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인 목회가 뜬다…성탄 전야부터 바꿔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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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인 목회가 뜬다…성탄 전야부터 바꿔볼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3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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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총회문화법인, ‘성탄 전야 예배’ 시연
현장서 활용 가능한 ‘말씀과 캐럴의 예배’
이날 행사에서는 저작권 걱정 없이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캐럴 앨범’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가 함께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저작권 걱정 없이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캐럴 앨범’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가 함께 마련됐다.

성탄절을 앞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류영모 목사) 산하 총회문화법인(사무총장:손은희 목사)이 색다른 성탄 전야 예배를 선보였다. 

지난 25일 경기도 구리시 성은교회에서 진행된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의 예배’는 교회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예배 순서와 기도문 등이 마련됐으며, 순서자들을 배치하여 직접 시연했다.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찬가)의 예배는 영국에서 유래하여 영어권 국가에서 흔히 행해지고 있는 예배의 형식이다. 예배 중 일정한 간격으로 성경 구절을 낭독하고 선포하며, 그 말씀에 참석자들이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시간적 공간을 배치한다. 더불어 9곡의 캐럴 또는 회중 찬송을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예배는 아주 단순하지만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 말씀의 내용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대림절 말씀과 캐럴의 예배’ 또는 ‘성탄절 말씀과 캐럴의 예배’로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도 조용한 찬송과 함께 드릴 수도,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릴 수도 있는 유연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날 예배 시연에서는 핸드벨 연주와 테너의 독창, 대금 연주, 피아노 독주, 율동, 중창 등 다양한 형식의 캐럴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곧 오소서 임마누엘’, ‘오 베들레헴 작은 골’ 등 익숙한 선곡으로 교회를 처음 온 사람이라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연스럽게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예배를 기획한 대전신학대학교 김영권 총장은 “오늘 소개하는 예배순서는 완성된 예배 형식이라기보다는 변형할 수 있는 하나의 모범”이라며 “잘 응용하면 성탄예배를 단순한 축하발표회가 아닌 보다 의미 있는 예배로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배 시연에 이어 총회문화법인이 기획한 ‘크리스마스 재즈앨범’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가 함께 마련됐다. 해당 앨범은 갈수록 캐럴을 듣기 어려운 시기에, 누구나 편하게 캐럴을 틀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제작됐다. 총회문화법인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상관없이 어떤 공간에서든 음원을 내려받아 재생할 수 있다.

예장 통합 총회문화법인이 지난 25일 경기도 구리시 소재 성은교회에서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의 예배’ 시연에 나섰다.
예장 통합 총회문화법인이 지난 25일 경기도 구리시 소재 성은교회에서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의 예배’ 시연에 나섰다.

한편 예배에서는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기독교와문화)는 “하나님은 문화를 통해 이 땅에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원하신다”며 “문화라는 공기와 형식을 통해 복음을 드러낼 사명이 교회에 있다. 목회자들이 이 시대에 새롭게 복음을 전할 방법으로 문화목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예배를 회귀할 것인지, 예배의 본질을 회복할 것인지를 택할 결정적 순간에 서 있다”면서 “이 지점에 문화 목회적 관점이 매우 주효하게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의 삶이 예배 가운데 들어와야 하고 예배가 삶 가운데 펼쳐져야 한다. 모든 예배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성도들의 신앙 문화 인식변화 연구’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총회문화법인은 20~70세 예장 통합 교단 교인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신도들이 코로나19 과정에서 신앙 문화에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지,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문화와 목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총회문화법인은 △온라인 예배/모임을 위한 보다 자세하고 섬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 △청년들을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시킬 것 △사회적 신뢰 회복에 대해 조급해하지 말 것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목회의 접점을 찾아 콘텐츠와 플랫폼을 준비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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