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를 외면한 ‘패역한 백성’… 영적 맹인이 되어버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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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를 외면한 ‘패역한 백성’… 영적 맹인이 되어버린 세대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11.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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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너희는 놀라고 놀라라 너희는 맹인이 되고 맹인이 되라” (사 29:9)

사랑하는 사람더러 맹인이 되라고 말할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하십니다: “너희는 놀라고 놀라라 너희는 맹인이 되고 맹인이 되라 그들의 취함이 포도주로 말미암음이 아니며 그들의 비틀거림이 독주로 말미암음이 아니니라 대저 여호와께서 깊이 잠들게 하는 영을 너희에게 부어 주사 너희의 눈을 감기셨음이니 그가 선지자들과 너희의 지도자인 선견자들을 덮으셨음이라”(사 29:9~10) 선견자는 글자 그대로 ‘보는 사람’입니다. 백성보다 앞서 보는 사람, 하나님의 뜻을 가늠하고 시대를 읽는 눈을 가진 사람이 선지자요 선견자입니다. 선지자의 눈이 감기니 이스라엘이 앞을 보지 못하고 비틀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계시를 적은 두루마리(책)이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책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책을 들어 글 좀 읽었다는 이에게 주어도 “검은 것은 글자요 흰 것은 종이로다” 수준밖에는 읽어내지 못한다는 뜻이고, 누가 좀 이 책을 읽어줄 수 있냐 물으면 너도나도 “나는 글을 못 읽소”라고 손사래를 친다는 말씀입니다(11~12절). 한마디로 영적 맹인이 되어버린 세대입니다.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포도주와 독주보다 더 지독한 것,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 무엇일까요? 이어지는 책망의 말씀을 보면 그것은 이스라엘의 ‘패역함’입니다. 그들은 ‘패역의 백성’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가서 백성 앞에서 서판에 기록하며 책에 써서 후세에 영원히 있게 하라 대저 이는 패역한 백성이요 거짓말하는 자식들이요 여호와의 법을 듣기 싫어하는 자식들이라 그들이 선견자들에게 이르기를 선견하지 말라 선견자들에게 이르기를 우리에게 바른 것을 보이지 말라 우리에게 부드러운 말을 하라 거짓된 것을 보이라 너희는 바른 길을 버리며 첩경에서 돌이키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우리 앞에서 떠나시게 하라 하는도다”(30:8~11) 참으로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선견자들을 눈멀게 한 것이 하나님인 줄 알았는데(9~10절), 애초에 이스라엘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자, 그의 눈동자같이 아끼시는 이스라엘이, 선견자들에게 자기들 귀에 듣기 좋고 입맛에 맞는 것만을 예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자기들을 바른 길로 이끌도록 세워주신 지도자들에게 바른 길을 버리도록 압박하고, 하나님이 견디지 못하고 떠나셔야할만큼 스스로 타락하기를 선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잠들게 하는 영을 주셨다는 말씀은, 하나님 말씀을 거부하고 진실 대신 거짓을, 순종 대신 반역을 스스로 택한 이 ‘패역의 백성’을 힐난하기 위한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계시의 말씀과 선지자들을 가졌던 이스라엘이 이처럼 자의적으로 패역의 길을 걸었다면, 우리도 경계해야 마땅합니다. 우리 역시 강단에서 달콤한 말만 들리기를 원하고, 우리의 죄와 누추함을 대면하기는 싫어하지 않는지요. 성경을 지식과 교리가 아니라 우리 생명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의 말씀으로 믿고 그렇게 경험하고 있는지요. 가슴으로 믿지 않고 입술로만 따라하는 신앙은 영혼을 살리지 못합니다. 이사야의 시대에 주셨던 하나님의 책망은 오늘도 동일하게 우리 귀에 울려오고 있습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 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그들이 나를 경외함은 사람의 계명으로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라”(29:13) 바로 지금이 마음으로 그분께 돌아갈 때입니다.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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