러를 기록했다(1964년 수출 1억 달러). 팬데믹 상황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갖는 경쟁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인 강세 산업분야 뿐 아니라 바이오, 이차전지, OLED, 농수산품, 화장품 등까지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문제는 경제 양극화 심화다. 코로나 팬데믹은 가뜩이나 커져가는 빈부 격차를 확대시키는 데 작용하고 말았다. 지난달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팬데믹 전후 빈곤 및 불평등 동향 비교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빈곤율과 불평등도가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임시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근로자, 자영업자, 여성 등 고용 불안정성이 클수록 경제적 타격은 더 커졌다. 2020년 1~9월 사이 실직을 경험한 임시일용직은 6.2%였으며, 특수고용직의 64.8%는 단축근로, 무급휴직 등 근로활동이 큰폭으로 감소했다. 또 여성(31.1%)이 남성(26.8%)보다 경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더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더욱 요청될 전망이다. 물론 이같은 동향은 비단 대한민국만 겪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국가의 경제적 격차가 심화됐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까지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다. 

2021년 경제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역시 ‘부동산’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공급제한 정책이 장기화 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고, 최근 3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데도 20~30세대를 주축으로 영혼까지 끌어와 대출받는다는 이른 바 ‘영끌 투자’가 지속됐다.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이 발표되고, 코로나 위기까지 지속되면서 현재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내년 3월 대선 전후 부동산 가격의 향방을 섣부르게전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것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도 부동산 정책의 장기적인 실패 때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변수라는 폭탄이 경제적 기반이 약한 20~30세대에게 떨어진다면 큰 소용돌이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 “결혼도 출산도 싫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서 영역별 변화를 보면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를 볼 수 있다. 우선 국민들은 코로나19 때문에 극도의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조사된 내용을 보면 85% 국민이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 

또 국민들은 코로나 장기화로 ‘경제적 불평등’(79.7%)이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으며, ‘건강불평등’(31.4%), ‘교육불평등’(25.1%) 순이었다. 작년 10월 기준 3순위였던 ‘종교 갈등’을 대신해 ‘교육불평등’이 자리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혼인과 출생아 수가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3년(2017년 5월~ 2020년 4월) 대비 최근 1년(2020년 5월~ 2021년 4월) 출생아 수는 10% 감소했다. 올해 7~9월 3분기 출생아 수는 6만6563명으로 전년 3분기보다 3.4% 감소했고, 분기별 출생아 수가 통계가 작성된 1981년 3분기 기준으로도 가장 적은 수치이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6.8%나 감소했다. 

출산율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현 추세대로라면 2041년에는 인구 5천만명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가속화되고 있는 사회 현상은 인구 고령화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지난해 815만명이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3년 뒤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른 바 ‘인구절벽’의 문제는 고령인구가 늘고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부양책임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 고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바꾼 주목할 만한 사회현상은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OTT)가 증가한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등을 집에서 소비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은 지난해 66.3%나 증가했으며, 60세 이상 연령층에서 증가폭이 더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OTT 사용자가 급증하는 현상에서 볼 수 있듯, 전반적으로 비대면 사회활동은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대면 코로나 상황 속에서 가상현실, 특히 메타버스(Metaverse) 기술의 출현은 적잖은 사회적 변화를 예상하게 한다.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초현실 세계로서 메타버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윤리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복합된 과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도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원하고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환경 파괴에서 찾게 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사회적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올해는 국제사회에서 신재생 에너지에 주목하고 탄소 경감을 위한 공동 노력을 위한 목소리가 컸다. 지난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획기적인 결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공감대를 키웠다는 점에서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당시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하는 등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얼마 전에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부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문화 : ‘K-콘텐츠’ 세계적 열풍

한국 사회 전반이 침체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한류 문화만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온라인을 타고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이 만들어낸 문화에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 됐다. 특히 세계 팝 음악계의 전설이 된 방탄소년단(BTS)은 ‘Butter’(버터)로 9주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다. 올 가을에는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최초로 1억 시청 가구 수를 넘으며,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1년은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K-콘텐츠’ 역량이 폭발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하면서 전례 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이 ‘멀티 플랫폼’의 시대를 더욱 앞당기면서 전 세계 문화계의 판도를 뒤집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과거 지상파 방송사들이 독점했던 텔레비전(TV) 시대에서 벗어나 OTT 미디어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K-콘텐츠’가 세계 무대 위에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사상 최장기간 글로벌 1위를 기록했으며, 세계적으로 관련 아이템과 함께 각종 패러디물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곧이어 한국 드라마 ‘지옥’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각종 화제성 지수 1위를 기록하며 올해 대중문화계를 휩쓴 대표적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스트릿우먼파이터(스우파)’다. 케이블채널 엠넷(Mnet)에서 방영한 여성 댄스배틀 프로그램 ‘스우파’는 그동안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실력파 댄서들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비롯한 대중의 큰 지지를 받았다. 가수는 아니지만, 그동안 K팝 무대를 빛냈던 댄서들의 ‘스트릿 댄스’ 무대가 대중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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