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현실, 선언을 넘어 행동 나서야”
상태바
“기후위기는 현실, 선언을 넘어 행동 나서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11.19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 기독교환경회의, 지난 11일 고기교회서 열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보다 더 분명하고 실천적인 움직임이 한국교회에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교회 내 환경단체들과 교단 환경부서들의 모임인 ‘2021 기독교 환경회의가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 고기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의는 에큐메니칼 창조절 예배서를 바탕으로 드려진 여는 예배로 시작해 홍인식 소장(한국기독교연구소)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요청되는 생태신학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지금의 상황을 복합적 위기로 정의한 홍 소장은 오늘날 우리는 생태 오염과 물질적 가난이 복합적으로 연관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모델은 욕망의 무한한 전개와 부의 무한한 축적을 추구하게 한다. 이는 곧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고 기후위기의 생태적 파멸을 불러온다면서 기후위기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곧 정치경제 모델에 대해 말하는 것이고,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류의 복합적 위기 앞에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것이 생태신학의 과제라면서 하나님 앞에 책임 있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어떤 부르심을 받았는가, 기독교 신앙과 신학은 어떤 종류의 경제를 향하고 있는가, 기독교는 어떤 전환을 제시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의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계시를 말할 때 자연스럽게 성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홍 소장은 자연이라는 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리스도교 전통은 자연보다 경전이 하나님의 뜻에 대해 훨씬 분명하고 깊은 식견을 준다고 단언했다. 이제는 자연과 경전, 두 계시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 소장은 또 경제적 관심사는 손쉽게 공익보다 우선시된다. 하지만 경제 성장을 위한 기술의 진보가 위기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착각이라고 단언하면서 성경 속 에덴의 삶은 공존과 멈춤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시대를 위한 새로운 인간상도 제시했다. 창조세계를 돌보는 책무를 부여받은 동산의 인간(homo hortulanus)이다. 그는 창조 이후 인간은 생물의 이름을 짓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이는 곧 이들을 조심스럽게 지킬 의무가 있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라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게 창조 세계를 섬기고 돌보는 태도를 지니고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동산의 인간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참가단체들의 활동공유 순서가 이어졌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기후위기 기독교 신학포럼, 녹색교회 네트워크,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감리회 환경선교위원회, 예장 통합 생태정의위원회, 기장 생태공동체 운동본부, NCCK 생명문화위원회 등이 활동 소식을 전했다. 이어 기환연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가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을 향한 비전과 협력 방안을 발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1년 기독교환경회의 선언문도 발표됐다. 선언문에서 참석자들은 기독교 신안은 하나님께서 창조세계를 완전히 회복하시고 이 세계를 새롭게 하신다는 것을 믿음으로 고백한다. 하지만 우리의 믿음은 행함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2022년 한국교회의 환경 주제는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교회-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선언을 넘어 비상행동으로로 정해졌다. 내년은 탄소중립 선언 후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