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딩 필드? 타겟팅 필드? 이제 모든 곳이 선교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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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딩 필드? 타겟팅 필드? 이제 모든 곳이 선교지입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11.2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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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선교 본부 ‘한국OM’

바다위에 떠다니는 UN이 있다. OM의 선교선 로고스호프에는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선교사 350여 명이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한다. 출신은 다양하지만 바라보고 있는 곳은 같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지상명령 성취라는 비전을 바라보며 5대양 6대주를 누빈다.

세계복음화를 향한 한 청년의 꿈으로부터 시작해 이제는 선교선으로 전 세계를 돌고 세계 선교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OM. 한국OM 대표 조은태 선교사를 만나 그들의 꿈과 비전을 들어봤다.

한국OM 대표 조은태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와 다음세대 세우기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는 비전을 전했다.
한국OM 대표 조은태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와 다음세대 세우기에 역량을 쏟을 것”이라는 비전을 전했다.

 

신실한 기도로 시작된 국제OM

OM의 설립자 조지 버워는 동네에서 알아주던 불량소년이었다. 삶의 목표를 몰라 방황했고 예수엔 관심도 없었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꾼 건 조그맣게 접힌 요한복음 쪽복음이었다. 쪽복음을 시작으로 기독교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 그는 16세에 빌리 그래함 목사의 집회에 참석해 완전히 회심한다. 이후 그는 멕시코 선교 여행을 시작으로 OM을 설립하고 세계지도가 그려진 점퍼를 입고 전 세계 각국을 돌며 복음을 전하는 열정적인 전도자가 됐다.

조지 버워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그 뒤에 누가 있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클렙 도레아라는 여성은 자신의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를 위해 매일 기도하면서 방과 후 복음을 전했어요. 이 학교로부터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죠. 기도를 시작하고 17년 만에 조지 버워가 그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버워에게 요한복음 쪽복음을 전했던 것도 바로 클렙 도레아였어요. OM은 세계 복음화를 꿈꾸며 성실하게 집 앞에서 복음을 전했던 한 크리스천으로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OM이라는 이름의 뜻은 ‘Operation Mobilization’, 즉 동원작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조은태 선교사는 단체의 이름을 복음의 기동대로 해석했다. 어느 쪽이 됐든 군사 작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다른 이들이 선뜻 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가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생명의 공동체를 세우는 하나님 나라의 군사가 되겠다는 의지가 단체의 이름에 새겨져있다.

한국에 OM본부가 들어서고 활동을 시작한 것에는 옥한흠 목사의 역할이 컸다. 평신도들을 어떻게 선교적으로 훈련할지 고민하던 옥한흠 목사는 국제단체 OM을 만났고 OM의 창시자 조지 버워를 만나 감동과 도전을 받았다. 이후 적극적으로 한국OM 설립을 지원해 1990년 사랑의교회에서 한국 OM이 시작됐다.

현재 국제OM110여 개국에서 5천 명의 멤버십이 예수 생명을 전하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한국OM은 세계 60여 개국에 자녀 포함 400여 명의 멤버십이 활약하고 있고요. OM의 대표적인 사역인 선교선 로고스호프에도 한국 선교사 15명 정도가 승선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OM은 선교선 로고스호프를 중심으로 가장 복음이 전해지기 어려운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을 방문한 국제OM 선교팀.
OM은 선교선 로고스호프를 중심으로 가장 복음이 전해지기 어려운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을 방문한 국제OM 선교팀.

국제 공조로 코로나 위기 극복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위기에 OM선교회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창의적인 방법으로 시대를 앞서나갔던 OMDNA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십분 발휘됐다. 국제단체인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온라인 사역을 펼쳤고 지역별 맞춤 사역을 기획했다.

경제수준이 아직 낮은 선교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 무서운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위기다. 경제 위기는 당장 내 자식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지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이들을 위해 OM에서는 ‘Love Food Package’, 사랑의 음식 나누기 운동을 시작했다. 따뜻한 음식으로 다가가며 코로나 위기를 통해 오히려 복음의 문이 더 열렸다는 평가다.

한국OM 멤버십 중에 코로나 위기를 이유로 사역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복귀한 선교사는 한 분도 없습니다. 그 말은 곧 국제본부 차원에서 공조가 잘 이뤄졌고 팀 내에서 케어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는 뜻이죠. 멤버케어팀에서는 혹시라도 다른 지역에 떨어져 있는 분은 없는지, 싱글 자매 선교사들은 괜찮은지 까지 세심하게 돌보고 있어요. 전략적으로 코비드 상황을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OM을 상징하는 사역인 선교선 사역도 계속되고 있다. 로고스호프는 카리브해 연안에서 폭풍을 만나 거주지를 잃은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며 구호사역을 이어나갔고 아프리카로도 향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현지인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로고스호프는 이전 선교선인 둘로스보다 1.5배 정도 크고 500명 정도가 함께 입장할 수 있는 홀도 갖추고 있어서 사역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선교선에 가면 60개국 350여 명의 사역자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한 배 안에 들어와 있는 거죠. 다양한 공동체에서 젊은이들이 소통하다보면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어요. 글로벌 리더십 훈련센터로 배처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선교지·피선교지 구분은 옛말

코로나로 인해 세계선교의 지평이 달라졌다. 그저 신선한 방법 중 하나라고 여겼던 비대면과 온라인 소통이 대면 소통을 대신하게 됐고 선교사 파송도, 단기선교도 쉽지 않아졌다. 이런 시대 속에 OM은 어떤 선교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제가 작년 초 대표로 취임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한국에서 타문화권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도 선교사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미국 남침례교단은 벌써 10년 전부터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을 전략적으로 집중해왔죠. 온 세계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선교지와 피선교지의 경계는 없어졌어요.”

보통 선교단체는 선교사를 모집해서 파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후 한국에 있는 선교단체의 역할 역시 선교사 파송에 집중돼왔다. 하지만 OM은 최근 시선을 돌렸다. 한국 또한 선교지라는 생각으로 사역을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OM은 그 일환으로 지역교회와 다문화사역을 더불어 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들을 시작했다. 우리 가까이 와있는 다민족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자를 세우는 TDM(Training Disciple-makers to Multiply disciples)이 바로 그것.

몇몇 부름 받은 사역자들만 이주민 선교를 하는 것은 바른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는 이주민이 늘고 있는데 이주민 전문 선교센터에게만 맡긴다면 너무 바빠서 그저 서포트를 하는 것에 그칠 공산이 높아요. 지역교회가 본질적으로 이주민들을 말씀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선교사와 사역자는 떠나고 은퇴해도 지역교회는 그 자리를 지키죠. OM은 지역교회와 더불어 이주민 사역을 펼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OM의 또 하나의 비전은 한국 선교계에 실종되고 있는 청년 사역자들을 세우는 일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교회에 있는 10대를 복음으로 무장시켜 하나님의 군사로 세우는 일에 뛰어든다. 한국교회 안에 다음세대가 없다면 한국 선교의 미래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해외 선교사로 사역하다 17년 만에 한국에 왔을 때 젊은이들이 너무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한국교회의 영적 상황이 고스란히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국제OM이 시행해왔던 청소년 국제 수련회를 내년에는 한국에서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다음세대가 글로벌한 비전을 보고 말씀으로 도전받아서 한국교회를 새롭게 세우고 미래 선교 자원을 준비해 불을 지피는 역할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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