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없는 이익은 다른 사람의 몫을 빼앗는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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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없는 이익은 다른 사람의 몫을 빼앗는 도둑질”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11.15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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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34) 불로소득과 한탕주의

도둑질하지 말라”(20:15)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한 번쯤 꿈꿔봤을 행복한 상상이다. 그동안 차마 꿈도 꾸지 못했던 넓고 아늑한 집과 고급 차량이 눈앞을 어른거린다. 그림 같은 풍경을 찾아 떠나는 해외여행을 상상하는 이들도 있을 테다.

그런데 이 행복회로에 눈치 없이 찬물을 끼얹어야겠다. 성경은 노력 없이 큰 재물을 얻으려는 불로소득과 한탕주의에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마치 도박을 하듯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행위 역시 8계명에서 금지하는 도둑질이 될 수 있다는 것. 부동산 투기와 가상화폐 투기로 한탕을 노리는 것 또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토지독점은 현대판 노예제도

가히 부동산공화국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우리나라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벌어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다. 덕분에 집을 가진 이들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수억 원을 손에 쥐었고, 반대로 집이 없는 이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벼락거지로 전락해버렸다.

누군가는 부동산 투기가 도둑질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입장은 분명하다. 그는 도둑질하지 말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오늘날과 같이 부유한 시대는 역사상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못 입고 못 먹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권리가 도둑맞는 것을 우리가 용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헨리 조지의 논리는 이렇다. 사회가 진보하고 인구가 증가하고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히 가치가 증가하는 것은 토지가 유일하다. 그런데 토지의 가치 상승은 토지 소유자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도시에 거주하고 거쳐 가는 모든 이들로 인해 교환의 중심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토지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기여한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하는데 정작 이익은 토지를 소유한 몇몇에게만 집중된다. 이런 모습이 도둑질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는 노예제는 최악의 제도화된 도둑질이었다. 인간을 사유화하고 다른 사람의 노동 결과를 가로챘다. 이런 형태의 노예제는 철폐됐지만 또 다른 형태의 노예제가 토지 독점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물자를 얻는 이가 있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일을 하면서 자기 몫을 받지 못하기 마련이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에는 너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도둑맞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포함된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불로소득과 투기의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뜻하지 않은 이익을 얻게 된 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김덕영 희년실천센터장(희년함께)노력 없이 자산가치를 취득할 때 크리스천의 정체성으로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입자에게 과도한 임대료를 물리거나, 무리하게 대출을 하고 집을 산다거나, 자식에게 양도한다거나 하는 행동은 크리스천으로 지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면서 한계지에 처한 주거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8계명을 지키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몇 년 이슈가 된 가상화폐 투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박철 교수(고려대 경영학부)가상화폐 투기는 물신주의의 전형이다. 오로지 시세차익으로 돈을 벌겠다는 일념 하나밖에 없다면서 크리스천이라면 돈을 버는 과정 역시 공의롭고 정직해야 한다. 투기는 크리스천에게 전형적인 맘몬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관리인

복권을 사는 것을 보고 도둑질이라고 한다면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계적인 목회자 존 파이퍼 목사는 복권을 사는 것은 일종의 횡령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는 충실한 신탁 관리인은 신탁 기금으로 도박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고 우리는 관리자인데 일말의 가능성에 혹해 큰 재물을 얻길 기대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존 파이퍼 목사는 또 복권 사업은 극소수를 제외한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어야만 유지된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현혹해 가난한 이들의 돈을 가져가는 것이다. 도박장이 모든 것을 조종하고 도박꾼들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마는 카지노처럼 사업 자체가 도둑질에 가깝다고 말했다.

어떤 이들은 복권이 당첨되면 십일조도 하고 하나님의 일에 쓰겠다고 말한다. 큰돈을 벌어 좋은 일에 쓰는 것이 왜 나쁘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송준기 목사(웨이처치)많은 돈이 있어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온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을 돈의 크기로 내려 축소하는 행동이라면서 복권 당첨된 돈으로 하나님을 위해 쓰겠다는 결국 일확천금을 노리는 마음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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